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짜 시골밥상 받아봤어요.

오.~ 조회수 : 2,316
작성일 : 2013-10-04 12:57:47

어제 남편 지인분께서 점심초대를 해주셨어요.
누군가의 집밥에 초대받아본게 얼마만인지.
마당있는 시골집이니 아이들 데리고와서 놀리라고 하셔서 애들 데리고 찾아뵈었는데
집을 둘러싸서 온갖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대문같은 걸 여니 큰 개 한마리가 반기더라구요.
집은 좀 오래되긴 했는데 빽빽히 책이 꽂혀있는 서재도 참 멋있고.

점심을 차려 주셨는데
옥수수알과 조? 같은게 섞여진 흰밥
메인요리는 갈치조림
우거지된장국
반찬은 호박삶은거?
생부추무침
가지쪄서 무친거
마늘쫑, 고추 간장장아찌
부추 간거에 톡톡 씹히는 들깨와 해바라기씨를 넣은 부추전.

저 첫만남인데 염치불구하고 두그릇 먹었어요.
정말 어찌나 맛있던지 편식하는 큰아이도 손님초대여서 그런지 골고루 잘 먹고 둘째도 오물오물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 분이 웃으며 말하시길, 이 밥상에서 사다가 한건 갈치뿐이라고.
다 집에서 기른거래요.

밥 먹고 고양이 구경시켜 주신다고 뒷마당 갔더니 너무나 예쁜 까만 페르시안 새끼 고양이가 쪼로록.
넘 귀여워 큰 애가 기르고 싶다고 난리.
분양하고 있다고 한마리 가져다 기르라는데 제가 너무 자신이 없어서 못데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옆마당? 가서 남편에게 감 따서 가져가라고.
아이도 신나서 순식간에 한 소쿠리.
즉석에서 깍아서 껍질은 그냥 마당에 툭 던져버리고 먹어봤는데 떫지도 않고 아주 맛있더라구요.

근데 모기가 넘 많아 어린둘째랑 전 집 안에 들어가있었고,
큰 아이는 그 분 손잡고 고추도 한소쿠리 따오고, 고구마는 좀 캐보니 너무 작아서 다시 덮었다네요.
우리 아이가 시골 참좋~타! 했다면서 그 분이 어찌나 웃으시는지.

가지, 풋고추, 감, 호박 엄청 큰거까지 집에 오는데 트렁크가 꽉 찼어요.

10월 중순쯤에 큰 애 고구마 캐러 꼭 오라고 해주셔서 아이도 막 들떴어요.

그리고 녹차. 뽕잎차, 등등 온갖종류 다 기르신다던데 이번 겨울에 남편이 잎 찧을때 가서 도와드리기로 했어요.

정말 우리가족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는데.
일거리 생각하니 전 엄두도 안나더라구요.
여름엔 오전 2시간, 겨울엔 오전 저녁 2시간씩 일하신다더라구요.

배고파서 뭐 해먹을까 하다가 어제 밥상이 넘 생각나 주절주절 한번 적어봤어요.^^
IP : 220.124.xxx.1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4 1:06 PM (112.187.xxx.191)

    시골가서 살고 싶은 제 마음에 불을 지르셨네요.^^

  • 2. ...
    '13.10.4 1:06 PM (1.247.xxx.201)

    직접 기른 채소는 마트에서 사온거하고 맛이 틀리더군요.
    거기다 정성이 더해진데다 좋은 공기 마시며 드셨으니 정말 맛있었을듯.

  • 3.
    '13.10.4 1:21 PM (119.203.xxx.233)

    그런 밥상 차려주시는 분도 정감이 가고, 그 얘기를 이렇게 조곤조곤 써주시는 원글님도 정감이 가네요 ^^

  • 4. ㅇㅇㅇㅇ
    '13.10.4 1:32 PM (218.152.xxx.49)

    낭만적이다... 그런 생활 꿈만 꾸어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9636 백설기 반말이면 몇 덩어리(?)정도 나오나요? 2 설기떡 2013/10/19 2,333
309635 그것이 알고 싶다 오늘 2013/10/19 1,202
309634 오늘 식당에서 본 황당한 종업원 3 황당 2013/10/19 2,485
309633 알려주세요 무도 2013/10/19 315
309632 신문비교해주세요 ~경향과 한겨레 13 ^~^ 2013/10/19 1,711
309631 12월 LA 미국 서부 날씨 어떤가요? 3 음냐리 2013/10/19 5,095
309630 일없는회사있다 일많은회사로 오니 적응안되네요 앵무새 2013/10/19 1,026
309629 촛불집회 생중계 - 망치부인방송, 팩트TV, 돌직구방송, 주권방.. 1 lowsim.. 2013/10/19 491
309628 지디..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ㅜ 7 00 2013/10/19 4,539
309627 비염으로 죽진 않겠죠? 11 흑흑 2013/10/19 2,128
309626 불친절한 대기업들... 1 헐... 2013/10/19 492
309625 유달리 발만 찬데 뭘 해야할까요? 5 유투 2013/10/19 1,471
309624 엄마, 오빠, 아이생일에 떡케이크 뭐 할까요 2 선물 2013/10/19 538
309623 보통 집파실때 부동산에 내어 놓은 가격보다 어느정도 깎아주시나요.. 7 매매 2013/10/19 1,811
309622 식권계산 어케 하는거에요4? 4 결혼식장에서.. 2013/10/19 889
309621 아는 동생에게 책을 주었는데... 7 ** 2013/10/19 1,738
309620 요즘간장게장 , 4 간장게장 2013/10/19 906
309619 서울여대 수학과 면접봤는데 2 ,,, 2013/10/19 3,023
309618 재탕에 삼탕은 기본 '민망한 창조경제 / 경향 3 기가차 2013/10/19 503
309617 황금색 계란 만드는 방법 1 계란 사랑 2013/10/19 709
309616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며 가는 남자들 너무 싫어요 17 하수오 2013/10/19 1,859
309615 오이지 국물 활용방법 있을까요? 2 올리 2013/10/19 903
309614 일리 캡슐머신 구매대행해서 사용해보신 분~~ 5 카페 2013/10/19 1,486
309613 '장옥정 사랑에 살다' 장희빈 재해석이네요. 3 장옥정 2013/10/19 1,517
309612 어제 먹거리 X 파일의 게맛살편 봤는데. 13 ... 2013/10/19 5,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