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이 방학인데 아직 남편은 야근크리중이고 뭘 하며 보낼까 하다가 아이둘 데리고 오늘은 키즈까페에 갔습니다.
저는 다들 휴가가서 사람이 그리 많기야 할까 했는데 오.마.이.갓.....
거기 몇번 갔지만 그만큼의 인원이 수용될 수 있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정말 살다가 그렇게 많은 꼬맹이들을 한꺼번에 본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 어딘가에 올망졸망 앉아있거나 서있는 거 말고 하나같이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한자리에 그렇게 많은건 정말 처음봤지 싶습니다. 제 아무리 키즈를 위한 까페라지만 질서라곤 찾아볼 수 없이 아비규환 그 자체인데 답답한 실내놀이터 미어터지는 걸 보니 우리나라 아이들 놀이부재가 불쌍하단 생각하다가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 그랬습니다.
큰애는 친구들과 놀고 둘째는 잠들어누워있어서 자리에서 내내 다른 테이블들 구경하며 앉아있었는데 그러고 있자니 차암 대다나다...싶은 엄마들 많더군요.
사람많으니 당연히 음식주문이 밀립니다.
누락도 되고 그랬나봐요.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미간에 잔뜩 주름잡고 있는대로 인상쓴 엄마들이 알바들 하나씩 붙잡고 훈계를 합니다.
자기 아이는 그렇게나 귀하면서 남의집 귀한 아들딸들은 거기서 알바한답시고 젊은 엄마들에게 삿대질에 반말에 빈정에 다 먹습니다.
자식들 앞에서도 그래요. 귀한 그 자식들 앞에서 엄마의 드세고 짜증내는 모습 고스란히 보여주는데는 정말 아무 망설임이 없어요.
알바들이 뭘 아나요. 음식을 직접하는 것도 아닌데 눈에서 레이저쏘며 째려보면 갑자기 없던 음식이 뿅 나올 것도 아니고.... 알바들 하나같이 얼굴이 영혼이 없어요;;; 그냥 기계처럼 죄송하다고만 할 뿐이죠. 어떤 아가씨 한명은 결국 훌쩍훌쩍 울더군요; 애엄마인 제 눈에도 그러한데 이제 갓 20대초반의 알바들은 아마 어디가서 그럴겁니다.
내가 죽었다 깨나도 애 낳나 봐라.....ㄷㄷㄷㄷ
다짜고짜 삿대질에 큰소리에, 매니저를 불러오라고 호통치는 테이블이...
놀라운건 한두곳이 아니었단 점.
스스로는 정당한 항의라고 하겠죠. 몇몇은 꼭 해야하는 항의일 수도 있었겠죠 물론.
하지만 기세등등한 엄마의 모습뒤로 멎적게 그 상황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무표정이나
하루를 잡친 알바들의 고단함이 녹아있어서 좀 씁쓸했어요.
또 노는 와중의 아이들 붙잡아다 밥먹이는거요.
밥 먹고 놀아야지요, 그래야 힘도 나고 엄마 마음도 편한 건 맞는데 그래도 그걸로 기를 쓰고 안먹고 놀겠다는 아이팔을 빠질듯 잡아당기고 아이는 악다구니를 쓰고 ... 아시잖아요.
천사같던 아이들도 여러 사람 있으면 엄마가 내게 더이상의 공격은 할 수 없음을 아는 영악한 악마근성 튀어나오잖아요.
괴성을 지르며 반항합니다 안먹어~~~~~~~~~~~
그걸로 싸우는 테이블도 여럿이예요. 먹이려는 자와 먹지 않으려는 자. 미친 듯이 격돌하다가 밥 잘 먹으면 아이스크림 사주기라는 딜로 겨우 합의점을 찾아요.
결국 구슬아이스크림만 노나는 게임;;
그나마 여긴 아이들 먹여보려고 용쓰는거니 참는다지만 자기 애는 나몰라라하고 수다떨기 바쁜 엄마들도 한창입니다.
어떤 알바 한명이 너댓살쯤 된 아이를 안고 까페안을 몇바퀴를 돌았어요. 아이는 징징거리며 울고 있고 엄마는 없고....
한참을 그러고 있자니 저기 어디 구석에서 엄마가 뛰어나오며 깔깔 웃대요;;; 엄마 앉아있었는데 못 봤냐구요 ㅡㅡ;
키즈까페라며 맥주까지 파니 다들 한잔씩 걸치며 이게 키즈까페인지 호프집인지 모르겠는 테이블이었어요. 땀을 뻘뻘 흘린 알바에게 고맙다 한마디없이 애만 달랑 들춰매고 갑니다.
여하간 그렇더군요.
그 어떤 곳보다 애엄마가 많은, 아니 애엄마들뿐인 장소에 가니 왜 애엄마 많은 곳이 진상의 온상이고 욕먹는 중심에 있는지 아; 하게 되는 듯 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엄마들도 많았지만요.
무엇보다 좀 인상펴고 기분좋게 놀다가면 좋은데요,
복잡하고 시끄럽고 음식도 늦게 나오고 아이들이 말도 안들으니 힘든 건 알지만 그런 줄 알고 오는거잖아요.
인상 좀 펴고~ 이해와 배려 하며~ 예의 좀 지키는 애엄마들 되십시다~~~~ 저도 애엄마니깐 어디가서 비슷한 실수 분명 했겠지만요,
애 키우니깐 좀 더 너그러운 마음 가져야 하는데
애 키우니깐 더 까탈스럽고 예민해지는 듯 하여 안타까운 마음 적어봅니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키즈까페 진풍경
진상의온상 조회수 : 3,536
작성일 : 2013-08-01 22:31:36
IP : 211.234.xxx.13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와우
'13.8.1 10:35 PM (118.36.xxx.23)글을 읽기만 했는데도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요..
알바생들 지못미..2. 도지사
'13.8.1 10:36 PM (223.62.xxx.51)거기가 어느 동네요?
3. 곰3마리제주에
'13.8.1 10:38 PM (211.186.xxx.85)안그래도 저도 작년에 키즈까페라는 곳 동네엄마따라 처음 가봤다가 진짜 혼이 나갔었죠
그때도 어린이집 방학 기간이라 그 엄마가 가자던 거 였더라고요
저도 지금 아이 어린이집 방학이고 너무 더워 실내 놀이밖에는 할 수가 없어 내일 아침 키즈까페 문 열자마지 사람없을 때 잠깐 놀고 점심 시간 전에 나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겁나네요 갑자기 ㅜㅜ4. 진상의온상
'13.8.1 10:40 PM (211.234.xxx.135)내일도 위험합니다;;; 문열자마자 갔어요 저도 ㅜㅜ
저희 동네 문제일까요?...5. qk
'13.8.1 10:42 PM (183.109.xxx.239)위험하고 질서없는거 고쳐야해요. 얼마전 키즈까페에서 아이사망한 사건이 저희동네더군요. 애부모도 불쌍하지만 사고후 간판내리는 작업하는 인부들보니 왠지모르게 씁쓸
6. 혹시..
'13.8.1 10:49 PM (220.78.xxx.126)혹시 거기 도자기 축제 하는 여주, 이천, 광주 중 한 군데 아닌가요??
7. 곰3마리제주에
'13.8.1 10:50 PM (211.186.xxx.85)문 열자마자 가셨다고요? 근데도 그런 아비규환 상태를 겪고 오신건가요? 옴마야...
가지 말아야겠네요 정말 ㅠㅠ8. //
'13.8.2 12:18 AM (124.56.xxx.130)글쎄요 모든곳이 그러진않지만 위험하긴 하네요
9. ㅋㅋㅋㅋㅋㅋ
'13.8.2 10:08 AM (220.120.xxx.143)저도 도지사님 댓글에 막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웃겨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83242 | 위에 광고창의 헌터 더글라스 많이 비쌀까요? 3 | .... | 2013/08/02 | 1,781 |
283241 | 복숭아 종류대로 먹는대요. 5 | 영양소가 다.. | 2013/08/02 | 2,843 |
283240 | 전세사시는 분들 2년마다 이사가시나요? 6 | 이사 | 2013/08/02 | 3,997 |
283239 | 일산 유기견(해피엔딩) 6 | 반려의 보람.. | 2013/08/02 | 1,726 |
283238 | 스마트폰에서 보이지 않던 사진이 사진관에서~~ 2 | 어디에 숨어.. | 2013/08/02 | 1,415 |
283237 | 귀신이 무서운 영화는 그래도 보겠는데 사람이 잔인한 영화 13 | 쇼크 | 2013/08/02 | 2,256 |
283236 | 시댁과의 돈 문제... 차라리 빨리 갚는게 나을까요? 33 | 새댁 | 2013/08/02 | 4,301 |
283235 | 日 영토 70% 세슘에 오염…러시아 동태도 위험 2 | 현민맘 | 2013/08/02 | 1,975 |
283234 | 스킨색 구두가 너무 이뻐요 ..갖고 계신분들 계세요? 9 | 창초 | 2013/08/02 | 3,463 |
283233 | 워터픽 어떤 제품이 좋은가요? 4 | 워터픽 | 2013/08/02 | 2,157 |
283232 | 블로그에 정품시계(대구)파는데 믿어도될까요? 5 | 명품시계 | 2013/08/02 | 1,411 |
283231 | 브라운 믹서기 못쓰겠네요. 6 | .. | 2013/08/02 | 16,297 |
283230 | '전두환 비자금' 금융전문 수사 인력 대거 투입한다 2 | 세우실 | 2013/08/02 | 1,108 |
283229 | 요즘 헤어밴드에 꽂혔어요 | 블라불라 | 2013/08/02 | 997 |
283228 | 헌팅하기 좋은 곳 추천 요망! 30 | 반짝이 | 2013/08/02 | 6,665 |
283227 | 연명치료포기 2 | 도움 | 2013/08/02 | 4,173 |
283226 | 정홍원 국무총리 "방사능 괴담 유포자 처벌하라".. 12 | 무명씨 | 2013/08/02 | 1,624 |
283225 | 통일된다면, 강제 군대 징병 안하겠죠? 5 | 징병 | 2013/08/02 | 1,405 |
283224 | 현대 i30 “주행 중 시동 꺼지는데도 나몰라라” 1 | 현기증 나는.. | 2013/08/02 | 1,316 |
283223 | 내일 광화문, 많이들 가시려나요 11 | 동글 | 2013/08/02 | 1,392 |
283222 | 오로라 정말 닮았네요.ㅎㅎ 12 | ... | 2013/08/02 | 2,626 |
283221 | 좀 거시기한 내용인데요,,,,, 1 | 저기...... | 2013/08/02 | 1,700 |
283220 | 도시가스 아파트 온수문의 1 | 광화문 | 2013/08/02 | 2,129 |
283219 | 꽃빵 찌는데 잘 떨어지게 하는 방법 있을까요? 2 | 꾳빵 | 2013/08/02 | 880 |
283218 | 일드 빵과 스프~~ 추천해요. 4 | ..... | 2013/08/02 | 1,9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