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짜 시골밥상 받아봤어요.

오.~ 조회수 : 2,315
작성일 : 2013-10-04 12:57:47

어제 남편 지인분께서 점심초대를 해주셨어요.
누군가의 집밥에 초대받아본게 얼마만인지.
마당있는 시골집이니 아이들 데리고와서 놀리라고 하셔서 애들 데리고 찾아뵈었는데
집을 둘러싸서 온갖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대문같은 걸 여니 큰 개 한마리가 반기더라구요.
집은 좀 오래되긴 했는데 빽빽히 책이 꽂혀있는 서재도 참 멋있고.

점심을 차려 주셨는데
옥수수알과 조? 같은게 섞여진 흰밥
메인요리는 갈치조림
우거지된장국
반찬은 호박삶은거?
생부추무침
가지쪄서 무친거
마늘쫑, 고추 간장장아찌
부추 간거에 톡톡 씹히는 들깨와 해바라기씨를 넣은 부추전.

저 첫만남인데 염치불구하고 두그릇 먹었어요.
정말 어찌나 맛있던지 편식하는 큰아이도 손님초대여서 그런지 골고루 잘 먹고 둘째도 오물오물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 분이 웃으며 말하시길, 이 밥상에서 사다가 한건 갈치뿐이라고.
다 집에서 기른거래요.

밥 먹고 고양이 구경시켜 주신다고 뒷마당 갔더니 너무나 예쁜 까만 페르시안 새끼 고양이가 쪼로록.
넘 귀여워 큰 애가 기르고 싶다고 난리.
분양하고 있다고 한마리 가져다 기르라는데 제가 너무 자신이 없어서 못데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옆마당? 가서 남편에게 감 따서 가져가라고.
아이도 신나서 순식간에 한 소쿠리.
즉석에서 깍아서 껍질은 그냥 마당에 툭 던져버리고 먹어봤는데 떫지도 않고 아주 맛있더라구요.

근데 모기가 넘 많아 어린둘째랑 전 집 안에 들어가있었고,
큰 아이는 그 분 손잡고 고추도 한소쿠리 따오고, 고구마는 좀 캐보니 너무 작아서 다시 덮었다네요.
우리 아이가 시골 참좋~타! 했다면서 그 분이 어찌나 웃으시는지.

가지, 풋고추, 감, 호박 엄청 큰거까지 집에 오는데 트렁크가 꽉 찼어요.

10월 중순쯤에 큰 애 고구마 캐러 꼭 오라고 해주셔서 아이도 막 들떴어요.

그리고 녹차. 뽕잎차, 등등 온갖종류 다 기르신다던데 이번 겨울에 남편이 잎 찧을때 가서 도와드리기로 했어요.

정말 우리가족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는데.
일거리 생각하니 전 엄두도 안나더라구요.
여름엔 오전 2시간, 겨울엔 오전 저녁 2시간씩 일하신다더라구요.

배고파서 뭐 해먹을까 하다가 어제 밥상이 넘 생각나 주절주절 한번 적어봤어요.^^
IP : 220.124.xxx.1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4 1:06 PM (112.187.xxx.191)

    시골가서 살고 싶은 제 마음에 불을 지르셨네요.^^

  • 2. ...
    '13.10.4 1:06 PM (1.247.xxx.201)

    직접 기른 채소는 마트에서 사온거하고 맛이 틀리더군요.
    거기다 정성이 더해진데다 좋은 공기 마시며 드셨으니 정말 맛있었을듯.

  • 3.
    '13.10.4 1:21 PM (119.203.xxx.233)

    그런 밥상 차려주시는 분도 정감이 가고, 그 얘기를 이렇게 조곤조곤 써주시는 원글님도 정감이 가네요 ^^

  • 4. ㅇㅇㅇㅇ
    '13.10.4 1:32 PM (218.152.xxx.49)

    낭만적이다... 그런 생활 꿈만 꾸어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7274 아이허브 2주가 넘도록 물건도 안오고 배송조회도 안되네요. 3 불안해..... 2013/10/14 1,862
307273 오랜만에 옛 직장상사 만나요 3 나는나 2013/10/14 1,017
307272 어항 물 먹는 고양이, 혹 물고기를 잡아 먹는 걸까요? 19 냥이 2013/10/14 4,382
307271 해외 부동산 취득이 자유로운지? ### 2013/10/14 709
307270 사는게 이런건가 바쁜다람쥐 2013/10/14 858
307269 행주 소독 뭐가 제일 쉬울까요? 8 행주 2013/10/14 2,347
307268 부모님이 집안에서 도움 필요할 때 8 호출기 2013/10/14 780
307267 라디에이터와 온풍기 2 술개구리 2013/10/14 2,744
307266 머리긴 여주인공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뭐죠? 4 .. 2013/10/14 1,971
307265 (19)얼마전에 결혼한 새댁인데요.. 6 333 2013/10/14 7,244
307264 연평도때 美에 ‘쏠까, 말까’ 물었더니 ‘버럭’ 우주서 보니.. 2013/10/14 838
307263 회원 레벨 어떻게 올리나요? 2 .. 2013/10/14 401
307262 요새 제천날씨랑 옷차림 어떤가요?? 2 제천날씨 2013/10/14 1,807
307261 병아리 키운지 2달째인데 누가 분양하실분요 ㅠ.ㅠ 여기 부산이에.. 1 동그라미 2013/10/14 949
307260 임신 후기 음식태교 하면 도움될까요? 6 .. 2013/10/14 1,619
307259 명치가 자꾸 뭉쳐요. 2 골치 2013/10/14 2,576
307258 MB "감사원 동원해 4대강 실수 덮겠다" 2 샬랄라 2013/10/14 807
307257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경우 ... 5 이런경우 2013/10/14 1,669
307256 소형라디오 추천 부탁드려요 3 ;;;;;;.. 2013/10/14 1,548
307255 연애잘못하시는분들 혹시 이런타입이시라면 10 ... 2013/10/14 2,455
307254 임산부 직장 생활. 18 마우코 2013/10/14 2,640
307253 10월 중순인데도 엄청 덥네요 2 더위 2013/10/14 794
307252 제가 정말 좋아하는 언니가 알콜중독인거같아요 5 구름 2013/10/14 2,499
307251 자녀분 아기 때 책 얼마나 읽어주셨어요? 13 독서 2013/10/14 1,457
307250 서울 찬양집회~ 1 열매 2013/10/14 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