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것도 왕따에 속하는 행동이래요.

한가한 날들 조회수 : 2,992
작성일 : 2013-05-16 18:43:40

가끔, 의도치않게 ebs채널을 아무도 없는 낮시간대에 고정시켜놓고 잠시 얇은 책을 보고있다던가, 한두개의 컵을 씻고 돌아설 무렵같은 짤막한 타임에 tv속의 사회자가 한마디 던지는 말이 귓가에 찰싹!달라붙은 적 있으세요?

꼭 ebs채널이 아니더라도 사회자가 나와서 포럼형식이든, 아니면 두세명의 사람들과 나와서 그다지 높고낮은 억양없이 사회전반적인 문제나 심리현상들을 다룰때의 그 목소리들을 제가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세바퀴라던가, 이런 언성높고 시끄러운 프로보다는, 하루의 오후를 마감하는 이른저녁시간대에 차분한 목소리로 그날의 이슈를 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소소한 집안일을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느긋해지는 걸 좋아해서요.

 

그러다가,

그 채널속의 사회자가

"굳이 육체적인 체벌이 아니더라도, 어른이 아이를 흘겨보거나, 무시하거나, 미워하는 행동도 정신적인 학대에 속한다"

라고 말하는것을 듣는순간, 제 어린시절이 오버랩되면서 귀에 그 말한마디가 그대로 화살처럼 날아와 박히는 경험을 했어요.

그후로도 더 말이 이어졌지만 그건 더 기억이 나지않고요,

고모네집에 있으면서 지냈던 어린시절에 고모부가 제게 했던 그 일련의 모든 일들이 다 생각나고 아, 그런거였구나 하면서모든것이 다 이해가 되는 순간을 경험했던거에요.

그전에는 그게 정신적인 학대라고는 생각을 못했던거고, 다만 눈이 찢어지도록 절 올려다보면서 입한쪽을 일그러뜨리고 경련을 일으키면서 미워하는 눈길로 바라봤던 고모부에게 7살이었던 제가 비굴하게 그냥 웃으면서 서있던 기억만 나요.

새벽 다섯시면 일어나라고 양말신은 발로 옆구리를 툭툭차면서 야!야! 하고 한번도 제대로 된 눈길로 봐준적이 없던 고모부를 지금은 이해하긴 하죠.

그런데 제가.. 아주 특이한 습관이 생겼습니다.

새벽 다섯시부터 이층양옥집을 다 청소하고 욕실청소하고, 계단 닦아내고, 신발정리하고, 마당쓸어내고 난간위의 화분에 물을 주고 뒤란의 계란 정리하는 일을 7살때부터 하다보니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게 먼저 온집안의 유리창을 닦아내고 창틀닦고, 현관문닦고, 온집안을 다 닦아내고 이일을 웬만하면 거른적이 별로 없네요.

그래도 좋은 습관인거죠?

그런데 또 얼마전엔 심야프로에서 왕따에 대한 강좌가 열렸는데 그걸 강좌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사회자와 또 앞에 누군가 한명 앉아있고 둘이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하던데..

아마 그 단조로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제가 졸았던거 같아요.

그러다가 사회자가

"제법 나이차가 나는 시댁윗동서가, 아랫동서를 무시하고 , 험담하는것도 왕따에 속해요. 무시하는것도 왕따에 속하는데 이건 권력형 왕따에요. 그리고 그 심리에는 질투,시기가 섞여있다고해도 무방해요."

라고 하는말이 또 귓가에 그대로 쏜살같이 날아와 박히는거에요.

근데 정말 그 사회자의 말처럼 그런것도 왕따에 속하는 걸까요?

왕따는 무리전체가 따돌리는건데, 개인이 저렇게 무시하는것도 왕따인거고, 또 무시하면서 험담하는것에는 아랫동서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동반되는건가요? 정말 내가 무시해도 될만큼 형편없어서가 아니고?

나이가 제법 나는 동서가 나이어린 아랫동서에게 그렇게 하는것은 정말 시기질투가 있어서 그런건가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82님들은요?

 

IP : 110.35.xxx.14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5.16 6:50 PM (203.152.xxx.172)

    시기 질투인지는 모르겠고 괴롭히려는 못된 마음은 확실하겠죠..
    아랫사람이 몰상식하지 않다면, 윗사람이 잘하면 아랫사람은 따라오게 되어있거든요.
    그래서 윗물이 중요한거구요..
    그것보다 원글님 어린시절이 참 안타깝네요 ㅠㅠ
    물론 고모부도 힘들었겠죠 남의 자식 데리고 있으려니 얼마나 미웠겠어요..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안쓰럽네요 ㅠㅠ

  • 2. 원글
    '13.5.16 6:57 PM (110.35.xxx.145)

    저도 아이를 낳아 키워보고 길러보니, 그 고모부의 맘을 알것 같아요.
    그래도 좋은 습관은 하나 있다싶은게 제가 정말 청소랑 정리정돈은 아주 잘하거든요.^^
    그건 제대로 배운것 같아 다행이다싶어요. 한번 하면 대청소처럼 하게 되는데 거기에 몸이 익숙해져서 괜찮으니까요.
    그보다 정말 나이차가 많이 나는 큰동서가 아랫동서를 무시하고, 다 큰 자기자식들하고만 몰려다니면서 귓속말로 험담하는 것은, (시기질투)라는 단서가 꼭 붙는건 아닌거죠?
    그건 그 사회자가 남자이기도 하지만, 시집살이를 안해본 사람이라 그런거죠?

  • 3. 동감
    '13.5.16 7:05 PM (110.70.xxx.6)

    사회자의 말에 동감해요

  • 4.
    '13.5.16 7:32 PM (180.182.xxx.201)

    나 너랑 말하기 싫어 라는 태도가 있죠.. 굳이 왕따라고 안해도 누군가를의도적으로 말안붙이고 다른이랑만 쑤군대는 행위도 상처를 주는 짓이죠

  • 5. ..
    '13.5.16 11:11 PM (121.188.xxx.45)

    시기 질투인것도 있고 또다른 하나는 상대를 아주 낮게 봐서 무시하는거죠..

    전형적인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사람....이런 경우는 상대의 잘난점을 시기,질투한다기보단

    너 별볼일없다고 무시하고 깔보는 경우 봤어요..

    친구사이면 시기질투가 많겠지만 시댁에서는 그런경우가 더 많이 않을까요?

    동서든 시어머니든 능력있고 돈있는사람이 대체로 권력을 갖고 큰소리 치죠..

  • 6. ....
    '13.5.16 11:40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저 어렸을때 늘 저를 흘겨보고 무시하고 미워하던 제 친어머니라는 여자가 생각나네요
    그때 당시에는 그게 정신적인 학대라는 생각은 못하고 내 친엄마인데 저 사람은 왜 나한테 저렇게 할까
    이해가 안되서 어린마음에 혼란스러웠거든요

    결혼하고 나니 제 윗동서 라는 사람도 시어머니랑 둘이서 그리 제 험담을 하고 절 무시하구요
    전 참 한심하죠 결혼하기 전이나 결혼한 후에도 변한게 없이 이모양이니

    원글님 올려주신글 좋아요
    저의 어린시절과 현재를 돌아다볼수 있는 계기가 되서 좋아요
    생각하면 피가 꺼꾸로 솟고 제 자신이 벌레처럼 느껴져서 울고 싶지만 제가 극복해야될 저의 과거와 현재인걸요 아무도 대신 할수 없는일 이구요

  • 7. 원글님
    '17.9.20 3:55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올려주신글 좋아요 지우지 마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5994 제습기사고 잠안오는밤... 19 충동구매 2013/05/28 4,415
255993 청부살인 하지혜 아버지 라디오 .... 5 ㅗㅗ 2013/05/28 3,897
255992 여울이와 강치의 러브라인 1 .. 2013/05/28 1,024
255991 프로베이션 (probation) 통과하지 못한 직원에게, 어떻게.. 6 ㅇㅇ 2013/05/28 2,937
255990 생리통이 너무 심해요... 11 통심.. 2013/05/28 1,783
255989 핫도그 만들때 어떤 소세지가 좋을까요? 2 핫도그 2013/05/28 1,131
255988 스물다섯 딸아이가 만나는 남자 99 결혼반대 2013/05/28 21,535
255987 남편과의 냉전 5 억울한여자 2013/05/28 2,720
255986 어쩌죠?아이가 학교 수행평가라며 4시간 동안 한 문서가 .. 4 도와주세요 2013/05/28 1,973
255985 승승장구폐지진짜이해안가요 10 ..... 2013/05/28 2,675
255984 무엇이든 못먹는게 없는 남편 13 음식처분 2013/05/28 2,617
255983 공동주택에서 개3마리 키우는건 심하지 않나요? 5 2013/05/28 1,697
255982 전월세 복비 1 복비 2013/05/28 1,418
255981 이 시간에 열쇠집 불러서 문따고 들어왔습니다ㅋㅋㅋㅋ 3 .... 2013/05/28 2,262
255980 ocn 에서 셜록2ㅡ1 해요 1 호호호 2013/05/28 906
255979 현수막 제작 하는곳 소개 부탁드려요.. 6 도와주세요... 2013/05/28 716
255978 동갑들하고 잘 지내시나요? 5 궁금해요 2013/05/28 1,281
255977 그동안 내가 보아온 엄마들.. 12 불면증 2013/05/28 5,104
255976 옥정이가 웃으니 저도 따라 웃게 되네요^^;;; 3 하... 2013/05/28 1,430
255975 88 사이즈 이벤트 5 공자천주 2013/05/28 1,409
255974 자녀 셋. 키우시는 분들 생생한 조언 듣고싶어요. 26 밤새고고민 2013/05/27 3,892
255973 안녕하세요 보세요? 2013/05/27 792
255972 이수역에 있는 골드맘이라는 피부관리샵 아시는 분 계실까요? 혹시 2013/05/27 1,617
255971 숨쉴곳이 없어요 3 답답 2013/05/27 1,115
255970 얼굴에 지방이식.. 4 2013/05/27 1,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