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사교육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남편덕에...
그 흔한 학습지 하나 안하고, 초5까지 집에서 저와 공부했습니다.
요령이 좋았던 것인지 거의 전과목 평가에서 늘 올백이나 1-2개 틀리는 수준이라서
우리 애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딱 하나 스트레스라면, 서울 강남에서 영어유치원 다니고
외국물 먹고 온 친척들이 모이면 우리 애가 학교 영어가 전부이니, 완전 바보 취급받았지요.
그래! 이번 여름방학에 체계적으로 한번 배워보자! 못하면 노력하면 되지! 하는 맘으로
지방이긴 하지만 청*어학원에 갔어요. 레벨 테스트 하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레벨2테스트 했는데, 애가 읽기/듣기 능력은 제법 나왔는데,
쓰기를 전혀 못했어요. 애가 당황한 탓도 있지만...
너무 안이하게 아이 혼자서 공부하게만 놔둔 것인지...
학원에서는 아이 레벨에 맞는 단계가 없다고 굳이 하려면 초1수준 애들과 해야하는데,
그애들과도 어려움 없이 하려면 1달 동안 6개월 과정을 뛰어넘게 공부하라면서
정말 한심한 엄마 취급하더군요. 도대체 여태까지 애를 왜이리 방치했나 하는 수준으로...
속도 상하고, 세상 물정 모르고 우물안에서만 살아온 제가 부끄럽고
도대체 다들 얼마나 잘하길래. 초1애들은 영어 에세이를 열 줄 넘게 좔좔 써 내는건지...
학교 영어에서는 고작해야 괄호 채우기 수준이니... 문장을 제대로 쓰는 걸 가르치지 못한
제 잘못도 있구요. 어떻게 끌어올려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영어과외를 해야하는지. 차근차근 일단 쉬운 수준으로 매을 ebse 방과후 영어라도
꾸준히 해야하는 것인지...
지방에서도 변두리 동에 살아서 그런지, 정보를 너무 몰랐는지 속상하기도 하고,
제가 사는 지방도시는 특히나 같은 지역이라도
동서간의 교육 격차가 심하긴 한데, 이 정도 일줄이야...
속상하고 답답하고 막막하고 그냥 속풀이 해봅니다.
올 여름 영어를 시작하기는 해야하는데 걱정입니다.
담임선생님과 상담해 봤는데, 워낙 학생들간의 격차가 크고 학교영어가 애들 영어실력보다 떨어져서
다른 것은 몰라도 영어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하시네요.
영어실력이 경제력의 차이라는 말을 정말로 격하게 동감합니다.
비싼 학원비는 차치하고라도 이렇게 실력차가 심하니, 무엇부터 시작해야할까? 막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