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구 여대생 사건을 접하면서...

행복해2 조회수 : 2,298
작성일 : 2013-06-02 16:43:16

지금은 3살된 딸아이가 있는 아기엄마에요.

10 여년전 대학교에 입학해서 한참 노는데 맛이 들여져서

매일 술에, 밤 12시는 기본에, 택시타고 귀가는 비일비재 였어요. 

근데 술먹고 노는건 좋아하는데 주량이 그다지 세지 않아서 매번 술을 마시면 취하고,

버스나 지하철에선 자다가 집을 지나친 적도 있구요.

그러다 보니 택시도 여러번 탔지요.

자신의 주량을 알면 절제할 줄 알고 적당히라는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한심하네요.

왜 그리 술먹고 취해서 노는게 좋았는지...

 

부모님도 걱정을 참 많이 하셨는데, 음식 장사를 하시다보니 가게 끝나는 시간이 늦는지라

귀가시간에 본의 아니게 엄격하지 못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더 막무가네로 논것도 같네요.

어느날 늦게 놀다 집에 가는데, 어쩌다보니 새벽3시가 다되가는 시간에 핸드폰도 꺼져버렸죠.

집에서 난리가 날것은 뻔한 일이었구요.

딸이 새벽3시가 되도록 안들어오고, 핸드폰도 꺼져있으니...

그날 밤 집에 들어가니 아빠가 깜깜한 거실에 혼자 앉아계시고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죠.

다음날 눈치를 봐서 일찍들어가 부모님 오시기 전에 자는척을 했는데,

아빠가 술을 정말정말 많이 드시고 들어오셔서 흔들어깨우시며 거의 우시다시피 하셨어요.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왜 날 이렇게 괴롭게 하냐...'셨어요.

시간이 지나 그일은 점점 희미해졌지만,

세월이 흘러 딸아이를 가진 저는 그때 제가 얼마나 불효를 저질렀는지 이제야 가슴을 치네요.

 

물론 세상이 자기 뜻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술에 취해 택시에 잠이 들었을 대구 여대생이 꼭 예전의 저를 보는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섬뜻합니다.

네. 제가 운이 좋았던 거겠죠.

그렇게도 여러번 택시에 술에 취해 잠이 들어도 집앞에 무사히 데려다주시고, 흔들어깨우신 택시기사님을 비롯해...

하지만 지금은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과거에 그랬던 것도 정말 후회합니다.

 

범인놈은 때려죽여도 시원찮은건 당연하고요,

그전에 우선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는건 정말 위험해요.

저부터 반성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IP : 59.187.xxx.15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6.2 4:46 PM (211.209.xxx.15)

    속 깨나 썩이셨네요. 부모는 피가 마르는 일인데요.

  • 2. ‥ ‥
    '13.6.2 4:51 PM (125.189.xxx.14)

    에구....부모님. 피가 말랐을듯...
    우리나라 대학교고 사회고 그놈의 음주문화 땜시 문제네요
    원글님 본인도 잘 아시게 되셨고하니 우리 아이들은 엄격하게 교육시키자구요
    칼귀가~~

  • 3. ㅔㅔ
    '13.6.2 5:06 PM (59.14.xxx.245)

    술을 먹다보면 그무리중에서 항상 취하는 여자만 취해요.

    자기스스로도 술이 약한걸 인지하면서도 계속 마시더라고요.

    그런사람들은 자기가 가족들이나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걸 인지못하죠. 문제예요.

  • 4. 저도
    '13.6.2 6:01 PM (119.64.xxx.73)

    그랬어요...전 딸에게 말하려구요. 대학가면 술자리 피하지 말고 다 가라...단 많이 취하지는 말아라.

    그리고 집에오기 30분전에 꼭 엄마에게 전화해라..데리러 가마...남들에게 욕먹어도 그렇게 하려구요..-_-;;

  • 5. 저도요
    '13.6.2 6:46 PM (180.229.xxx.173)

    저는 대학교 초반 때 차가 끊겨서 5정거장을 새벽에 혼자 걸어서 온적도 몇 번 있었어요. 물론 미친듯이 큰길로 달려 왔지만...
    나이트 가면 새벽 첫 차 운행할때까지 친구들하고 모여 있다던가.
    나름 주의를 한다고 햇지만 지금 같은 시대였다면 벌써 뭔일이 나도 났을 거에요.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때 하도 정신 없이 놀아서 인지 이제는
    노는 게 시들해요. 여행이나 좀 다니고, 조용히 독서 즐기고.... 동네맘들과도 교류도 거의 없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0516 아파트아파트아파트 원래 그런가요 10 아파트 2013/06/03 2,315
260515 가볍고 쓰기 적당한 식도 추천해 주세요 4 식도 2013/06/03 1,967
260514 레자슬리퍼 (병원슬리퍼) 싸게 파는 곳! 월요일 2013/06/03 860
260513 열심히 댓글달아 조언해줬는데 글 싹 지워버렸네요.. 5 허무.. 2013/06/03 1,025
260512 제가 본 코스트코 나쁜놈 11 .. 2013/06/03 3,464
260511 나이드신 부모님 이혼 9 딸인게.. 2013/06/03 5,216
260510 화창한 날씨 이불 빨래 중입니다. 2 아~ 좋아라.. 2013/06/03 795
260509 도자기 살펴보러 어디로 갈까요? 4 간만에 귀국.. 2013/06/03 1,017
260508 6월 3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3/06/03 388
260507 어린이집 현장학습 간단 도시락 뭐가 있을까요? 7 새싹반 2013/06/03 1,201
260506 싱글침대에 퀸사이즈 이불은 너무 클까요? 11 .... 2013/06/03 3,949
260505 백지영 결혼 하객... 럭셔리 인맥이네요 3 Fisher.. 2013/06/03 5,744
260504 아니 피아노 레슨고민 4 피아노 2013/06/03 986
260503 황법무 "원세훈 선거법 위반 적용말라"..검찰.. 6 샬랄라 2013/06/03 780
260502 개명 하고 싶어요 4 하이나 2013/06/03 1,359
260501 초등학교 여교사가 음주 운전 걸리자 팬티 벗어 던지며 난동 5 참맛 2013/06/03 2,522
260500 남편의 자기 비하,왜 그러는 걸까요? 1 못난 남자 2013/06/03 916
260499 6월 3일 [김창옥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3/06/03 480
260498 40대 중후반 아직도 생리양 많으신 분 6 생리 2013/06/03 3,160
260497 최고의 감자사라다 요리법 알려주세요. 14 내일 요리 2013/06/03 2,677
260496 [박근혜정부 100일] 청와대·정치권 불통.. 친박이 새누리당 .. 1 한국일보기사.. 2013/06/03 568
260495 박 대통령, 외치 성과냈고 내치선 빛바래 ㅋㅋㅋ 5 참맛 2013/06/03 669
260494 피부가 햇볕에 너무 빨리 타는데 1 피부 2013/06/03 945
260493 1회용이나 다른 괜찮은 콘택트렌즈 추천부탁드려요. 4 콘텍트렌즈 2013/06/03 1,152
260492 도와주세요~다리 셀룰라이트때문에 반바지를 못입겠어요 ㅠ 6 멘붕 2013/06/03 4,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