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공부로 성공도 못하면서 늘 공부만 하는 내인생 ;;

아효 조회수 : 5,905
작성일 : 2013-07-17 21:31:24

 

 

 

그냥..도서관에서 리포트 정리하고 공부하다....뭔가 한심해서 글 올려요 ;;;

 

 

중고등학교 때에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어요. 초등학교때부터 담임선생님의 신임 받아오고, 중고등학교때에도 일년도 빠짐없이 학급 학교 임원직을 맡았었구요. 성적도 좋았고...고등학교때에는 문과 2,3등 정도였지만, 중학교때에는 줄곧 전교 일등도 했었네요

 

중 1때부터 시험기간마다 4,5시간씩..시험기간에는 꼭 평일에도 새벽 2시 30분정도까지는 공부하고 잘 정도로,

부모님이 제발 잠좀 자자고 하실 정도로 악바리였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문학소녀가 별명이었을 만큼 어려서부터 책도 좋아했구요.

 

 

그런데.. 수능을 정말 못봤어요. 언어영역 시험 볼 때 화장실 가고 싶어 안전부절되더니...어느순간 지문이 안읽히더라구요. 부담감이 심해서였는지 결국 수능을 망치고 재수할 줄 알았는데... 재수는 커녕,어쩌다 보니 부모님이 원서 써 주신 대학에 꾸역꾸역 다니고 있더군요 ;;

 

대학때에도 남들 놀 때 하루에 몇 시간 안자고 매일 레포트 쓰고 공부했던 것 같아요. 토익공부며...학과공부 등등....

학부가 과제많은 과여서 학부때에도 하루에 세네시간 자면서 레포트썼고, 거의 올 에이뿔이였어요.

성격이 악바리여서 인지... 학점에 A라도 뜨면 바로 교수님께 여쭤보았던...정말 비호감 케릭터였네요 ;;;

 

 

그냥저냥 운이 좋게도 바로 졸업하자마자 취업은 됐는데, 그 후에도 또..... 퇴근하고 매일 공부했어요.

연애같은거, 남들 돈벌면 가는 흔한 해외여행도 못가고..주말이면 집근처 도서관에 앉아 공부... 또 공부...

 

서른이 넘은 지금도, 퇴근하고 집근처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대학원 레포트 쓰다가 ...

 

뭔가...허무하다 싶어서 이곳에 들어왔네요.

 

돌이켜보면 공부가 제게 준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제대로 화끈하게 놀아보지도 못했고(클럽한번못가보고 ), 불타는 연애도 제대로 못해보고(선봐서 작년에 결혼했어요 ;;) ,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못가보고 (신혼여행 딱 한번 가봤네요;;) , 직장과 공부떄문에 신혼인 지금도 주말부부고, 신혼인데도 칼같이 퇴근하고 도서관와서 공부하고....

 

그렇다고 제가 학벌이 좋은것도, 좋은 대학원에 다니는 것도, 공부한다고 해서 제게 더 좋은 연봉과 커리어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정말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곘어요. 수능 실패 트라우마를 극복 못한것같고, 어릴적부터 쌓아온 성실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고...

 

오래앉아있어 축늘어진 뱃살과 탈모, 그리고.... 늘어가는 주름을 보니,

그냥...... 흘러간 제 20대가 아쉽게 느껴지네요.

 

돌아가면, 공부안하고...... 잘노는 여우가 되고 싶네요 ^^;;

IP : 210.104.xxx.12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 노력으로
    '13.7.17 9:34 PM (1.231.xxx.40)

    지금의 자리를 구하신 겁니다
    계속 되면 점점 그 차이가 더 커집니다
    천재가 노력하는 둔재 못 따라간답니다

  • 2. ..
    '13.7.17 9:37 PM (221.141.xxx.177)

    저도 그래요.그래도 공부하는게 재밌어요.

  • 3. oops
    '13.7.17 9:51 PM (121.175.xxx.80)

    공부로 성공도 못하면서 늘 공부만 하는 내인생 ?

    거기에 덧붙여 금전적 보상이나 세속적 뭐도 없는 공부를 직업으로 하는 저같은 사람은요....ㅠㅠ

  • 4. 그러니
    '13.7.17 9:55 PM (39.112.xxx.93)

    공부는 하면 전문직 제외하고는 거의 피보는듯 합니다.
    의사 약사 변호사 선생까지...

  • 5. 원글님짱
    '13.7.17 9:59 PM (59.27.xxx.43)

    '어릴적부터 쌓아온 성실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고...'

    ->이게 갑이네요. 반듯하게 살아오신 세월 최후에 웃게 되있어요. 님 같은 분들 자식들도 잘된답니다.. 그게 젤 큰 복이예요.
    대신 앞으로는 가끔씩 자신에게 보상을 주고 현재 이 순간도 즐기세요.. 나이들면 체력이 달려 하고 싶어도 못해요.

  • 6. --
    '13.7.17 10:35 PM (94.218.xxx.234)

    에이....그래도 취업 제 때 했지, 결혼 제 때 했지...말 그대로 마흔까지 공부만 하는 사람 널렸다오

  • 7. ...
    '13.7.17 10:52 PM (180.228.xxx.117)

    원글님 글 읽어 보니..
    원글님 하시는 공부의 종류가 효과가 안 나는 공부라서 그런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전문직 자격증 따는 공부를 해서 그 공부 덕에 돈을 팡팡 벌든지 그 자격증 가진 결과로
    남들이 다들 부러워 해 주던지..그런 공부여야 하는데..늦은 나이에 대학원 들어 가서 그"레포트"라는 것을
    맨날 써야 되고 ..그러니 재미도 없고 효과도 없고 ...공부가 소질이고 취미(?)라 그냥 습솬적으로
    공부만 해대는 결과가 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죠.

  • 8. 한계극복
    '13.7.17 11:24 PM (121.136.xxx.243)

    전...그래도 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ㅋㅋ
    저도 님처럼 성실함을 일등으로 생각하고
    좋은 생각하면서 살아야죠.

  • 9. 2222
    '13.7.18 1:57 AM (121.137.xxx.36)

    에효... 저랑 비슷해요...;;
    이만큼 안 해도 별 신경 안쓰도 잘 하는 사람도 많던데... 저도 대학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암튼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 이러고 있네요.... 한편으로 참 한심하지만... ㅠ_ㅠ 매달릴 만한 끈이... 그러니까 내세울 만 한게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그나마 맨땅에 할 수 있는 이거라도 하는 거 아닌가... 그래요...
    그래도 님은 결혼도 하고... 다 잘 하셨는데요... ㅜ_-

  • 10. 에휴
    '13.7.18 2:31 AM (117.111.xxx.220)

    요즘 제 고민이랑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 20대를 바쳐 준비하던 시험에서 실패 후
    다른 시험 부랴부랴 준비해서 직장 구했어요
    안정적이기만 한...
    분명 제 능력정도엔 적당하고 중간은 가는 직업인데 만족 못 하고 퇴근 후 계속 공부 주말에 공부 혹여 아파서 공부 못 하면 스트레스 만땅ㅠ
    저도 이제 취미 생활도 하고 놀러도 가고 싶은데 고생해서 지금준비하는 시험 합격하면 더 나은 생활을 하겠지 하는 생각때문에 멈출 수가 없어요ㅠ
    이 시험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에요
    전 시험 중독이에요
    인생을 즐기지 못 하는 찌질이....

  • 11. 그런데
    '13.7.18 11:30 AM (220.79.xxx.139) - 삭제된댓글

    저는 원글님이 부러워요.
    힘들어도 성취감은 있지 않나요? 천성적으로 책상에 앉거나, 공부가 안 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도 축복이라면 축복인거죠.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으니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길 바래요.
    이도 저도 아닌 저 같은 사람은 원글님처럼 공부라도 끈기있게 하는 성실함이 있었음 좋겠어요.

  • 12. 난또
    '13.7.18 11:41 PM (112.153.xxx.149) - 삭제된댓글

    할 것 다 했네요, 뭘.

  • 13. 나무
    '14.1.16 5:00 PM (121.186.xxx.76)

    저장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0657 아무래도 암인거 같은데.. 6 .. 03:17:37 1,393
1740656 구준엽씨 근황 10 aa 01:52:36 2,818
1740655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해도 되나요? 8 .... 01:29:36 2,000
1740654 장례에 남편부부동반 질문이요 8 경조사 01:12:26 771
1740653 단골 카페 아는체 하면 부담스럽나요? 36 혹시 01:08:02 1,845
1740652 신축 아파트 벽 갈라진거요 5 01:06:31 1,366
1740651 김건희 모조품 ㅡ 일부러 짭을 인척네집에 숨겨 놓았을 수도 있죠.. 5 ㅇㅇㅇ 01:03:38 1,745
1740650 경희대 중간 공대와 한양대 높은 공대 11 차이 00:57:15 1,006
1740649 한심한 인간 8 한심 00:41:01 1,285
1740648 세계에서 가장 빠른 21주만에 태어난 아이 ㅇㅇㅇ 00:39:59 930
1740647 최강욱 - 아버님을 푸른 나무 아래 잘 모셨습니다 4 ... 00:35:42 1,287
1740646 저녁에 만든 스파게티 상할까요? 4 ㆍㆍ 00:24:05 660
1740645 도와주세요 우버 카드등록!!! ........ 00:12:32 318
1740644 시어머니 요양병원 계시니 자식들이 빈집에 더 자주 가네요 8 마지막주 00:09:56 3,764
1740643 네이버페이 줍줍 1 ........ 00:09:52 603
1740642 성인아들 독립 4 결정 00:08:40 1,276
1740641 SPC가 대통령이 나설 '수준'의 일이 아니라는 사람에게 19 800 00:06:05 2,430
1740640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비과세 혜택 단계적 축소 4 ... 00:02:51 1,191
1740639 파프리카 한박스 들어왔는데 6 ㅇㅇ 00:02:00 892
1740638 연예인 요리 진짜 잘 하는걸까요? 4 차*련 00:00:23 1,731
1740637 말티푸를 가족으로 맞이했어요 13 ㅎㅎ 2025/07/27 1,783
1740636 '양양·여성 비하 발언' 논란 김성수 부산 해운대구청장 사과 3 둥둥 2025/07/27 1,076
1740635 9월 초 베트남여행 괜찮은 시기인가요.  3 .. 2025/07/27 651
1740634 김보라라는 배우 이쁘네요 3 ........ 2025/07/27 2,464
1740633 80대운전자가 단독주택 돌진해 10대사망 22 .. 2025/07/27 5,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