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도 타고 시소도 타고 미끄럼틀도 타다가
미끄럼틀 뒤편 약간 구석진곳에 초딩으로 보이는 아이 세명이
고개를 푹 숙이고 여중생 2명에게 혼나고 있는걸 보았어요
살짝 지켜보다가
왜 이러고 있니?물어보니 묵묵부답
왜 혼내는거야? 중학생에 물어보니
혼내는거 아닌데 자기들이 그냥 이러고 있는거라고
자기들은 아무짓도 안했다네요
그럼 얼릉 집에가자 했더니 아이들이 꿈쩍도 안하고
중학생 눈치만 보더라구요
얼릉 가자 그래도 안가고
아이랑 노는척하며 좀 더 지켜보다가 안되겠어서
얘들아 왜 이러고 있어
아줌마랑 떡복이 먹으러가자하며
초딩아이들 3명 어깨를 밀며 무작정 놀이터를 벗어났어요
근데 눈치없는 4살먹은 울 아들녀석이 미끄럼틀 탄다며
안따라오네요 ㅠㅠ 어서 가자 엄마가 떡복이 사줄게 꾀어도
며칠 비 온 뒤라 오랜만에 놀이터 나들이에 놀고 싶어서 안달이 난지라 도망다니고 ..
놀이터를 빨리 벗어나야할텐데 아들내미는 안오고 난처한데
아이들이 기다리다가 저랑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꾸벅하며 고맙습니다 그러네요
많이 놀랐지 얼릉 집에 가자 토닥토닥하며 말을 거니까
갑자기 눈물을 뚝뚝흘리면서 놀고있는데 ~ 언니들이 ~~ ㅠㅠ
뭐라뭐라 설명을 하더라구요
여중생들이 아직 놀이터에 있어서 빨리 벗어나는게 나을것같은데
아이때문에 같이 못갈것같아
얼릉 지갑을 보니 5만원짜리 한장이랑
천원짜리 세장밖에없어서
삼천원을 음료수라도 사먹으라고 쥐어 보냈어요
아이들이 가고 나자 중학생도 그냥 가더라구요
덩치큰 아이들 같으면 좀 무서웠을텐데 여중생들이 여리여리하고
저는 170에 떡대 좋은 아줌마인지라 그나마 무서워했던거같아요
키큰게 이럴때 써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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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또 신나게 놀고있는데 어떤 초딩남자아이가 옆에와서 놀더라구요
같이 놀고 싶어하는것같아 시소도 같이 타고 같이 놀아줬더니
초딩아이가 제 옆에 졸 졸 따라다니며 우리아이랑 놀아주며 신나하더라구요
자기 동생은 3살이래서 와 좋겠다하니 사촌 동생이라하고
형은 있니 하니 있대서 좋겠다하니 사촌 형이라 하네요 ^^
알고보니 우리아이처럼 외동인가봐요
가끔 놀이터 가서 놀아줘야겠어요
밥 안먹어서 속상했는데 한바탕 놀다 들어가니 청국장에 밥 비벼서 한공기 뚝딱하고
수박을 4조각이나 먹었어요 전 배불러서 2조각밖에 안먹었는데 ..
수박을 4조각이나 먹더니 이불에 대형지도를 그렸답니다
아 안싼지 한참되서 방수 패드 뺐더니만 ㄷㄷㄷ
외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잠깐 둘째 생각했다가
이 육아를 또 해야한다니 ㄷㄷㄷ금새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