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작년에 고3이었던 딸이 고3후배에게 보낸 편지

만두부인 조회수 : 3,138
작성일 : 2013-09-08 13:09:21

우연히 얼마전 딸래미 페이스북을 보다가 발견한 글이예요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짠하네요

 

 

OO야 나는 고등학교 때 많이 외로웠어.
중학교 때 만큼 깊이 사귄 친구가 없다고 느꼈던 까닭에...
쉬는 시간만 되면 같이 놀 친구가 없다고 느꼈고, 쓸쓸했고, ㅎㅎㅎ
모르겠어. 내 옆엔 친구들이 많았는데 내가 그냥 혼자서 외로움을 자초한건지도 ㅎㅎㅎ 이런 글 보면 내 친구들이 서운해 할지도 모르겠당ㅎㅎ (완전 서운해 하는 거 아님??;;; 걱정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말이야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때 까지만 해도 공부 안 하는 척 하기에 바빴던 것 같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잘 안나오면 비참해지잖아. 사람들한테 보이기에도 뭔가 머리 좋은 애로 보이고 싶었나봨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진짜 안하게 되더랔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그러다가 2학년 2학기 때부터 결심했땅 ㅎㅎㅎ '그냥 앞으로 1년은... 내 인생에서 버리는 날들로 생각해야겠다. 집에서는 어떻게 할지 몰라도 사람들 앞에서만은 엄청 열심히 하는 애로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애로 보여야겠다. 최선을 다하는 1년을 만들자. 그러고나서도 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땐 그건 진짜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깨끗하게 운명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괜히 결과가 열심히 했어도 안좋을 수 있는 결과가 두려워 열심히 안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결과가 안좋았을 때, 내가 열심히 안해서 그래, 좀만 했어봐 훨씬 잘했지 이런 변명거리를 만들려고하지 말자. 머리 안 좋은 애로 보이더라도 괜찮다.' 그리고 나서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 맨날 그러니까 애들이 대단하게 보더라ㅋㅋㅋ 그리고 애들은 나를 공부만 하는 애로 인식하기 시작 ㅋㅋㅋㅋㅋ 전에 내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 까먹었나봐 ㅎㅎㅎㅎ 그냥 공부... ㅇㅇ;; 공부를 하니까 난 절대 외로워보이진 않을 거라고 그냥 열심히 하는 애로 보일거라고 생각했어. 오히려 안외로웠지. 좋았어. 공부를 하고 있으면 애들이 날 외롭게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ㅎㅎ 많이 힘들지? 외롭지? 그런데 나에겐 외로움이 공부를 하는 동력을 제공해주었나봐. 집중 안할 때도 공부하는 척을 했어. 애들은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나는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외로워 보이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는 척을 했었다는 사실을, 실제로는 다른 사람들 생각만큼 열심히 하지도 않았었는데;;. 난 그렇게 사는게 더 안 외로웠단다. ㅎㅎ 공부는 나에게 다른 걱정거리를 잊을 기회를 제공해주었지. 나에게 가장 힘든 건 외로움이었나봐. 공부를 할 때 난 그 크나큰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음???? 글쎄.... ㅋㅋㅋ 이런 얘기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엌ㅋㅋㅋㅋ 그냥 지금 힘들고 외로울 수 있는 너에게 나 또한 그랬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그 종류는 살짝 다를 수 있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힘든 법이지 ㅎㅎㅎ 그럼에도 항상 내가 가장 힘든 것 같이 느껴. ㅠㅠ 누가 달래줘도 안괜찮은데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언니가 해줄 수 있는 건 없구나.....으힝 ㅠㅠㅠㅠ
어짜피 고3.... 뒤로 물러설 곳은 없어. 그냥 앞만 보고 가시덤불을 헤쳐나가야 할 시기이지. 부정적인 결과를 계속 상상하면 정말 끝도 없당. 열심히 하면 넌 그 가시덤불에서 조금이라도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 길에 다가설 수 있겠지. 하지만 포기하면 그저 가시덤불 안에 그대로 있을 뿐이야. 다른 학년이라면 돌아갈 길을 찾을 수도, 길을 뚫을 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고3 시기란 자기에게 이미 주어지 길과 도구만을 이용해서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시간 밖에는 주어지지 않은 것 같다. 이판사판이지. ㅎㅎ 이왕 이렇게 된거 결과는 생각하지 마렴. 너에게 주어진 건 단 하나의 길 밖에는 없단다. 그냥 앞만 보고 나아가는 거야. OO야, 지금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겠지만 너와 같은 처지에 있는 수험생들 중에 그 수험생 모두가 원하는 △△대를 꿈이라도 꿀 수 있고, 그 꿈에 가까이 다가와 있기까지한(그게 다른 사람들이 볼 때만 그럴 뿐일지라도) 너는 정말 행복한 경우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난 그렇게 위로했었음ㅋㅋㅋ). 조금만 더 노력하렴. 넌 나보다 훨배 훌륭한뎅 이 모자란 언니가 위로해주는 꼴이라닝@.@ 화이팅♡
-절대 과제가 하기 싫어서 이러는게 아니라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

IP : 116.34.xxx.10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제
    '13.9.8 1:22 PM (119.71.xxx.20)

    힘들때 진실한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이곁에 있을까? 그런 생각 늘 한답니다..
    좋은 선배네요.

  • 2. 그쵸
    '13.9.8 1:56 PM (116.34.xxx.109)

    제딸이 그런 역할을 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고3시절 그렇게 외롭고 힘들게 잘 이겨낸 것도 대견하고 지금 수험생들도 생각해보면 안타깝고.. 그러내요

  • 3. ᆞᆞ
    '13.9.8 2:10 PM (218.38.xxx.86)

    저장해두었다가 딸에게 보여줄래요

  • 4. ..
    '13.9.11 11:07 PM (110.4.xxx.81)

    따님이 참 기특하고 대견스럽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0769 인간 관계에서 어떤 이의 이기적인 면을 보면 어떻게 하세요? 7 마음 참 2013/09/25 3,290
300768 내일 약속있는 분들 뭐하고 노세요?ㅋ .. 2013/09/25 576
300767 사람 얼굴은 왜 다 다르죠....? 7 고뤠23 2013/09/25 1,208
300766 울 엄마는 (김)연아를 굉장히 이뻐하세요 13 연아사랑 2013/09/25 3,615
300765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요~ 3 궁금 2013/09/25 1,088
300764 노래방 있는 한식당 땅콩 엄마 2013/09/25 400
300763 영어독해집중에 나초?? 나치??이런거 아시는 분??? ouesti.. 2013/09/25 620
300762 6학년 수학문제좀 풀어주세요... 4 초6맘 2013/09/25 788
300761 구미에 잘하는 치과 알려주세요 6 바람 2013/09/25 6,601
300760 의류도난방지부착물 제거방법 알려주세요ㅠ 6 난감해 2013/09/25 14,466
300759 영어 한편을 6개월해도 왜 한결같죠 5 영어가 2013/09/25 1,427
300758 오늘 JTBC 뉴스9 엔딩타이틀곡이.. 3 ... 2013/09/25 2,001
300757 김우빈사건 황당하네요 27 dddda 2013/09/25 21,415
300756 서울지역 상설매장 아시는분~ 6 양복사기 2013/09/25 1,149
300755 장터 고구마, 좀 당황스럽네요.^^; 12 애고 2013/09/25 3,316
300754 초2딸 소풍을... 11 엄마자격 2013/09/25 877
300753 작가 최인호..지병으로 별세 8 별이진다네 2013/09/25 3,197
300752 수년간 홈베이킹하신 동무분들?^^ 6 제과 2013/09/25 1,241
300751 아침드라마 은희 보시는 분 ....?.. 5 ss 2013/09/25 2,281
300750 찰밥이 너무 질어요. 구제법? 3 연잎밥 2013/09/25 1,735
300749 반찬이 이런데.. 20 음식타박 2013/09/25 5,840
300748 요즘 나온 시푸르 둥둥한 귤 맛있나요? 2 2013/09/25 1,358
300747 10월 9일 만기인데 5일날 찾으면 안되나요??(손해보더라도)적.. 1 // 2013/09/25 1,140
300746 양도소득세 잘 아시는 분 도와주세요 6 야옹 2013/09/25 1,133
300745 하이패스 단말기 구입할려는데 태양광거치대를 별도로 구입하는게 나.. 3 하이패스 2013/09/25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