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을 어느 휴일에... 우리는 얼만큼 행복할까?

가을맞이 조회수 : 992
작성일 : 2013-09-30 11:02:07

두번째의 가을비를 데려온 가을은 이미 무척 성숙해버렸습니다.

봄하고 가을은 마치 맛난 곶감처럼 하루하루 그들의 자람이 어찌나 아깝고

아쉬운지... 하루하루 이 가을을 그냥 놓쳐버리긴 아깝다는 강박관념을 갖게합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지닌... 정말 듬직하고 잘생긴 계절입니다...

바쁘지만.... 하루쯤은 가을하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에...

일요일 늦은 아침을 분주히 먹고 ...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마침 비가 온다는 예보에.. 언젠가 무척 인기있는 프로에

나오셨던 유홍준교수님이 그토록 자랑해마지않던 경복궁 근정전 돌바닥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휴일의 경복궁은 한가하면서도 부산합니다... 중국말로... 또...

어느나라인지 알지 못하는 언어로....  작은 깃발아래 다큰 어른들이 줄지어 다닙니다...

일기예보가 맞지 않아... 근정전 바닥의 물흐름은 보지 못하였지만...

마치 시골에서 올라온 촌부처럼... 경복궁에서 즐거웠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가 생각했던 것들을 만나보면... 무엇 하나도 모르고 있던 나자신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흐린 날 고궁에서.. 먼 옛날 이곳이 삶의 전부였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며...

그들은 이 나무밑, 연못가를 거닐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뭐 그런 상념이 떠오르더군요...

몇년전에 상영되었던 "세상의 모든 계절"이라는 영화를 저는 보지 못했는데...

마침 씨네코드선재에서 재상영을 해주네요..

경복궁을 나와 정독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참 고즈넉하고 예쁩니다...

그곳은 길을 걷는 사람들도 다 예쁜 것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기전... 이미 좋은 영화라는 것을 알고 오면...

마음이 스르르 풀어지면서... 앞으로 두시간정도 내가 느껴야할 행복감에 살짝 떨립니다..

마치 따뜻한 물에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좋은 영화는 삶을 유연하고 다채롭게 해주는 간편한 방법중에 하나입니다...

당신은 행복은 지금 몇점입니까?

라는 영화속의 대사에.... 생각해 봅니다... 나의 행복은 몇점일지...

영화속 메리는 산만하고.. 어린애같고.. 외롭고...

하지만...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마지막 장면에 잡혔던... 메리의 얼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 모두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초라한 현재를 견디며.. 살고 있는 거겠죠...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 휴일 하루를 보내고...

다시금 정신 바짝 차리고... 긴장하여 살아야합니다..^^

가을은 아끼며 야금야금 꺼내먹는 간식처럼...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겨울이 올테니 말이죠...

IP : 183.98.xxx.6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행잎
    '13.9.30 11:14 AM (119.206.xxx.150)

    마치 시한편을 읽는듯 하네요

    나도 비온후 가을이 성큼 다가온듯 하여 내내`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을
    들었답니다
    카키색 바바리입고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거닐던 30년전이 문득 그립습니다

    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은 바로 그때!!
    83년도에 나온 노래랍니다

  • 2. ..
    '13.9.30 11:19 AM (222.107.xxx.147)

    저도 가을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해가 갈 수록
    가을이 짧아지는 것같아서 많이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1040 오늘자 푸바옹ㅋ 17:10:58 19
1771039 황소 합격했네요 kk 17:09:34 155
1771038 단독) 이종호, 배우 박성웅과 대질 요청 2 자신 있어?.. 17:04:21 432
1771037 라이브 많이 하는 유튜브 보는 분들요 .. 17:01:22 80
1771036 한국이 선진국된 진짜 비밀 6가지 5 감동사연 17:00:44 417
1771035 주식 잘 찾는 사람들 보면 어떻게 하나 궁금해요. 3 dd 16:59:52 191
1771034 품종묘, 아기가 버려졌어요. 대전, 데려가실분 있을까요? 2 고양이 16:58:09 321
1771033 김건희,왕실 촛대 탁자등 관저 반입 의혹 4 oo 16:57:53 427
1771032 혼자 있을땐 시간이 왜 이렇게 잘 가죠? 1 짹깍짹깍 16:52:59 160
1771031 송언석-이기현 '배치기 충돌' 송언석 지가 와서 받아놓고 피해자.. 1 나무 16:51:59 225
1771030 밤 9시비행기 춟발이면 8 아기사자 16:51:43 247
1771029 섬유근육통 완치될까요 3 완치 16:48:42 269
1771028 연봉 센 분들, 포인트 적립 하세요? 8 .... 16:47:33 385
1771027 정대택님 왜 윤남근판사 고발안하시는지 1 ㄱㄴ 16:45:55 163
1771026 신축 3년차 아파트 하자보수 채권양도계약서 동의서~ 궁금 16:44:41 131
1771025 건청궁의 주칠함/백동촛대를 가져갔나 봐요???!!! 6 얼망 16:40:50 557
1771024 정성근 교수님 다리벌리기요~ 1 궁금 16:40:32 540
1771023 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요 ㅠㅠ 10 .. 16:36:22 644
1771022 집주인이 세입자한테 직접 전화하는게 일반적인가요? 7 세입자 16:31:42 896
1771021 3박4일여행 홍콩마카오or 도쿄 7 ㅇㅇ 16:27:00 467
1771020 "13억 빚지고 샀는데" 집값 7억으로 '뚝'.. 6 ... 16:24:09 2,554
1771019 발달장애에 경제적 능력 없는데 아이 낳는 것 8 00 16:23:52 988
1771018 공부하시는 분들 집에서 하세요? 2 ㅣㅣ 16:23:48 389
1771017 직원 둘이 완전다른데 오너입장이라면? 13 .. 16:23:47 562
1771016 무인점포 털고 떠난 절도범 알고보니 1 ..... 16:23:07 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