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깡패 고양이 상팔자임

.... 조회수 : 1,282
작성일 : 2013-09-28 20:48:08
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옵니다. 집 앞에 다 와서야 열쇠를 직장에 두고 온 것을 알아서, 걸어서 오분거리의 직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손에는 집에서 먹으려고 산 음식을 들고 뒷길로 해서 직장 뒷마당에 들어서는데 가끔 보이던 수컷 노랑고양이가 슬쩍 피하면서 걸어가는 게 보입니다. 얘는 얼굴도 좀 슬퍼보이고 항상 말랐어요. 아직 다 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야, 야, 이거 먹을래? 불러보니 돌아봅니다. 먹을 거라는 걸 아는지 종종 다가와요. 그래서 남들 눈에 덜 띄는 구석에 새우 튀김을 하나 꺼내줬지요. 그리고 다시 가는데, 어디서 아주 가녀리고 불쌍한 목소리가 에요오오오옹~~ 하고 부르는 거에요. 이번에는 작은 노랑둥이 암컷이 나타났어요. 얘는 너무나 작아서 청소년 묘인 것 같은데 지난 여름에 새끼를 벌써 네마리나 낳았어요. 오늘 날이 춥고 비도 오니까 늘 먹이 주던 사람들이 안 왔나봐요. 이 뒷길로 퇴근하는 교대근무자들이 많은데 다들 여자들이라서 고양이 밥을 많이 챙겨주는 것 같더라구요, 하여튼, 얘는 사람을 피하던 앤데, 제가 수컷 먹이 주는 걸 보고 자기도 좀 달라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또 튀김 두 개 꺼내줬어요. 얼른 물고 나무 아래로 사라지네요.

열쇠 가지고 집에 와보니 깡패가 격렬히 반가움을 표하네요. 밥달라, 간식달라, 놀아달라, 우다다다 하면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군요. 제가 집에 있으면 낮에 늘 자는 이불 아래 들어가지 않고 언제나 졸졸 따라다닌답니다. 화장실 가면 앞에서 기다리고, 옷방에도 따라 들어오고, 냉장고 문열면 막 소리지르면서 들여다봐요. 간식, 간식, 간식!!! 하고 외치는 거에요.

오늘 같이 쌀쌀한 날 집 안에서 뒹굴하는 깡패를 보니 싱숭생숭하군요. 아까 그 노랑둥이들은어디서 비라도 피하는지...
IP : 175.252.xxx.5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3.9.28 8:54 PM (58.78.xxx.62)

    저도 작년까진 집에서 오분 거리의 직장을 다녔었는데...
    아...정말 다시 직장 다니고 싶네요. ㅜ.ㅜ

    깡패고양이 귀여워요.ㅎㅎ
    저희 고양이는 애교는 별로 없어서 와서 앵기거나 하진 않아요.
    다만 잘때 꼭 다리 아래에 자리잡고 자고
    졸릴때 가만히 안겨 있다는 정도.

  • 2. 그렇죠
    '13.9.28 8:55 PM (221.148.xxx.3)

    애들은 특히나 비오는 날 싫어하니까 이런 날은 밥은 잘 먹고 다니나 걱정돼요.
    노랑둥이들은 그래도 님 덕분에 새우튀김 득템했으니까 다행이네요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3604 남편이 투덜거려서 집 따로 살자고했어요 따로 11:39:22 3
1773603 두아이가 수능을 봤어요. 두아이 11:38:14 54
1773602 기분이 다운 됐었는데 쌀밥 11:34:22 79
1773601 10단위 신발 사이즈 구매팁 ㅇㅇ 11:33:58 61
1773600 오세훈, "한강버스 일부 운행 중단하고 강바닥 파낸다&.. 3 2찍은아몰랑.. 11:33:17 231
1773599 서울사는 김부장 재방 언제일까요? 1 루비 11:30:54 74
1773598 대화중 타인을 흉보는 사람과 같이 있을때 1 .. 11:30:11 116
1773597 졸업유예를 해야하나요? 때인뜨 11:25:50 164
1773596 아이다키우신 선배님들ㅠ 2 ㅇㅇ 11:25:04 271
1773595 햅쌀 사 드시나요?? 3 mmm 11:23:53 163
1773594 지방에서 올라와요. 1 경복궁 11:23:46 141
1773593 국내 전기버스 업체가 다 사라졌어요 11 ㅇㅇ 11:15:44 681
1773592 딸아이의 연애 스타일을 이제야 이해했어요 1 ㅇㅇ 11:11:17 577
1773591 영국 사람들의 티타임 문화를 아는 분 계신가요 4 ㅇㅇ 11:07:40 493
1773590 갑자기 운동하면 몸이 붓는거 맞나봐요 1 11:06:27 282
1773589 노견이 새벽부터 못일어나네요 1 결국 10:59:19 448
1773588 대기업 김부장 배경 회사? 5 ㅇㅇ 10:58:26 893
1773587 이제 막바지 단풍일 것 같은데 3 돈의노예 10:57:48 373
1773586 40대인데 제2인생으로 도슨트나 숲해설사 준비 어때요? 12 10:56:37 824
1773585 부모랑 자식간 사이는 안좋고 7 10:53:18 861
1773584 예금 금리 계속 오를까요? 4 ... 10:53:14 828
1773583 할머니에 대해 생각할 수록 짜증나요 10 ..... 10:51:50 776
1773582 낮에 사람도 없는데 개 키우는거.. 6 ........ 10:50:21 519
1773581 포메들 말이에요 1 .. 10:49:06 296
1773580 큰언니가 50대나이에 대기업 차장인데 13 ........ 10:45:48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