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귀농을 꿈꾸신다면......

게으른농부 조회수 : 4,228
작성일 : 2013-05-24 01:11:12

 

근래들어 많은 분들이 귀농을 하시고

또 귀농을 꿈꾸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가 봅니다.

 

오늘 모처럼 시간을 내어

여기저기 지나간 TV방송들을 뒤지다보니

귀농에 실패한 사례들이 나오네요.

 

안타까운 마음에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우선 귀농을 준비하신다면

본격적인 귀농에 앞서 차분히 3~5년간 시간을 두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농업은 다양한 변수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초기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위험부담을 낮추셔야 합니다.

 

기상의 악화로 -태풍이나 가뭄, 홍수등등등등-

혹은 시장의 변화로 주작목의 가격폭락이나

때로는 운용자금의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귀농을 하시더라도

조급하게 멋진 집을 지으시는 것은 삼가하셔야 합니다.

가진돈의 상당부분을 집에 투자하시면

나중에 보따리 싸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 농업은 스스로의 완전한 터득이 있어야만 합니다.

개중에 좋은 멘토를 만나 성공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멘토를 자청하는 대부분이 사기성이 농후합니다.

스스로 원하는 농작물에 관하여 자신있을때까지 -판매까지 포함하여-

열심히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신문이나 언론매체에 떠들썩한 작물같은 것은

그냥 남의 일이려니 여기시고

옃가지 방법을 염두에 두시고 실험과 공부를 병행하셔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지자체나 정부가 권장하는 작물은 절대 손대시면 않됩니다.

망할 확률 99% 보장합니다.

농업관련분야에서 돈장사만 해왔지만

우리정부는 귀농인들같은 소농들에게는

절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직 반쯤 귀농한 형태인데

이따금 농장을 둘러보겠다거나

양계기술을 배우시겠다고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지껏 그렇게 다녀가신 분들중에

저처럼 농사를 지으신다거나 하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손쉽게 남들이 하는 종목을 따라갑니다.

 

목가적인 전원풍경의 이면에는

목구멍에 풀칠을 해서 살아 남아야 하는

수많은 농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농업이 그리 손쉽다면 왜 우리나라 농민과 농가의 숫자가

그렇게 급격히 줄어들고 있을까요?

그분들은 농사일이 몸이 동체인데 말입니다.

 

농사일을 시작한지 저는 4년차입니다.

만약 제가 생업을 접고 농사일에 전념했다면

아마 저희 가족은 길거리로 나앉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텃밭농사며 어깨너머농사로 따지자면

저도 농사경력이 20년쯤은 될 것 같습니다.

 

이따금 술자리에서 않되면 농사나 짓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꼭 일침을 놓습니다.

당신 그러면 거지되기 십상이라고......

 

우리나라에서 소농으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는 아니더라도 그물망을 통과하는 것과 비슷할겁니다.

제가 이전에 그렇게 좋아했던 노무현대통령이

7만인가? 정예농부를 키운다고 했을때

우리나라의 잘못된 농업정책의 핵심을 보았습니다.

나머지 293만의 농민들은 어디로 갈까요? 

 

아직도 우리정부는 공산품의 수출에 정신이 팔려

농업이 왜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를 모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거기다가 섣불리 귀농하는 분들에게 들러붙어

진드기구실을 하는 다양한 사기꾼들이 존재합니다.

건축업자, 종묘판매업자, 부동산중개업자......

때로는 거기에 지자체나 정부도 한몫 거들기도 합니다.

 

귀농~

프랜차이즈 가맹점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최소한 적은 투자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은 후에

남의 말은 저어기 바다너머 당나라 얘기려니 하는

그런 내공이 쌓인 후에 하시기를......

 

 

 

 

 

IP : 220.81.xxx.16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맨도롱
    '13.5.24 1:19 AM (112.133.xxx.39)

    이 밤에 소중한 고언 고맙습니다. 제가 과연 적응할수 있을지 실험중이라서요.

  • 2. 게으른농부
    '13.5.24 1:29 AM (220.81.xxx.162)

    저도 실험중인데 충분히 가능성은 있습니다.
    올바른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지금 농업의 틈새시장이고
    앞으로의 대류라고 믿습니다. ^ ^

  • 3. 농부의 아들
    '13.5.24 1:31 AM (1.127.xxx.78)

    제 남친이 외국에서 큰 밀농사 하는 부모님이 계신데요
    시티에 빌딩 교통체증 등등으로 신물이 나죠
    농사짓고 싶어 물어보니어머님이 농사로 돈 벌 생각일랑 말아라 하셨답니다. 날씨변수가 많고 그거 조절은 불가..
    취미로 텃밭 저랑 둘이 하는 데 돈 많이 들어가데요. 잘잘한 사과, 배 킬로에 49센트= 오백원 주고 요즘 사먹는 데 둘이 저녁먹으면서 안그래도 농부들 어떻게 순익내나..그러니 자살하지 않냐 그러고 있었네요 농부님 키톡 늘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ㅅ.ㅅ

  • 4. ^^
    '13.5.24 1:32 AM (1.225.xxx.126)

    귀농하는 곳에도 사기꾼이 있군요ㅠㅠ
    생생한 실상~~~~고맙습니다.
    잘 새겨 듣겠습니다.^^

  • 5. 게으른농부
    '13.5.24 1:40 AM (220.81.xxx.162)

    외국...... 제가 알기로는 미국은 수백만평 농사짓는 농부들도 거의 탈진상태입니다.
    거대 애그리비지니스업체들의 횡포에 농업도 소비자도 ......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은 반면 안정된 농업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부와 관료 그리고 사회구성원들이 올바른 농업이 왜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올바른 방식의 농업은 항상 길이 열려 있습니다.
    어쩌면 생산자보다 소비자가 훨씬 더 현명한지도 모릅니다. 먹어보면 아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극소수지만 그런 현명한 소비자들이 올바른 농업을 구축해 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 6. 게으른농부
    '13.5.24 1:43 AM (220.81.xxx.162)

    ^^님도 귀농을 생각하신다면
    그저 내 눈으로 보고 내 손으로 만지는 것 외에는 가급적 믿지 마셔야......

    저희농장 아래에 요양차 귀촌하신 형님도 집문제로 7개월가까이 속썩으시더라구요.
    조금 손해보고 그나마 마무리가 되었지만
    제 친구녀석은 건축비 한번에 건네주자 업자가 도망가서 집 두채값에 한채 지었습니다. ^ ^

  • 7. 초등
    '13.5.24 7:31 AM (180.66.xxx.32)

    까지 농촌 살았고 지금 은퇴예정이라 내년에 귀촌하려합니다
    물려받은 문전옥전답이 2500평가량 있는데 직접 농사지으려합니다
    씨족 집성촌으로 거의 노인 친척들이 사는마을이라 낮설지는 않지만 천천히 쉬엄쉬엄 시작하려고요
    연금생활자이므로 농사로 연명하지않아도 되지만 해나갈지 걱정입니다
    집이없어 전세를 구하고자 하는데 살만한 집이 안나오네요

  • 8. 잘 읽었습니다.
    '13.5.24 7:31 AM (121.88.xxx.128)

    소비자의 눈은 높아지고 공해로 환경은 나빠지고
    세월따라 체력도 떨어져가고 우리나라도
    점점 열대우림 기후로 변해가서 힘들 것 같아요.

  • 9. 플럼스카페
    '13.5.24 7:54 AM (211.177.xxx.98)

    농부님 감사합니다.
    남편이 귀농을 원하는데 속은 어떤가 몰라도 겉으로 말하긴 귀농이나 하지...그런 말투라 걱정이 되었어요.
    글 지우지 말아주십사 부탁드려도 될까요? 남편과 같이 보고싶어요.

  • 10. ^^
    '13.5.24 8:25 AM (116.34.xxx.204)

    감사합니다. 언젠가 우리가 먹을 농산물을 직접 경작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명심할게요^^

  • 11.
    '13.5.24 9:20 AM (121.50.xxx.98)

    감사합니다^^ 귀한글이네요

  • 12. ........
    '13.5.24 10:24 AM (125.136.xxx.197)

    맞습니다!!농사 쉽게 생각하면 절대 안되죠.차라리 도시에서 월급생활하는게 더 편해요.여름 땡볕에서 논을 바라보고있노라면 저저로 한숨이 나오던데요. 그냥 돈주고 사먹겠다 ㅠ.ㅠ
    요즘 텃밭분양하는것보면 처음엔 의욕이 넘쳐서 씨뿌리고 지주대세워주고 날마다 와서 쳐다보며 즐거워하다가 점점 햇볕이 뜨거워지고 폭우한번 쏟아진후엔 오지도않고 잡초만 무성하게 자랍니다.
    이게 귀농과 다를게 뭐가있나요?

  • 13. ........
    '13.5.24 10:27 AM (125.136.xxx.197)

    농업도 중요하게 생각해야되는데 우리나라는 언제나 정신차릴지.......무기보다 더 무서운게 먹거리죠
    당장 밀가루 농사 잘안되어서 밀값올라가면 우리나라도 바로 타격을받습니다.
    라면,빵값,과자 등등해서 더불어 설탕,식용유,이런것까지 줄줄이 가격이 올라요.

  • 14. 주옥같은 글
    '13.5.24 10:46 AM (203.236.xxx.105)

    감사합니다. 저희도 매년 땅 조금 임대해서 푸성귀 키워먹고
    미래 식량위기에 어쩌나 걱정하면서 귀농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저런 겁나는 얘기에 엄두도 못내고 잘 정착한 분들 부러운 마음으로 보고 있네요.
    앞으로 농부님 농사가 잘 풀리셔서 많은 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랍니다~

  • 15. 주말농장해요
    '13.5.24 12:58 PM (121.151.xxx.247)

    투자비대비 항상 적자입니다.
    사먹는게 싸요.

    농사짓는거 정말 힙듭니다. 주말농장해도 밭에 다녀오면 근육 이완제 먹어야하고
    잡초에 항상 굴복해서 수확조차 못하는경우도 많아요.

    저두 귀촌할 계획은 가지고있지만 농사로 밥먹고 살긴 힘들꺼같아요.

  • 16. 고맙습니다
    '13.5.24 1:23 PM (58.240.xxx.250)

    텃밭 한 번 가꾸어 보지 않은 서울토박이 남편...나중에 시골 가서 농사 짓고 살 거다 노래를 부르는데...
    이 글 보여 줘야 겠어요.

  • 17. 게으른농부
    '13.5.26 9:08 PM (220.81.xxx.162)

    농업의 장점이라면 무리한 욕심만 억제한다면
    굶어죽을 일은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다양한 농업의 기회가 있습니다.
    평범한 작물이라도 그저 전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기만 해도 시장은 무한할 지경입니다.

    남의 얘기 너무 믿지 마시고
    나라면 어떤 농산물을 사먹을까 고민해 보시고
    그에따른 방법을 고민하고 실험해 보신 후에 귀농을 하시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정말 올바른 농산물 생산량이 얼마 않된다는 점을 감안하시면
    목구멍에 거미줄제거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9956 자다가 조용히 죽는 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5 건강한 사람.. 2013/06/08 9,136
259955 서울에 정착하려합니다~ 지역 추천 부탁해요 4 조언 절실 2013/06/08 1,467
259954 신기한 마법스쿨..같은 책을 싫어라 하는 아이들 1 2013/06/08 532
259953 가스오븐렌지의 렌지만 바꿀수도 있을까요? 4 오븐렌지 2013/06/08 891
259952 [원전]日 수명 다한 원전 3기 ‘폐쇄비용 부족’…안일한 예측 .. 6 참맛 2013/06/08 585
259951 한방약재.. 어디서사야 믿고살수있을까요? 5 허약 2013/06/08 618
259950 82 자게 예전의 느낌이 아니에요 13 무명 2013/06/08 2,044
259949 가위 1 칼갈이 2013/06/08 355
259948 면세점에서 사면 좋을 물건들 추천부탁드려요 1 bk 2013/06/08 1,488
259947 82에 올린글이 네이버에 8 바스켓 2013/06/08 1,983
259946 환자가 가도 괜찮을까요? 야유회 2013/06/08 544
259945 오늘 병원 문 열까요? 4 아이가 아파.. 2013/06/08 495
259944 손연재 미워하는 사람들의 심리.. 37 코코넛향기 2013/06/08 4,158
259943 도쿄 에도강 장어에서 방사성 세슘 첫 검출 1 개시민아메리.. 2013/06/08 642
259942 하소연할 곳이 없어요. 5 ㅠㅠ 2013/06/08 1,329
259941 삶의 무게로 매일 울어요.. 32 아이둘 엄마.. 2013/06/08 10,532
259940 성격이 나빠서 그렇지 놀부가 참 주도면밀하긴 하네요 9 ..... .. 2013/06/08 2,178
259939 절전하라고하면 나는 1 .. 2013/06/08 560
259938 심야에 기대 4차원소원고백 잠깐 뜬금포로 해보고프네요^^ 2 고요하게.... 2013/06/08 783
259937 19금) 5 복잡미묘 2013/06/08 4,066
259936 아이 교육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남편 11 진짜시러 2013/06/08 2,233
259935 우리딸 건강엔 안좋겠지만 오늘 재밌게 해줬어요 10 어웅 2013/06/08 3,713
259934 시아버님 제사 9 미련한 나 2013/06/08 2,639
259933 낙동강에 또 녹조 발생, '4대강 재앙' 확산 5 2013/06/08 723
259932 김광규 부산집 ㅠ.ㅠ 56 세상에 2013/06/08 36,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