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차 주부입니다.
결혼하면서부터 최대한 시어머니와 잘지내려고 노력했고
서로 예의지켜가며 그럭저럭지내왔어요
그리고 10년차까지는 시어머니가 합리적이시고 좋은분이라고 생각했고
누가 물어도 자신있게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시어머니에 대해 좋게 얘기할때마다 시어머니를 한번이라도 본 주위사람들이 다들
저에게 그러더군요 "그렇게 좋은 분으로는 안보이는데....."하면서 말을 흐리더라구요
그냥 어머니 인상이 안좋아 그렇겠지 하며 흘려들었는데
몇년전부터 본무습을 보게 되면서 제가 알고있던 어머님의 모습은 포장된 모습이고 실제모습은 너무나
다르구나 하고 생각케 되었어요 너무 많이 실망하게 되구요
많은 일들이 있지만
지난 주말 영국에서 20년만에 어머님의 사촌여동생(이모라 할께요)이 오셨어요
얼마나 고마운 이모님이냐면 저희 남편 초등학생때 심하게 아파 지방에서 고생하고 있을때
어머님보다 8살이나 어린 미혼의 이 이모님이(간호사에요) 빨리 올라오라고해서는 서울종합병원에서
완치되도록 애써주셨어요
서울에 연고 하나없는 어머님은 아들데리고 둘이 올라와 이모댁에서 묵으면서 치료받아 완치되었구요
결혼해서 이얘기하시면서 항상 그러셨어요 그때 이모님 아니었으면 아마 저희 남편 지금 같이 있지 못할꺼라구요
그렇게 올라오셔서 이모 도움으로 서울에 기반잡고 쭉 사신거거든요
항상 은인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이모님이 20년만에 오셨는데
시어머니 혼자 사시는 집이라 같이 머무셔도 되는데
둘쨰아들 내외 와있어서 안된다고 하셨다네요
저희한테 하시는 말씀이 "아는 친구가 외국에서 온사람들 머물면 들락날락 귀찮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거짓말했다"이러시네요 짜증내시면서요(예전같으면 며느리가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 다르게 말씀하셔쓸텐데
이제는 그게 안되 솔직하게 그냥 말이 막 나오세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이모님이 다른데 짐풀고 하루 오셔서 말씀나누고 가셨더라구요
남편이 이모님 출국하시기 전에 식사대접하고싶다고 해서 지난주말에 모였어요
어머님이 이모님과 통화해서는 어머님이 시댁쪽으로 오라고 약속을 잡아서 저희도 갔죠
이모님과 결혼할 작은아들과 예비며느리가 같이 오기로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시댁에 저희가 먼저 가서 기다리면서 저녁먹을 식당이라 의논하는데
어머님이 수박을 그 식당에 들고가서 식당앞 정원에서 먹자는거예요
그런데 그 식당이 그럴수 있는 분위기의 식당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차에 수박을 싣고 가서 그러는것 너무 싫구요
거기서 그렇게 먹으면 안되요 어머니 하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몇번을 우기시는거예요
왜그러시나 살살 의중을 살펴보니
시댁으로 오라고 말씀은 하셔놓고 집에서 수박한쪽 대접하는것도 귀찮으셨던거예요
제가 조용히 "여기 들어와 수박드시고 가시는게 귀찮으신가봐요"
했더니 내속마음이 들켰나 하는 표정으로 웃으시면서 그렇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어머님이 이모쪽으로 가신다고 하시죠 저희가 모시고 가면 되는데
힘들게 전철타시고 한시간을 오시는데...."
했더니 생각도 못했다고 하시네요
어머님이 가시는건 귀찮고 오라고는 했는데 귀찮고 그러셨나보더라구요
그럭저럭 저녁 먹고 시댁에서 수박한쪽 먹고 다 헤어졌어요
그러고 집에 왔는데
은인같은 분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어떻게 그러실수 있나 싶더라구요
어머님 나이는 65세 이모님은 57세세요
이일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을 여러번 겪고 나니 내가 알고 있던 어머님의 모습은 잘못된거였구나 싶고
시어머니를 보고 겪었던 몇몇 사람들이 저에게 충고해줬던말이
제가 저희 시어머니 정말 좋은분이에요 하고 말할때마다
자세히는 안겪어봤지만 인상이랑 분위기봐서는 그렇게 좋은분은 아닌듯 하다고
맏며느리라 본인의 마지막을 위해 잘보일려고 애쓰는것이지 너무 믿고 속마음 다보이며 따르지 말라고
인생선배의 말들이 떠오르더라구요
제가 이런글 적으면 분명히 예비시어머니들 이러실거 알아요
어머니가 귀찮아하시면 며느리가 집에 오시라 하면 되지
(어머님 너무 건강하셔서 항상 심심하다고 하시는 분이고 집에 친구들 자주 놀러오시고 하시는 분이시라
그정도도 못하실거라고 생각이 안들구요)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잘못한것도 없구만 하실지도 몰라요
그런데 제마음이 힘들다는건
사람에 대한 실망이에요 10년 넘게 봐온 어머님이 그런분이 아니었구나
저흰 15년 내내 주말마다 시댁가요 별일 없을때는 항상요
시댁에서 집 안해주셨구요 도움 전혀 안받고 있어요
그래도 남편이 원하고 어머님 좋아하시니까 가족인데뭐 하면서요
그런데 그동안 봐온 모습중 상당부분 가식적인 부분들이 드러나니
10년 넘어서는 뵐때마다 제가 허걱허걱 놀랄일들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지인들이 어머님때문에 섭섭했던걸 제가 알게되구요
세상에 비밀은 정말 없나봐요
몇년전까지 저 솔직히 어머님 아프시면 병수발 들어드려야지 했었어요
그정도로 어머님 좋은분이라 믿었고 따랐고
그런데 3-4년 이런 저런일 겪으면서 그동안 열려있던 마음이 닫히네요
내가 본 어머님의 모습이 어디까지가 진실된 모습인지 모르겠는게 혼란스럽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