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스타일은 스타일, 예의는 예의.

대체 조회수 : 2,269
작성일 : 2013-07-15 01:14:34

손윗 시누 얘기에요.

아직 결혼 안하셔서 주말이면 남동생 부부인 저희와 함께 할 때가 많아요.

와서 저녁을 같이 먹는다거나,

어디 전시 공연 관람 등 외출을 같이 한다거나.

잦을 때는 평일 저녁에도 와서 주중 한 번 즈음은 저녁 먹고 매주말 어디 같이 가고,

어쩌다 뜸할 때는 2~3주에 한 번.

 

저도 같이 있으면 이야기도 나누고 재미있고 좋아요.

제가 먼저 시누랑 같이 어디 가자고 제안할 때도 많아요.

 

그런데 정말정말정말 아쉬운 점 한 가지는 인사치레.

다정다감하신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런거 멋쩍어하는 스타일이랄까요.

제가 현관문을 열어도, 올케, 잘 있었어? 나 왔어, 안녕? 하고 눈마주치고 인사 한 번 건네는 적이 없음.

아직 아가인 저희 아들램부터 찾으시죠. 고모왔는데 어디 갔어? 이런 식으로. ㅎㅎ

 

저녁 차리는 것도 그래요.

당연 손님이니 주인인 제가 차리는 게 맞지만,

남편과 시누가 둘이 거실에 완전 편한 자세로 앉아서 티비 리모콘 쥐고 있을 때

부엌에서 분주하게 식사 준비하고 수저놓고 어쩌고 하고,

차렸으니 먹어라 두세번 얘기하면 와서 티비 보면서 저녁 먹고.

남편 시누 먹고 일어나면, 속도 늦는 애 밥먹이는거 마무리해주고,

식탁 치우고 설거지하는 동안 또 둘은 넘 당연한 듯

제 먹은 밥그릇만 씽크대로 옮겨놓고 느긋하게 티비보면서 깔깔 웃고 스마트폰보고 있고.

그런 시간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은근 부아가 치밀더라고요.

남편한테는 설거지 종종 시키는데, 이 사람이 누나가 오면 평소에 하던 것도 더 안하려고 들고요. -_-a 

 

이럴 때 빈말로라도 인사치레하면 제 맘이 좀 누그러들 것 같은데 말이죠.

너무 맛있었어. 잘먹었어. 내지는, 힘들지 않아? 내가 뭐 도울 거 없을까? 라든가,

집밥을 먹을 일이 별로 없는데 먹어서 좋다 라든가

수저라도 좀 놓을까 라던가

 

어쩜 그리 당연한 듯 밥만 드시는 것입니까!!

 

남편 혼자 그러는 것도 미운데, 셋트로 그러고 있으니 더욱 미워지더라고요. -_-a

 

결정적으로 지난 주말.

제가 둘째 임신해서 출산이 임박했습니다.

첫째 때랑은 너무 다르게 정말 숨쉬는 것도 힘들고, 둘째는 예정일보다 빨리 나온다고 해서

오늘내일오늘내일 하고 있는 금요일 저녁. 시누한테 문자가 한 통 왔어요. 한 2주 못봤거든요.

문자는 다른 말 없이

"오늘 저녁 메뉴는?"

!!!!!!

 

네, 제가 평소 시누님의 쿨하고 담백간결한 스타일 잘 알지만, 이건 아니다 싶으네요.

결혼 출산 경험없어서 만삭 몸상태가 어떤지 그런거 잘 모르실 수 있지만,

결혼 안 한 이십대 남자 친척들도 저한테 연락하면 비록 용건은 다른 데 있을지라도

출산 다가온 거 같은데 컨디션 괜찮냐고 먼저 물어봅니다.

하물며 마흔의 여자분이요.

며칠 못봤는데 몸은 좀 어때. 더운데 힘들지? 정도는 해줄 수 있자나요.

저녁 같이 먹을까?도 아니고, 내가 뭐 좀 사갈까?도 아니고  

오늘 저녁 메뉴는? 이라니.

내가 백반집 아줌마로 보이냐!!!

 

그날따라 남편도 늦는다고 했고, 마침 아이 친구 엄마가 출산 전에 맛있는 거 사주겠다고 한 날이라,

외식하고 들어간다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ㅎ"

 

쿨하고 심플한 스타일의 소유자 분들,

스타일은 스타일이고, 위로건 아래로건 예의는 챙깁시다.

마음씨가 아무리 따뜻해도 스타일 땜에 점수 다 깎아먹어요.

우리 적당한 빈말과 인사치레는 챙기고 살아요. ㅜㅜ

 

 

IP : 175.211.xxx.9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7.15 1:17 AM (58.141.xxx.204)

    이건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무개념아닌가요?
    신랑한테 얘기하세요
    시누이가 정말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요
    어디서 만삭인 올케를 부려먹나요..

  • 2. ㅇㅇ
    '13.7.15 1:22 AM (115.139.xxx.116)

    스타일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올캐가 만만해서 그런거에요.
    어려운 사람한테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그 때는 스타일이라고 우겨도되죠

  • 3. 말안하면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13.7.15 1:28 AM (211.234.xxx.209)

    형님 도와주세요. 말을해요.
    말해도 못알아들으면 그땐 휴전선 긋는 거구요.
    눈치센스 디게 없는분 이긴 하네요
    만삭 동생댁을 그리 부려먹다니

  • 4. 레지나
    '13.7.15 1:29 AM (121.254.xxx.5)

    아직 결혼 안해서 뭘 모르는 듯.. 마흔이나 됐는데 철이 없네요

  • 5. 스타일이아니고
    '13.7.15 9:23 AM (125.178.xxx.170)

    개념없고 예의없는거 맞아요. 전 올케가 열두살연하지만 집에 놀러가면 밥상 차리는거 도와줘요. 그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게다가 만삭 올케네집에 이 더운 여름에 놀러가고 싶을까요? 사주는 밥 먹으러 나가기도 힘든판에? 초대하는걸 줄이시던가 아님 놀러오면 그냥 배달음식시켜드세요. 힘들다 하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9749 글 내립니다ㅠㅠ 22 제이씨크릿 2013/07/23 10,346
279748 독일어 할 줄 아시는 분 번역 좀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2 부탁드려요 2013/07/23 924
279747 재활용 쓰레기 일주일에 한번 수거... 너무 싫어요. 16 재활용 2013/07/23 3,717
279746 국수가 정말 살이 잘 찌는거 같아요 10 .. 2013/07/23 4,076
279745 과천 과학관 다녀왔어요. 아이들을 위한 특강이 있네요. 오십팔다시구.. 2013/07/23 1,497
279744 목두드러기 8 ^^* 2013/07/23 1,586
279743 하루 4시간 쌍둥이 봐주실 시터분 적정 급여 질문이요 3 쌍둥맘 2013/07/23 1,924
279742 항상 인색한 남자만 만나왔는데, 아무래도 저의 문제겠죠? 10 2013/07/23 5,731
279741 척추 측만증 권위자 좀 알려주세요. 3 바른 등뼈!.. 2013/07/23 2,164
279740 골프반바지? 뭐입으세요? 1 40대 2013/07/23 1,326
279739 도와주세요. 햇빛에 탄 자국 빨리 없애기 2 손목 어쩔꺼.. 2013/07/23 1,648
279738 콩국물 만들어서 시댁에 갖다드리려고 하는데요. 5 확인좀 2013/07/23 1,427
279737 아기집이 안보인대요 아직이겠죠? 2 엄마 2013/07/23 1,438
279736 오늘산화장품이 안맞는데환불될까요? 5 온유엄마 2013/07/23 979
279735 빌게이츠가 한손 악수햇다고 말 많은 박빠들 1 손전등 2013/07/23 938
279734 필라테스 10회에 90만원.. 7 필라테스 2013/07/23 4,752
279733 국정원 기록물 감추기는 누가 짠 시나리오일까? 10 조종자 2013/07/23 1,730
279732 집에서 소리가 나긴 나는데 어디서 나는지 당최... 6 2013/07/23 1,278
279731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이상한 사람들만 꼬여요 23 ㅡㅡ 2013/07/23 9,894
279730 팔이 저린데요, , 3 소나기 2013/07/23 1,060
279729 글 좀 찾아주세요 2013/07/23 739
279728 전자렌지에 돌린 밥이요~~ 6 2013/07/23 2,155
279727 전화 통화 하고 난 뒤 손가락이 너무 아파요 ㅜㅜ ..... 2013/07/23 698
279726 대치동 3대 어학원 입학시험 보려면 어떻게 준비해야하나요? 8 궁금이 2013/07/23 7,883
279725 자신의말에 토 달지마라고 하는 사람 22 2013/07/23 4,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