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

자니치지 마시고 조회수 : 1,823
작성일 : 2013-09-11 17:39:28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런 옆집 아줌마...

자기 집 뒤꼍에 고양이 사체가 있다고 어찌해야 하냐며 하소연한다.

일단 비닐봉지에 담아 골목 어귀에 놓고 처리 좀 해달라고...

워낙 동네에서 한 성격하는 아줌마라 동네 시끄러울까 엄마가 냉큼 접수한다.

결국 나한테 떠넘기는 엄마...

일단 119에 전화했더니 서울시 콜센터 연결...

너무도 친절하게 처리반 보내겠다고 한다.

신고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나도 곧바로 나가는 길이었고 문을 열자 얼핏 보이는 고양이 꼬리..

애써 고개 돌리고 종종거리며 골목 빠져나갔다.

일을 보는 내내 맘이 이상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았지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사람들 왈..

뭐하러 그러느냐고, 쓰레기 분리수거할 때 청소부 아저씨들이 정리한다고.

화들짝!1

그럼 그동안 길고양이들 사체가 그런 식으로 처리되었다는 건가...

하긴 법으로도 고양이나 기타 애완 동물의 훼손 가치가 재물손괴죄라니 그런 취급이 이상하지도 않다.

그 와중에 문자 하나가 뜬다.

서울시 처리반이 깨끗이 수거하고 소독도 끝냈다며,

고양이 사체의 사진을 전송해주신 거다...

아..그렇게 친절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런데 그때 알았다.

그 고양이... 가끔 내가 밥도 주고 친해지려 고양이 눈인사까지 해가며 맘 얻으려 노력했던 그 녀석임을...

어느 한 날 우리 집 담벼락에 노곤히 대자로 뻗어 낮잠 자는 거 보고 반했던 그 녀석...

알게 모르게 정들고 했는데..ㅠ

그래도 다행은 그나마 쓰레기차에 실려가지 않았다는 것,

어떤 방법으로 훨훨 연기가 됐을지는 모르지만 친절한 콜센터의 행정 처리를 믿고 싶다.

여러분들도 혹시 길고양이 사체 보시면 신고해주세요.

그나마 사람인 우리가 해 줄수 있는 마지막 존엄이네요...

IP : 115.161.xxx.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1 5:47 PM (210.115.xxx.220)

    에고...맘이 아프네요. 이제 추운 겨울이 오면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길고양이들이 더 많아지겠죠ㅠ 그래도 님 덕분에 그 아인 쓰레기 취급 안받고 편안히 잘 갔을 거에요. 마지막을 지켜준 님에게 고마워하면서...

  • 2.
    '13.9.11 7:08 PM (223.33.xxx.74)

    좋은 곳으로 가길...ㅠㅠ

  • 3. 보라장
    '13.9.12 1:38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맘이 아프네요..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2618 전통혼례 올리거나 보신 분 계세요? ㅎㅎ 26 Cantab.. 2013/09/30 4,078
302617 10월 2일 오션월드 5 오션월드 2013/09/30 1,558
302616 레깅스 스키니 유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5 .. 2013/09/30 2,634
302615 사법연수원 불륜 연수원 동기들 반응마저 냉담 2 천벌받을 2013/09/30 8,225
302614 바지 좀 헐렁하게 맹글면 안되나요??ㅠㅠ 12 // 2013/09/30 3,021
302613 영화 블루재스민을 보고 와서...(스포 있음) 2 블루 2013/09/30 2,041
302612 좋은맘 가지면 아기가 생길까 ㅡ.ㅡ 싶은데... 4 네버다이 2013/09/30 823
302611 벽창호 커튼 어떤가요? 1 추동춘 2013/09/30 1,371
302610 아휴.. 드러운정권 10 2013/09/30 1,148
302609 '읽고서'를 분석 좀 해주세요. '날+짐승' 처럼요. 14 부탁드려요... 2013/09/30 1,034
302608 갈비뼈와 갈비뼈사이 궁금해요 2013/09/30 1,436
302607 채동욱사건 임씨 가정부 수상하죠? 23 .. 2013/09/30 7,872
302606 채동욱 '가정부 인터뷰'에 완전히 열받았다 13 호박덩쿨 2013/09/30 5,103
302605 파마하는거 안힘드신가요? 4 살빼자^^ 2013/09/30 1,326
302604 자녀관련 유머 질문 1 piano 2013/09/30 552
302603 복비계산 부탁해요 은행잎 2013/09/30 291
302602 우울증에 좋은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7 dd 2013/09/30 2,858
302601 토란대 말리는 방법좀 가르쳐 주세요... 1 .. 2013/09/30 6,748
302600 생협에 피자 도우 아직 파나요?? 1 아이쿱 2013/09/30 456
302599 대상포진일까요? 8 .. 2013/09/30 1,508
302598 학기중에 전학 괜찮을까요 2 자두 2013/09/30 1,559
302597 마음 급한 사람이 ...일을 나서서 하게 되는 거 같아요.^^;.. 4 결국 2013/09/30 965
302596 스트레스리스 의자 쓰시는 분 계신가요? 1 ... 2013/09/30 2,631
302595 푸조 자동차요>.< 7 zizi 2013/09/30 1,488
302594 홈플러스 테스코 아이스크림 1+1 ㅠㅠ 8 홈플 2013/09/30 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