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 수학 부진 학생, 전 이렇게 지도해요.

쌤쌤 조회수 : 3,817
작성일 : 2013-07-12 21:48:44
저는 서울시내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경력 11년차 교사입니다.
아까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받으셨다는 한 학부모님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다가, 제가 아이들 학교에서 수학 지도 했던 방법을 간단하나마 알려드리고 싶어 이렇게 새 글로 올립니다.

사실 초등 수학 부진은 구제하기가 쉬운 편에 속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갈피를 잡지 못하시고 아이들이게 스트레스를 주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일단 아이의 부진을 인지 하셨으면, 아이가 취약한 영역이 어느 부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학과에는 여러 영역이 있는데, 수와 연산, 도형, 측정, 확률과 통계, 규칙성 그리고 문제 해결입니다.
아이들을 보면 학생에 따라 전 영역에 부진하기도 하지만 특정 영역에 약한 경우도 많습니다.
취약 영역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문제집만 풀어라 하면 아이들은 당연히 지루해하지요.

저는 아이들에게 다른 문제집을 따로 사서 푸는 것보다 그 전 학년의 수학익힘책의 취약 영역을 푸는 것을 권장합니다.
수학과 교육과정은 '나선형 교육과정'이라고 해서 기본 개념은 같으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심화된 내용을 공부하게끔 구조화 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수와 연산 영역의 덧셈을 예로 들자면, 1. 받아 올림이 없는 한자리수의 덧셈 ㅡ 2. 받아 올림이 있는 한자리수의 덧셈 ㅡ 3. 받아올림이 없는 두자리수의 덧셈 ㅡ4. 받아올림이 있는 두자리수의 덧셈 ㅡ 5. 받아올림이 없는 세자리수의 덧셈...... 과 같은 계열성을 가지고 있지요.
이 과정은 마치 탑을 쌓는 것과 같아서 1이 안되면 2가 안되고 2가 안되면 3이 안되고... 어찌어찌 문제를 풀긴 했으나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그 다음 단계에서 반드시 결손이 일어나게 마련인 것이 수학과의 특징입니다.
지금 우리아이가 세자리 수의 덧셈에서 헤매고 있다면 한단계 내려가 두자리 수의 덧셈을 숙달될 때까지 연습합니다.그것도 잘 안되면 한단계 더 내려가 이해하고 올라옵니다.
때로 어떤 아이들은 한 학년 아래의 수학익힘을 푸는 것에 대해 자존심 상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새 학년 첫 수학 시간에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그냥 넘어가는 것이 진짜 부끄러운 것이예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고 잘 배우고 넘어가겠다고 말하는 어린이가 정말 용기있는 어린이예요.
'선생님 잘 모르겠어요, 다시 가르쳐 주세요.' 하고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으면 열심히 박수쳐주어야 해요,"
하고요.

수학은 해당 학년에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결손이 누적되는 치명적인 과목입니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학원에서 문제푸는 스킬만 배워와서 자기가 학습 내용을 이해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진실로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기초를 탄탄히 익힐 수 있도록 가정에서 조금만 도와주시면 고학년이 되어서 와르르 무너지는 사상누각은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길게 풀어 써서 그렇지 아마 대부분 알고 계실 내용이리라 생각하지만, 한분에게라도 도움이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려봅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IP : 222.237.xxx.2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수학교사
    '13.7.12 9:51 PM (110.70.xxx.56)

    전국의 초등쌤이 쌤과 같다면, 우리나라아이들 참 행복할거에요.
    마음씀씀이가 예쁘시네요~

  • 2. 감사^^
    '13.7.12 9:52 PM (203.81.xxx.88)

    초등수학 공부방법 정보 감사합니다^^

  • 3. 사탕별
    '13.7.12 9:59 PM (39.113.xxx.241)

    감사합니다
    저도 그래서 아이를 직접 가르쳐요
    그래야 우리애가 뭘 아는지 모르는지 파악이 되서요

  • 4.
    '13.7.12 10:25 PM (175.223.xxx.207)

    감사합니다.
    글 보니 성품도 참 따뜻할 거 같아요.
    건강하세요.

  • 5. ........
    '13.7.12 10:27 PM (180.68.xxx.11)

    정성스런 글 감사드립니다.

  • 6. 정말
    '13.7.12 10:28 PM (58.229.xxx.158)

    이런 글 넘 좋아요. 감사해요. 익힘책

  • 7. ..
    '13.7.12 10:34 PM (175.223.xxx.183)

    초등수학공부법 좋네요

  • 8. 너바나
    '13.7.13 12:32 AM (1.247.xxx.247)

    감사합니다.

  • 9. ..
    '13.7.13 2:55 AM (110.8.xxx.254)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0. 토이
    '13.7.13 7:58 AM (125.128.xxx.18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차근차근 꾸준히 해봐야겠네요^^

  • 11. 나무늘보
    '13.7.13 11:01 AM (118.33.xxx.28)

    다시가르쳐주세요..라고 말할 기회를 주시는 선생님,멋지십니다!! ^^

  • 12. 수학
    '13.7.13 11:14 AM (125.180.xxx.36)

    감사합니다. 따듯함이 느껴지네요.
    제아이는 2학년인데 문제가 좀 길어지면
    힘들어하네요. 독서를 많이하면 해결될까요?
    문장제에서 식을 도출하는게 힘든가봐요.ㅠ.ㅠ
    연산은 잘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뭘까요?

  • 13. ..
    '13.7.13 3:30 PM (211.36.xxx.99)

    고맙습니다~~

  • 14.
    '13.7.13 5:08 PM (116.123.xxx.30)

    우선 선생님께 박수보내고 싶네요
    아이가 어떤 선생님을 만나냐에 따라
    답답하던 부분이 확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길을 잘 잡아주시고요
    멋지신 분이네요

  • 15. ^^
    '13.7.14 11:34 PM (58.231.xxx.119)

    글 감사히 저장하겠습니다.

  • 16. 초등수학공부법
    '13.7.19 6:48 PM (211.186.xxx.128)

    감사합니다.

  • 17. 민준
    '13.8.23 2:45 PM (220.77.xxx.182) - 삭제된댓글

    일부러 로그인 합니다. 이런 글 너무 감사하고 좋아요.

    자주 제가 놓치고 간 학습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나 검색을 하는데

    오늘도 검색 중 보게 되었네요.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 18. 써니
    '14.2.19 10:34 AM (122.34.xxx.74)

    초등수학 부진학생 지도법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3987 치료 불능 슈퍼박테리아... 면역력 떨어지면 문제 된다는데 1 TOGOTE.. 2013/08/05 1,429
283986 소소하지만 남을 위한 배려.. 1 야자수 2013/08/05 820
283985 담보대출 수수료 부담 소송건 기억하시나요? 나무 2013/08/05 623
283984 아주버님 전화 7 2013/08/05 2,758
283983 서울 근교 계곡에 평상 하루에 10만원이라는데 보통 이 정도인.. 19 ㅠㅠ 2013/08/05 4,356
283982 여름 도시락 걱정... 6 사월 2013/08/05 1,447
283981 8월 5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3/08/05 481
283980 군산경찰관 살인사건,..경찰이 아주 대놓고 감싸주네요 41 무더워 2013/08/05 5,854
283979 [원전]'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출' 해법이 없다 1 참맛 2013/08/05 985
283978 임신이 원래 이렇게 힘든가요 ㅜ 13 나아지길.... 2013/08/05 3,710
283977 이 더운 날 꼭 만나고 싶은지 7 이 더운 날.. 2013/08/05 2,421
283976 중학생 미용실 어디 다녀요? 5 늘맑게 2013/08/05 1,479
283975 둘째동서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풀 수 있을런지요? 24 현명이 2013/08/05 5,271
283974 오이지 양념 레서피 구해요 3 오이지 2013/08/05 1,742
283973 고등학생 핸드폰 없는게 놀랄 일인가요? 12 학부모 2013/08/05 3,308
283972 낸시랭과 한겨레 짜고 사기친것 정정보도. 6 정정보도 2013/08/05 2,424
283971 애틀란타 4주 영어캠프 보내고싶은데요 5 초6 2013/08/05 1,985
283970 설국열차를 보게 되는 계기? 8 잠안와여사 2013/08/05 1,164
283969 달라진 올케 35 ㅇㅇ 2013/08/05 16,566
283968 새치머리염색 남성용 3 에이미 2013/08/05 1,445
283967 욕조코너에--샴푸,샤워타월(?)등.. 1 /// 2013/08/05 1,531
283966 8월 5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1 세우실 2013/08/05 759
283965 생리기간에 소변검사 해도 되나요? 5 소변 2013/08/05 13,289
283964 초등생 방-커텐 색깔 추천부탁드려요 1 // 2013/08/05 1,838
283963 동기호테목장과 대관령목장,삼양목장중.. 어디가좋아요.. 2013/08/05 1,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