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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다 크니깐요 할 게 없어요

이것도고민 조회수 : 4,713
작성일 : 2013-09-14 23:56:33

일하면서 애 건사했던 맘이구요.

본격적인 일은 애 초등3학년부터 했어요

그전까지는 거의 알바개념의 일이기도 했구요

일단 전 마지노선을 10살로 잡고 애 교육에 열정을 보였던것 같아요.

전업엄마처럼 다 해주면서 내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감을 키우고 있었던 경우죠.

그러니깐 애 하나라도 저는 참 할것들이 많았어요

애가 아토피라 집에서 다 해먹이기도 했구요.

데리러 가는거.데리고 오는거.수영장 가면 또 애가 다니고 싶다는데 보내주고

차량이 없는곳이면 이십분 삼십분 걸리더라도 델고 오고 그랬던것 같아요.

중간에 살짝살짝 짬이 나는 일이라도 시간이 안맞으면 무진장 똥줄이 탔고

저녁엔 애랑 같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저녁에 놀이터가자 하면 데리고 놀고

나름 최선을 다했던것 같아요

그냥 정신없이 보냈었어요.

애가 하나니 놀 사람이 또 저밖에 없으니 더 일이 많았고

그걸 다 해줬던거죠.

초등들어가선 교우관계 힘들어 신경쓰고 임원도 하고 애 뒷바라지를 했었어요

이것도 열심히 하자니 참 할일이 많더라구요.

초등 고학년 올라가선 먹는데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성장기니 때맞춰 잘 먹여야 한다는 압박감.

하루종일 가스렌지앞에 서 있었던 기억밖에 없어요.

뭘 고으고.굽고 찌고.죄다 애 먹는거 였고.

애는 잘 먹고 잘자고 잘싸고..그렇게 키도 무럭무럭 해먹이는만큼 표가나니 안할수가 없더라구요.

이짓을 몇년을 했어요.

중딩 올라가니 또 신경이 쓰여요.

공부기초를 다져야 하니 시험요령 공부방법.옆에서 지도도 하고 같이 해주기도 하고 옆에서 잠 안자게 다독여도 주고 먹는것도 잘 먹일려고 했었어요.

이걸 일하면서 하자니 입에서 단내도 나고 왜 하루종일 이렇게 발발거리면서 살아야 하나 그런생각을 여러번 했었어요

그래도 그게 힘들다 생각은 안했구요 의무다 생각했었어요.

중 2가 되니 중2병이 오고.저도 애한테 감정이 조금씩 메마르더라구요.

애랑 저랑 떨어지는 연습이 이때부터 시작된거죠.

감정적으로 말이죠.

그러고 다져지는 일들도 생기구요.

이제 중 3..우리애는 중3초반까지 반항기가 왔었어요.

그리고 이제 정신차려 정상인이 되었는데요.

말하면 잘 듣고.공부도 알아서.뭐든 알아서 신경 안쓰이게 해요.

시험기간이라 독서실 간다고 아침에 일찍 나갔어요.

자는 저를 꺠우지도 않구요

계란 구워서 식빵에 넣고 케첩넣고 슬라이드 햄넣고 도시락 만들어갔구요..자기 스스로.

자기전에 그러더라구요 독서실비랑 용돈만 올려놔 이러더라구요.

독서실비에 약간의 용돈.

밥은 친정근처 독서실이라 엄마가 주거든요.

저녁은 거기서 김밥이랑 라면이랑 또 근처가서 먹었나보더라구요.

친구랑 같이가면 공부안된다고 혼자가서 그렇게 하고 밤에 친정에 가서 자고 내일 또 한다고 그러네요.

오늘 일하고 오니 애도 없고.나는 할게 없더라구요.

 

너무 다 해줬는데..이제 너무 해줄수 있는게 없으니 벙벙하긴한데

편하네요.

고생한거 보상받나 싶기도 하고.

정말 애 다 크면...할 게 없구나..참 허무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기분이 묘해지는 밤이예요.

IP : 42.82.xxx.2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간과
    '13.9.14 11:58 PM (180.182.xxx.109)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한1년정도 투자해서 취업하기 쉬운 자격증 따세요.
    시대의 흐름을 잘타서 요즘취업하기 쉬운 자격증 따세요.
    한살한살 더 먹을수록 취업의 문은 높아집니다.
    아이들 크고 나면 그때부터는 재취업의 기회에요.

  • 2. 이것도 고민
    '13.9.15 12:02 AM (42.82.xxx.29)

    아..저는 제 커리어 보장되는 일을 해요..일하면서.그땐 일을 확장을 못했었죠.
    그런게 가끔 억울하기도 하고 그랬는데.요즈음은 애한테 투자한게 잘한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지금은 열심히일만 하면 되는 상황이 온거죠.좋은건지 나쁜건지 기분 묘한 그런기분이들어요.

  • 3. 윗님
    '13.9.15 12:02 AM (218.50.xxx.30)

    원글님은 계속 일해온 분이라고 하잖아요

  • 4. 크림치즈
    '13.9.15 12:06 AM (121.188.xxx.144)

    의젓하네요
    든든하시겠어요
    부럽다

    님이 잘 키운 덕분

  • 5. 주말
    '13.9.15 12:08 AM (211.36.xxx.156)

    주말에 늦잠자면 큰애(초3)가 6살 둘째 데리고 빵이나 콘프레이크로 아침 먹어요. 저녁에 퇴근하면 아줌마가 반찬 해 놓은거 제가 덜어 놓으면 큰애가 밥푸고 수저 놓고 같이 먹고요.

    아이가 초3만되어도 편해요.
    둘째도 스스로 냉장고 열어 꺼내먹고 물 같은거 냉장고에서 꺼내서 컵 받침갖다가 꺼내 스스로 마시고..

    숙제도 혼자하고..

  • 6. ...
    '13.9.15 12:11 AM (116.121.xxx.89)

    에효.. 부러워요, 돌쟁이 키우고 있는데 저는 언제나 이런 제목의 이야길 할수 있나요. 게다가 저는 육아 뒤의 삶, 진로에 대한 고민때문에(네 전업이에요) 맘이 가볍지만도 않거든요. 무슨일하시는지 대략이라도.. 궁금해서요

  • 7. 돌돌엄마
    '13.9.15 2:11 AM (112.153.xxx.60)

    4살, 10개월 애들 엄마인데 전 첫째 두돌까지 맞벌이하다가 휴직하고 애들 키우고 있어요. 복직 안 하고 그냥 퇴사 예정이고요..
    애들 키우면 또 내 자리 찾아야하는데 특별히 할 줄 아는 것 없는 대기업 사무직 퇴사자가 나이 마흔 넘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ㅠㅠ
    애가 둘이니 최선을 다한다 해도 먹이는 것, 씻기는 것 등에서 빈틈이 생겨 자괴감도 드네요..
    일단 둘째가 두돌만 지나도 살 것 같은디 ㅠㅠ

  • 8. 뭘 해야할지
    '13.9.15 1:01 PM (222.106.xxx.161)

    큰애 중1, 둘째 9살
    저도 둘째가 중학교만 졸업하면 정말 아이들 뒷바라지 해주는건 끝일거 같아요.
    아직은 둘째가 저학년에 딸이라 밀착경호해주는 시스템.
    간식도 혼자 꺼내다가는 다 흘리고, 우유도 쏟고 어린 나이죠.
    둘째 학원숙제도 봐줘야하고, 사춘기 들어서는 큰아이도 신경 써줘야하고 아직까지는 바삐 사는데.
    한 7년뒤엔 뭘하고 살아야하나 싶어요.
    게다가 그때쯤엔 큰아이는 군대가고, 고등학생 딸은 아침에 학교가면 오밤중에 올테고
    7년뒤엔 40대후반. 50을 바라보는 나이
    지금부터 준비하자니, 여유가 없고 세상 어찌 변할지 모르니 그때가서 부딪히자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네요.
    원글님은 아이가 하나여서 빨리 끝내셨네요. 게다가 친정부모님께서 아직까지 외손자 밥도 차려주시고
    여자는 역시 기댈 친정이 있어야해요.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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