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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친정가기 싫어요

딸만 있는 집 장녀 조회수 : 3,339
작성일 : 2013-09-21 00:20:47

제목만 보면 왜? 그러실 분들 많겠지만..

그렇다고 시댁에 있는 게 좋은, 그런 건 아니고요.

시댁에서도 일하고 친정가서도 계속 제가 움직여야 해서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요.

제목처럼 딸만 셋인 집의 장녀에요.

별로 모아둔 재산, 노후도 준비되지 않은 친정의 장녀라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워요.

그렇다고 제가 많이 버는 것도 아닌.. 아주 조금 버는 40대고요.

다달이 용돈 조금씩 드리지만 제게는 부담되고 엄마한텐 아주 적은 그런 정도고요.

딸 셋 중에 제가 제일 조금드려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몸으로 때우자 주의인데

남편은 왜 동생들 안시키고 제가 다 일하냐고 뭐라합니다.

 

친정은 차로 집에서 20분 거리 시댁은 두시간 거리에요.

제가 추석 당일날 점심때쯤 친정 간다고 하니 시아버지는 연휴도 긴데 왜 벌써 가냐 친정은 다음날 가지 하시는데

이미 시누들은 다 시댁에 와 있었다지요.

작은 시누는 제사 안지내는 집으로 시집갔는데 집안에 어른이라는 작은 어머니(기독교)가  

"아유 정말 시집 잘 갔네"   그럼 전 뭐냐고요? 며느리가 버젓히 듣고 있는데 .

시댁에서 일도 일이지만 이런 말에 마음을 다쳐요.

 

아무튼 차도 막히고 집에 도착해서 씻고 옷도 좀 갈아입고 제가 친정에 갔을 땐 6시쯤이었어요.

막내네 세식구 와 있었는데 아직 아기가 어려요 이제 막 돐이 된 아기..

동생은 그애 보느라 전혀 주방쪽엔 오지도 못하고  애만 안고 있었지요.

바로 밑에 둘째 동생은 작은 아이가 수족구라고 저녁 다 먹고 늦게 왔어요.

 

엄마는 제사 없으니까 따로 음식을 많이 하시진 않아요.

낮에 외삼촌 오셨다고 산 전 조금, 나물 두 가지, 갈치 한마리 굽고 불고기조금, 갈비탕, 잡채

친정에 있던 음식은 그 정도 였는데 엄만 집에 과일 하나도 없으니 과일이나 사오라셔서

저는 사과 한박스 사고 시어머니가 주신 전이랑 포도 몇송이 가져갔어요.

제가 가니 그때부터 쌀씻고 엄마랑 부엌에서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준비를 했지요.

그런데 불고기는 질기고 잡채는 너무 달고  (봉지째로 들이부었대요. 통에 덜어놓고 안쓰세요)

제가 가져간 전 데우고 겨우 상을 차렸는데..

엄마는 이제 음식하기도 싫고 살림자체가 귀찮다고.. 냉장고에 마요네즈, 케찹도 없어요.

키친타월이 없어 찾다보니 사왔는데 안뜯었다고..

소금은 다 굵은 소금 한 종류, 이것저것 구색 맞추는 것도 귀찮대요.

랩도 있는데 잘 안써서 남은 음식은 다 접시나 그릇으로 덮어두고.

부엌도 지저분하고 어수선하고.. 렌지 후드도 지난번 제가 닦은 이후로 그냥 계속 그대로..

벽에 음식하다 튀면 잘 닦지도 않아 그대로 지저분하게 묻어 있고.

엄마한테 잔소리하기 싫어서 그냥 조용히 저녁먹고 설겆이하는데 속이 상하고 우울하네요.

 

75세가 넘은 시어머니는 정말 아직도 깔끔하신데 이제 65세인 엄마는 냄비들도 막 주방바닥에 내려와 있고

싱크대위에도 식탁위에고 항상  뭔가가 그득그득하고..

전에도 뭐 정리나 살림 아주 깔끔한 편은 아니지만 음식은 상당히 맛있게 잘하시던 엄만데 이제 정말 늙으셨나 싶기도

하고 그런 집에 남편 데려가기도 싫고, 엄마는 귀찮고 하니 뭐든 대충이시고

별로 사위들 온다고 반겨주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 다 마루에 상펴고 앉아 밥먹는데 밥도 식탁에서 혼자 드시려고 하고

있는 내내 불편하고 남편 눈치보여서 피곤했어요.

나중에 과일 먹을때 엄마한테  웃는 얼굴로 편하게 맞이하실 게 아니라면 아예 명절때 오라고 하지 말고

그냥 서로 집에서 편히 쉬거나 어디 식당에 가서 먹자고 한 마디 했지요.

아님 다 모여서 계속 똑같은 명절음식 먹느니 피자랑 치킨 시켜서 맥주나 마시자고

엄마가 피곤해하시는 것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명절 하루만은 좀 찾아오는 사람들 생각도 해주었으면 해요.

 

같이 어디 놀러를 가도 그래요

제가 애도 제일 크고 하니 항상 저만 일하고 다른 동생들은 자기들  애 챙기고 쫒아다니느라 바빠요.

엄마 성격이 일반적인 장모님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리고 그런 것 이제는 남편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이번은 영 마음이 안좋아서 계속 마음에 남아있네요.

 

저같은 분 계신가요?

이번 추석 정말 마음이 안좋네요.

 

 

  

IP : 59.7.xxx.21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21 12:27 AM (182.208.xxx.100)

    먹고나면,,애기를 보세요,,설겆이는 동생들에게 맡기고요,,그러면 됩니다,,

  • 2. 정말
    '13.9.21 12:32 AM (222.110.xxx.23)

    뭔가 좀 답답하고 우울한 상황이네요.
    일시적으로라도 명절에 친정에 한두번 안가시던지,
    아니면 정말 밖에서 식사 한끼하고, 집에와서 과일정도 먹는건 어떨까요.
    원글님도 그렇고,
    어머님도 그렇고 가족 전체가 여유가 없어 보이시네요.
    다음 명절 한번만이라도 안보면 또 생각이 정리되시기도 하고, 새로운 상황이 되시기도 할것같은데....

    장녀라는 굴레가 참 그렇죠.... 힘내세요 ㅠㅠ

  • 3. ..
    '13.9.21 12:49 AM (121.135.xxx.149) - 삭제된댓글

    음. 집마다 다 틀려요. 저희도 딸셋인데 자랄때부터 공주였던 큰언니. 지금까지도 엄만 언니밖에 모르네요. 에휴

  • 4. 장녀
    '13.9.21 1:05 AM (59.7.xxx.215)

    설겆이는 엄마가 하시겠다고 그냥 두라고 했었어요.
    그래서 잠시 두다가 둘째네가 오겠다고 해서 수족구 옮을까봐 막내가 가버리는 바람에 가고 난 뒤에
    제가 마음에 걸려서 그냥 한 거에요.
    아기를 보는게 쉽지 않더군요 엄마만 찾는 아이라..

    친정에 안가는 것도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또 뭐라 하시고 그런 말 듣는 걸 신랑이 못견뎌해요.
    시댁에서 얼른 나오기 위해서라도 친정에 가야하고요.
    시댁을 상당히 자주 가거든요 친정은 가깝긴해도 두 달에 한번 갈까말까. 것도 거의 다 저 혼자 가는 거고요.
    사위가 가는 일은 정말 일년에 다섯손가락 안에 꼽아요.
    설에는 정말 밖에서 식사하던지 하려고요.

    저희 집은 둘째 우선이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제게 기대했었으나 못했던 기대했던 것들을 다 해낸 아이라서 지금도 엄마랑 둘째랑 잘 맞아요.
    어릴때 무지 사랑받고 기대받았으나 기대에 못미친 딸이 저였어요.
    그래서 사춘기때 반항도 하고 속도 많이 썩였지요. 그리고 지금은 철들어서 엄마에게 무조건 잘 하려고 하는데 그게 힘든 것 같아요. 착한 장녀노릇 하려다보니 스트레스가 많네요.

  • 5. 저도
    '13.9.21 1:07 AM (39.112.xxx.128)

    제가 쓴줄 알았어요.
    동생들 도 지겹습니다.
    다들 여기도 언니있었으먀 좋겠다지 않나요>
    그리고 여동생 있었으면 하는 사람들 없습니다.
    인간이 이기적이라 받기만 바래서 그런가봐요.

    저도 딸셋인데 저 장녀..
    이번 명절 가니 엄마가 불고기만했더구요.
    헉.......그 불고기도 고기 제가 배달 시킨거 단하나..아니 밥도 했놓으셨지만..

    아들 있으면 아들 준다고 좀 요리라도 해놓던데 정말 딸과 아들은 차이가 있나..그냥 우리가 가져온거로 먹어요.허....

    다 사랑하는 딸들 위해 아들 하나 낳아주세요.
    가끔 딸 사랑 ..딸이 최고 다하는 분들 만나면 그리 말해주고 싶기도 해요.

  • 6. 장녀
    '13.9.21 1:18 AM (59.7.xxx.215)

    동생들과 사이가 나쁜 편은 아닌데 이럴 땐 미묘한 뭔가가 있어요.
    표현을 하지는 않고 스스로 삭히는 편이에요. 난 장녀니까.. 이러면서요.
    동생들보다 제가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고 조카들한테 제가 잘해주지도 못하고요.

    둘째가 엄마한테 잘하기는 해요.
    막내는 아직 철이 덜 들어서 너도 좀 지내보면 내맘 알겠지 하고요.

    엄마가 아들이 없는 게 다행이라고 우리끼리 얘기하기도 했어요. 엄마가 예민하시고 성격이 좀 있으세요.
    남을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 아니라 맞추기 힘든 성격이거든요. 나이드니까 더 잘 삐지시는 것도 같고.
    동생들이 엄마랑 화나는 일 있으면 제게 상담 많이 합니다. 저는 그래도 엄마니까 니가 참아라 하고요.
    저는 엄마가 좀 안쓰럽기도 하고 살짝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 7. ,,,,
    '13.9.21 8:34 AM (211.49.xxx.199)

    엄마에게 솔직함으로 다가가보세요
    엄마 내가 신랑보기 좀 그래요 오면 반겨주는척이라도하고
    음식하기힘들면 집이나 정리해놓으세요 음식은 우리가와서 해먹던지
    사먹던지 할께요 그리말하시고 돈은 여동생들이랑 달달이 걷으세요
    그걸로 충분하지않나요 1년에 몇번 모인다고 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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