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 온지 2주 됐는데 너무 우울하네요.
왜 이렇게 친구 만드는 게 힘든지 모르겠네요.
한국에서도 친구는 별로 없었는데, 혼자 돌아다녀도 별로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친구의 기호와 타협하지 않아도 돼서 편했거든요.
그런데 미국 유학 오니까 자동차가 없어서... 맨날 "집-학교-집-슈퍼"... 이런 일상의 연속이네요.
기본적으로 수업이 끝나면 애들이 모두 각자의 일정(다른 수업 혹은 알바)을 따라 흩어지는 구조라 친구 만들기가 쉽지 않네요.
심지어 미국인들조차 그렇게 토로하더군요.
모처럼 "마음에 그나마 맞는" 중국인 친구를 따라 오늘은 마음에도 없는 모르몬 교회에 갔어요.
저는 원래 기독교인인데, "그나마 마음에 맞는" 친구를 위해 종교까지 타협해야한다는 사실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모르몬교에서는 조셉 스미스라는 사람이 쓴 "모르몬경"이 성경과 동급 취급을 받더군요.
모르몬교에서는 조셉 스미스라는 사람이 1820년 경에 베드로, 야곱, 요한과 예수님을 직접 알현하여 종교를 창시한 걸로 설명하더군요. 기독교인이라면 얼마나 경악할 일인 지 이해가 갈 겁니다.
토요일에 모르몬교 교회에 세례의식을 같이 친구랑 참배하러 가기로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 알지만 나에게 친근하게 웃으면서 말 걸어주는 거, 걔가 유일하거든요. 그거 하나라도 붙잡고 싶네요.
여기 오고나니 왜 유학생들이 종교에 심취하는 지 알게될 거 같아요.
왜냐하면 교회 말고 불러주는 데가 없거든요. 오로지 나를 불러주는 데는 한인교회, 중국인교회, 모르몬교회... 금요일 친교모임과 일요일 예배와 일요일 성경공부... 온통 교회뿐입니다. 오라고 해서 가긴 가요... 근데 썩 재미가 있지도 않고, 깊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한국 여자들 몇몇 보긴 했지만 기껏해야 길 가다가 마주치고 인사하는 사이는 될 거 같은데 "진정한 친구" 관계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할 거 같네요. 저도 좀 성격이 까탈스러워서 아무하고나 친해지는 성격이 못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