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모든 잘못을 다 용서할테니..

고구마싹 조회수 : 1,199
작성일 : 2013-06-25 23:04:46

십여년전에, 우리 집은 작은 중국집을 했었어요.

손님들을 위해서 제일 페이지가 많은 신문을 한부 구독했었는데, 평소에도 원래 책을 좋아해서  저녁마다, 테이블에 앉아서 신문을 봤었어요.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건 독자들의 광장, 평론가들이 쓴 소설서평, 전반적인 사회문제를 다룬, 사설..

그러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듯한 작은 광고를 하나 보았어요.

"**엄마, 모든 잘못을 다 용서할테니, 이제 집으로 돌아와요. 지나간 일들은 세월속에 묻을것을 약속할께요."

아주 작은 광고였어요.

아마 글자수도 계산한 광고였을텐데, 얼마나 다급하고 힘든일이었으면 저렇게 짧은 문장속에 집나간 아내를 기다리는 마음이 절절한걸까, 무슨 잘못을 한걸까.. 하는 생각이 미혼이고 시야가 좁고 눈치도별로 없는 저같은 사람에게도 들더라구요.

혹여나 아주 오랫동안 유행했던 유머처럼 내 팬티 훔쳐입은것에 대해 뭐라하지않을테니 돌아오라는 내용은 있지 않았나 하고 다시한번 읽어보는동안에도 결국은 눈물바람으로, 보따리를 챙겨들고 집을 떠나 버스에 올라타서 바람처럼  가버린 누군가의 아내를,또 밤톨같은 아이들의 엄마였을 그 누군가를 한참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

그 광고가 어찌나 뇌리에 박혔던지, 저는 그후로도 그 문장이 가끔 한번씩 생각나더라구요.

또 세월이 흘러 저도 누군가의 아내이자, 아이엄마가 된 지금의 이 길목에서 또 어쩌다 가끔씩 생각이 나요.

그 잘못은 무엇이었을까.?

그 여자는 그 광고를 보았을까"

보고 집에 갔을까?

 

82님들도 혹시 저처럼 그런 가슴저린 광고를 신문에서 보신적 있으세요?

그런데, 그 잘못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가끔씩 궁금해져서 제 머릿속은 그야말로 오래전 길을 떠날때의 소설책 제목처럼 다시 그 세월의 뒤안길로 돌아가서 저혼자 어쩔줄 모르고 서있게 되네요.

 

IP : 110.35.xxx.13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6.25 11:10 PM (112.148.xxx.220)

    신문에 예전에 그런 개인사 광고들 많지 않았었나요?

    뭐..용호야 모든 걸 용서한다...로 시작하는...

  • 2. 원글
    '13.6.25 11:15 PM (110.35.xxx.135)

    저는 그이전에도 그이후에도 그런 광고를 본적이 없어요^^
    그당시의 저는 결혼도 안했고, 남자친구도 없었고, 정말 회사와 집밖에 모르던 사람이었거든요.
    철저하게 집과 회사밖에 또 다른 뭔가가 있다는것을 모르는 근시안적인 사람이었어요.
    그런제가 어떤 잘못을 했길래, 아이들을 두고, 남편을 두고, 그 모든 것을 두고 버스에 올라타서 그 모든것을 뒤로한채 사라져야 헀을까 하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었어요.

  • 3. 신문광고
    '13.6.25 11:24 PM (183.102.xxx.20)

    재미있었어요.
    원글님이 말씀하신 그런 광고들도 있었지요.
    집 나간 가족들을 찾는 광고들.
    작은 회사에서 낸 구인광고들도 글자 몇 개 정도 바꾼 차별화로
    그 짧은 글에 이미지를 실어주었구요.

    조그만 유행가 노래집 뒤에도 고민상담 같은 게 있었고
    글쓴이의 이름은 고민녀 ㅋ

    광고를 낸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기다림이 익숙한 시절이었고
    정보와 익명의 소통이 부족한 시절이라서 그 짧은 글들이 주는 메시지가 오히려 더 강렬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정보와 소통이 흘러 넘칠 지경이라
    오히려 갇힌 느낌입니다.

    원글님이 말씀하신 내용과는 상관없이
    저는 "그 시절을 아십니까.".. 주절주절했어요^^

  • 4. 주로 춤바람 나 도망간 아내를
    '13.6.25 11:48 PM (118.209.xxx.181)

    돌아오라고 찾는 굉고였죠.
    근데 당시 남자들의 자존심에
    아이들의 목소리를 빌어서...

    사회상이 보이는 광고.

  • 5. ㅎㅎㅎ
    '13.6.26 12:52 AM (67.87.xxx.210)

    집나간 ㅇㅇ야, 어서 돌아와라. 뺀티끈 즐여놨다....
    한창 유행이였어요, 페러디하면서 놀았네요 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0399 안철수는 국정원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거에요?? 35 그래서 2013/06/27 2,543
270398 국정원 나리께서 82쿡에 올려주신 글이에요 14 나프탈렌 2013/06/27 2,360
270397 이종석 이제 뜨는건가요. 57 ... 2013/06/27 12,007
270396 여왕의교실보니까 아이 낳기 싫어~~ 6 // 2013/06/27 2,812
270395 오미자엑기스 2년만에 걸렀어요 먹을수있을까요? 6 ove12 2013/06/27 2,991
270394 반모임에 엄마없이 애만 보내는 엄마. 제가 야박한가요? 64 곤란 2013/06/27 13,997
270393 요즘 서울은 비많이 안오죠?^^;; 1 2013/06/27 579
270392 답도 없는 정치병자들 14 ..... 2013/06/27 1,533
270391 태국가면 볼 넓은 신발 있나요. 11 샌들질문이에.. 2013/06/27 1,302
270390 너목들....차변 캐릭터 너무 짜증나요. 10 짜증나 2013/06/27 3,058
270389 나라를 이꼴로 만들고 패션외교 랍디다 17 에휴 2013/06/27 2,577
270388 진선미 "국정원 직원, 안티MBC 카페 개설 정치개입.. 7 카페 개설자.. 2013/06/27 931
270387 케이트 스페이드 가방 들어보신 부~~운!!! 5 케이트 한둘.. 2013/06/27 2,060
270386 정말 운동이 대세네요 지금 길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5 운동이대세 2013/06/27 2,606
270385 도로주행 저도 잘 하는 날이 6 있겠죠? 2013/06/27 1,205
270384 귀 어디서 뚫어야하나요? 6 귀걸이 2013/06/27 1,297
270383 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좋네요. 15 ... 2013/06/27 4,031
270382 급질)박수하가 뒤돌아 서며 한 대사요?? 8 ... 2013/06/27 2,666
270381 오늘 너의 목소리가 들려 22 2013/06/27 6,884
270380 초1 여아 친구문제 상담해주세요 3 ㅠㅠ 2013/06/27 1,429
270379 검찰이 국정원 선거개입 자세히 조사하는게 이상해요.. 13 이해안되는것.. 2013/06/27 1,517
270378 이보영 죽집아줌마로 나올때보다 살엄청 빠진거죠? 7 .. 2013/06/27 3,820
270377 부산 아짐 제주도휴가 가면 이렇게 합니다. 2탄 139 제주도 조아.. 2013/06/27 11,391
270376 미국, 영국, 일본이 돈의 노예 국가들인가? -> 대답은 말도 .. 자유주의자 2013/06/27 563
270375 결혼은 답이 없는 거 같아요 미혼한테는....... 25 ... 2013/06/27 5,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