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위 말하는 결혼기념일입니다.
결혼하고 얼마간 윽박질러 챙겨먹은거 몇번있지만 언젠가부터 치사하기도 하고 내 카드로 결제 할 밥과 선물인데
굳이 엎드려 절받는것도 웃겨 그냥 관뒀더니 어느덧 그냥 유야무야 넘어간 시간들이 더 길어졌습니다.
오늘은 혹시나 저녁이라도 먹자는 마음에도 없는 말뿐인 제안이라도 할까하여 기다렸는데 역시나 그냥 넘어갑니다.
결혼기념일 이라는 말에 빨리들어가라 등떠밀던 상무님 말이 맴도네요.
나도 결혼기념일이 아니라 결혼치욕일이라고도 하고싶은 심정인데 본인역시 마음에도 없는 축하질 하고싶어하지는 않겠지란 생각으로 견딥니다.....공정하잖아요...본인이 싫어서 서로 손가락하나 건드리지 않은 사이로 삽니다.
남처럼 사는, 아니 남보다 못한 부부사이죠....살짝만 건드려서 터질것 빵빵한 풍선같은 관계....싸움도 없고 고성도 없는.. 하지만 너무 냉냉한....아이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연기하는 것도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많은 마트 들어서자 마자 빨리사고 나가자며 인상구기던 사람이 친히 향수코너까지 돌며 여직원 생일을 챙기데요....맞습니다....제 가족, 늙어 옆에 있어줄 현재의 아내나 자식보다는 남에게 얼마나 내가 친절한 사람인지 비춰지는지가 중요한 사람입니다.
어제오늘일도 아니고 이제 마음의 굳은살도 배겼거니 생각했는데 마음이 저립니다....퇴근길 차안에서 울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털어버리려 했는데....저녁도, 선물도....하나도 아쉽지않습니다...다만 남들이 누리는 평범하고 소소한 행복이 부럽고...또 이렇게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워야 할 이 시간들이 이렇게 지나가는것이 슬프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