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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차라리 아버지의 롤모델이 없는 사람이 더 가장으로서 잘하는것 같아요.

개인적인 조회수 : 1,017
작성일 : 2013-07-15 15:36:29
아주아주 개인적인 얘기에요.
다 그렇다는게 아니라
제가 겪은 일이라
아주 편협할수도 있고 국지적인 극히 개인적인 얘기에요.

저희 친정아버지가 
저희가 무척 어릴때 돌아가셨어요.
우리친정엔 아들이 셋이있는데요...
제일 큰오빠가 초등6학년때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제위에 오빠는 4학년때
제밑에 남동생은 4살때 아빠가 돌아가신거죠...

다들 아빠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요..
그런데 제친정 남자형제들이 사는 삶을 들여다보니
너무너무 가정적이에요.

부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어쩔땐 샘날정도로 잘하고들 살아요.

반면에
제 이야기인데요...
우선 시댁의 분위기가
대가족중심이에요.
아버님이 (고향얘기하면 분란날것 같은데 경상도분이세요)
효의식강하시고 가족뿐만 아니라 원가족무척이나 아끼세요.
원가족일에는 물불을 안가리세요.
오죽하면 
원가족 부탁들어주고 보증까지 서주다가
신불자까지 될정도...
원가족들의 행사는 모두 집도하시고
시할머니 시할아버지일이라면 제일먼저 발벗고 나서세요.

남편이 이걸 보고 자란거에요.
그러다보니
결혼을 딱 했는데
자기 아버지랑 똑같이 행동해요.
자기 원가족이 무척이나 중요한 사람이에요.
새로일군 나만의 가정은 옵션정도에요.

남편과 살면서 느끼는건
보고자란것은 어쩔수없구나
버리지 못하나보다...

흔히 그런말 있잖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에는 뭐든 그릴수있지만,
이미 이것저것 막 그려진 도화지를 지우고 새로 쓰기에는 너무 힘들다라고

남편은 이미 효사상, 대가족 문화사상이
너무 당연한것으로 물들어 있다보니
새로일군 가정이 소중한거라고 제가 아무리 주입시키려 해도
그말이 먹히질 않아요.

부모에게 효도하며사는거
아주 중요하죠..
잘하고 사는거에요.
그러나 자기가 일군 새로운 가정
처자식을 우선으로 두는게 가장 중요하다는것을 남편은 모르더라구요.

아버지에대한 롤모델이 없던 우리 친정 남자형제들은
새로일군 자신의 가정을 잘 가꾸고 잘 이끌어가는데
남편은 아버지에게보고 배운게 있다보니
그게 정답인줄 알고 그것만이 진리인줄 알고 강요해요.

요즘 드는생각은 차라리 롤모델이 없었다면
더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쉬웠을텐데
이사람을 이제서야 바꾸기는 힘들겠구나..싶네요.

IP : 180.182.xxx.1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3.7.15 3:50 PM (220.117.xxx.64)

    일리 있는 말씀이십니다.
    본 대로 배우는 거죠.
    아버지 역할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저희 남편의 경우는
    전기밥솥에 늘 밥이 있어야 한다고 신혼초에 저를 가르치려 하더군요.
    저희 친정도 식구가 많다보니 전기밥솥에 밥이 늘 있었지만
    전 달랑 두 식구 신혼인데 밥솥에 오래 된 밥 두기 싫어서 제 식대로 살림을 했거든요.
    갓 지은 밥 남으면 전용 용기에 담아 바로 냉동실에.
    평소엔 바로 밥을 해먹지만 가끔 갑자기 밥을 찾을 때 언제든 냉동실의 밥을 데우면
    전기밥솥에 오래 된 밥보다야 맛있잖아요.
    신혼 초엔 모든 게 그런 식이었어요.
    합리적인 제 생각보다는 자기 본가의 구태의연한 생활 모습을 답습하길 바라는.
    오랜 세월 함께 하며 이젠 제가 하는 게 제 가정의 모범답안이 되었지만 신혼 때
    그런 고집 부리던 거 생각하면 웃기죠. ^ ^

    원글님 남자형제들처럼 직접 보고 배운 롤모델이 없다면
    아마도 책이나 영화에서 보고 들은 가장 훌륭하고 이상적인 아버지상을 마음 속에 그리며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분들도 많지요.
    그리고 절대 닮고 싶지 않은 아버지였다면 반면교사 삼아 나는 그러지 말자고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남자들도 있고요. (성동일씨도 그런 쪽에 가깝죠?)
    이런 사람들은 늘 고민하고 노력해요.
    내가 옳은 걸까? 내가 바르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걸까?
    나는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 좋은 가장일까?
    그러니 좋은 아버지상을 찾아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죠.

    물론 정말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반듯하게 잘자라서 맺힌 데 없이
    모든 게 몸에 벤 사람이 최고겠지만 그런 사람 흔치 않잖아요.
    가장 나쁜 케이스는 내 부모님의 경우가 정답이 아닌데도 무조건 그걸 '강요'하는
    구태의연한 사람이죠. 고민을 안해요. 바로 보려고도 안해요.
    남의 이야기는 안 들어요. 그냥 나만, 내 부모 형제만 옳아요.
    그냥 이대로 여지껏 살아왔던 대로 사는 게 가장 편하니까요.
    자기만 편하지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은 시들어간다는 걸 몰라요.

  • 2. 노벨상 받은 사람들 분석하니
    '13.7.15 8:06 PM (39.7.xxx.251)

    아버지 없는 사람이 많았대요ㅋ

    그게 아이 창의성을

    아버지가 강압적으로 휘두르지 않아서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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