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다.

갱스브르 조회수 : 1,191
작성일 : 2013-09-12 19:29:00

요 며칠 집엔 혼자다.

아침에 나가 늦게 귀가한 집은 머리카락 한 올도 그대로다.

미처 하지 못한 설거지통엔 온종일 물에 잠긴 식기가 건조하게 말라간다.

행여 낮도둑 들까 꽁꽁 잠가둔 창문 때문인지 집안 공기는 퀘퀘하다 못해 먼지 냄새마저 들러붙는 느낌이다.

처음엔 귀가 즉시 환기시키고 걸레 빨아 반들반들 닦으며 콧노래도 했다.

혼자가 좋아서, 홀가분해서...

일주일여 지나자 저녁나절 들어가는 게 싫었다.

약속 잡고 먹고 마시고 휘청휘청 들어가 그제 밤에 깔아논 이불에 다시 털썩...

그것도 좋았다.

잔소리,눈총, 쯧쯧...소리 없이 자유가 이런 거구나 하며

나만의 방종이 즐거웠다.

널브러지고 자빠지고 새벽녘까지 영화 보며 눈알 빠지는 기분까지도...

자학인지 쾌락인지 분간 못할 혼자만의 나날들...

화장실 문도 열어놓고 볼일 보고, 샤워도 엄마 눈치 안 보고 온수 팡팡 틀어 욕조 한가득 거품 풀고 그짓도 해보고...

어느 날은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직 TV혼자 바쁘다.

아...혼자구나 ...

타이머한 TV가 꺼지고 순간 암전...

깨있는 나는 천장을 보다 옆집의 새는 불빛에 의지해 돌아누웠다.

옆집엔 사람이 있다.

그 막연함이 그날 밤 왜 위안이 됐을까...

IP : 115.161.xxx.17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9.12 7:51 PM (115.126.xxx.33)

    그렇게 좀더 오래 견디다 보면...
    그 혼자라는 정적 고요를 사랑하게 된다..

    -경험자,-

  • 2.
    '13.9.12 10:17 PM (122.35.xxx.226)

    그래도

    미치도록 부럽다



    사는거 별거없다
    사람이 곁에있어도
    외로운건
    마찬가지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9166 마음을 비우는 방법 알고싶네요 9 인생 2013/09/14 6,234
299165 박시환 미는거죠? 2 슈스케 2013/09/14 3,618
299164 가슴이 미어집니다....ㅠㅠ 24 슈나619 2013/09/14 15,447
299163 아기 입술?입꼬리가 찢어져서 꼬매고 왔는데요.. 1 나쁜엄마 2013/09/14 2,053
299162 중학생 아들이 오후부터 배가 아프다고 해요 3 선보넷 2013/09/14 1,488
299161 트위터들 많이 하시나요? 제 남자친구는...고민글 10 남녀탐구생활.. 2013/09/14 1,832
299160 슈스케5 임순영 부모님이 뭐라고 했나요 9 2013/09/14 7,622
299159 진짜 뱃살 빼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8 뱃살 2013/09/14 5,176
299158 영어 한줄 번역 부탁해요^^ 1 ... 2013/09/14 1,352
299157 초등학교시절, 그 선생님은 왜 그러셨는지. 8 그런거야 2013/09/14 2,481
299156 실속형냉장고 알려주세요 3 ,,,, 2013/09/14 1,612
299155 60대 어르신 하실 만한 일 있을까요.. 취미생활 추천 좀 해주.. 13 ., 2013/09/14 24,434
299154 사법 연수원 상간녀 1 사법 연수원.. 2013/09/14 7,406
299153 아이들 밥. 남편 밥. 내 밥 2 주말밥걱정 2013/09/14 2,152
299152 6살아이 아랫니가 먼저 나와요ㅠㅠ 8 ㅇㅇ 2013/09/14 3,149
299151 성인 취미 바이올린 레슨비....6-7만원이면 비싸다고 느끼시나.. 21 violin.. 2013/09/14 28,222
299150 가르쳐 주세요.. 2 고추가루. 2013/09/14 1,048
299149 시어머니 돌아가시는 꿈을 꿨는데ᆞᆢᆞ 5 2013/09/14 14,283
299148 아유.. 지금 사랑과 전쟁... 1 ... 2013/09/14 2,367
299147 저는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10 그립다 2013/09/14 2,579
299146 시어머니는 외계인 2 2013/09/13 1,732
299145 그냥 죽을만큼 괴로워요 19 이겨내야하는.. 2013/09/13 5,775
299144 국민서명] 국정원 정치공작 사건 특별검사 수사촉구 4 ed 2013/09/13 1,125
299143 와인 한 병 750ml... 6 와인한병 2013/09/13 2,242
299142 김구라씨에게 반하셨다는 분..글 왜 지우셨어요~ 10 ㅎㅎㅎ 2013/09/13 2,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