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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 이번엔 그리스!

깍뚜기 조회수 : 5,556
작성일 : 2013-05-14 18:55:30

좋은 소식은 없고 더러운 놈들만 설치는데 날씨만 왔다로 좋은 시절입니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에 이어 이번엔 '비포 미드 나잇'

비포 미드 나잇이란;;;; 제목만 보면 애욕과 뜨거움이 넘치는 성인물인 줄 알겠어요 ㅋㅋ

비포 선라이즈부터 둘의 여정을 함께 따라갔던 분들이라면 이번 영화도 정말 반가우실 것 같습니다.

 

96년 아마도 코아 아트홀 아니면? 에서'비포 선라이즈'를 봤을 때는

타보지도 않은 부다페스트행 열차와 가봤을리 없는 비엔나, 이국적인 풍경과 풋풋한 대학생들의 수다

(네 이 시리즈물의 style은 일관되게 수다라고 할 수 있죠)에 낄낄대면서 재미있게 봤어요.

게다가 '죽은 시인의 사회', '청춘 스케치' (리얼리티 바이츠)의 에단 호크는 청춘 스타였죠!

살짝 컬 들어가 올라갔다 내려오는 앞머리 후후

당시 제 나이에는 솔직하면서도 '살짝' 있어 보이는 대화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넘 어렸던 거죠 ㅎㅎ

시크한 배경, 신파를 그런 대로 벗어난 결말로 기억해요.

아! 청춘남녀의 로맨틱한 하룻밤에 대리만족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처음 본 사람이랑 저래도 되나?, 진짜

공원에서 그런 거야? --; 대학생이라 저런 거야? 외국애들이라 저런 거야?'

억압적인 문화와 금욕주의의 세례를 받았던 그 시절의 여학생은

저들의 자유로움에 부러움과 더불어 살짝 당혹감을 느꼈던 것도 같아요.

오히려 '나인 하프 위크'나 '빠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보면서는 들지 않았던 느낌이니...

아마도 베드신없는 로맨틱이야 말로 아름다운 로맨스다...라는 판타지가 있었나 봅니다.

참, 비슷한 시기에 하이텔 펜팔 친구 남학생과(절대적으로 그냥 친구!!! 강조 ^^) 레오 까락스의 'Boy meets girl'을 봤는데,

흠... 그 친구의 반응이 영 시덥지 않더군요. 라긴 보단 이 영화를 고른 저를 원망하는 표정이었어요.

'넌 정말 재밌게 보긴 한 거야?'라고 묻는 듯한;;;; ㅠ

만약 그 때 '비포 선라이즈'를 같이 봤다면 우리 둘의 관계가 달라졌을까? 뜬금없이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2003년 '비포 선셋'은 운좋게 시사회로 보았어요. 신사동 시네마오즈였던 듯.

한참 어린 후배가 시사회 티켓 생겼다고 같이 가서 봤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9년이라는 공백 때문에 살짝 어색해지는 타이밍조차도 서로 어찌나 쿵짝이 잘 맞던지.

셰익스피어 인 컴퍼니에서 우연히 만난 설정만 빼면 아주 자연스러운 다큐멘터리 같았어요.

비포 시리즈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간과 이야기를 말하는 시간의 차이가 거의 없는 장면이

대부분이어서 관객 역시 그들의 시간에 몰입하기에 아주 현실감이 있죠.

'사랑과 랑만의 도시'로 여겨지는 파리를 배경으로 삼다니... 솔직히 약간 진부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저를 비웃듯, 그들이 훑고 지나간 대단할 것 없는 작은 골목, 거리, 허름한 유람선이 너무나 무심하게

있어 주어서 good~!

 

제시의 저녁 비행기 시간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보는 사람을 함께 긴장시켰던 것과 거리에서 만나 카페 - 유람선 - 차 안 - 결국 셀린느의 방에 이르기까지

개방된 곳에서 점점 작은 공간으로 기어들어가는 움직임도 재밌었고,

미간의 선명한 주름살과 더불어 솔직히 엄청 추리해진 에단 호크에 비해 줄리 델피는 여전히 아름답더라구요.

극중 에단의 결혼사, 인생사도 완전 진부하고 사실적;;;;

셀린느의 방과 매력적인 소품들, 그에 걸맞게 멋진 목소리!

(셀린느의 왈츠 http://www.youtube.com/watch?v=DbxSJ3XLwqk  )

둘이 어찌나 뜸을 들이는지 얼른 공항으로 가서 체크인하고 짐부칠 생각은 안 하고 소파에서 밍기적 밍기적!

 

이번엔 그리스네요. 그리고 마지막 시리즈라고 ㅜ

예고편 영상을 보니 여전히 투닥투닥, 롱테이크로 수다를 떠는 장면이 많더군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비포 선라이즈보다 비포 선셋에선 확~ 늙은 느낌이었는데,

9년이 지난 비포 미드 나잇에서는 앞의 두 영화의 차이보다는 덜하네요.

동시에 늙은 건 나 뿐이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씁쓸해집니다.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을 볼 당시에 그들과 절묘하게 타이밍이 어긋나서 영화 자체의 공감대와는 별개로

그 나잇대가 느낄 만한 접점은 살짝 비껴갔었거든요. 비포 선셋을 볼 때는 비포 선라이즈를 느끼기엔

이미 너무 늙어 버렸고, 그렇다고 비포 선셋에 완벽 동감하기에는 눈꼽 만큼 젊었고...

비포 선라이즈를 다시 보니 둘은 아주 애기네요 애기!!!

또 비포 선셋을 다시 보니 에단 호크가 그리 늙어 보이지 않는데요!!! 흑

그런데 왜인지 이 번에는 둘의 대사가 제 맘에 확~ 다가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직 보지도 않은 영화인데 이걸로 마지막이라니 아쉽네요.

Before dawn으로 한 편 더 찍지 ㅜ

 

 * 사소한 궁금증과 잡담

-한국이 최초 개봉이라네요? 특별한 이유라도?

-줄리 델피는 왜 벌써 은퇴하는 걸까요? ㅠ

-맞다! 에단 호크의 전 부인이 우마 서먼이죠. 줄리 델피나 우마 서먼이나 개성있는 아름다움이 있어요.

  우마 서먼은 셋째를 낳아다네요! 오앙. 우마 서먼하니 게리 올드만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데 이 분은 요즘 뭐하시는지 ㅎ

 

안 되겠습니다.

근무고 나발이고 뛰쳐나가 영화 한 편 봐야겠어요~!

뭐 볼 만한 영화 있을까요?



 

IP : 163.239.xxx.180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내가 원조팬이다
    '13.5.14 6:58 PM (188.99.xxx.151)

    헉...이렇게 광고냄새나는 글은 첨이네요 ㅎㅎㅎㅎ

  • 2. 닉넴스
    '13.5.14 7:03 PM (112.186.xxx.114)

    비포선라이즈..떠올리면 어리고 풋풋했던 내 청춘이 생각나서, 전엔 좋았는데 이젠 서글퍼지네요..저에겐 소중한 영화들. 이번 영화도 기대하고 있슙니다. 개봉날 조조로 보고, 질릴때까지 시간나면 극장가서 볼 거에요. 앞으론 이 영화들 극장서는 못볼테니까요...

  • 3. 깍뚜기
    '13.5.14 7:05 PM (163.239.xxx.180)

    잉? 광고 같나요? ㅎㅎ 배급사에서 돈 주는지 물어봐야겠;;ㅠ

  • 4. ^^
    '13.5.14 7:10 PM (39.121.xxx.49)

    저 13살때부터 에단호크 팬이예요 ㅎㅎㅎㅎ
    중고등학교때 팬레터보내서 답장도 많이 받았는데~~~
    그때 풋풋하던 스타와 팬이 이제 이리 나이들어버렸네요..저 올해 37살^^
    에단호크 나이보다 더 늙어보이는 외모 볼때마다 가슴이 아파요..

  • 5. ...
    '13.5.14 7:17 PM (125.178.xxx.145)

    광고냄새 하나도 안 느껴지는데요*^^*
    저도 그들의 수다 넘 좋아했거든요.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 디브디로 소장하고있어요.
    이번 비포 미드나잇 엄청 설레이면서 기대하고있어요.
    난...내 첫사랑이 궁금해지는데요. 한번 만나서 엄청 수다 떨고싶어져요~

  • 6. ...
    '13.5.14 7:28 PM (211.234.xxx.84)

    저도 광고냄새 안나요
    비포 선라이즈 제가 넘넘 좋아했던 영화라 공감 팍팍되요..
    풋풋한 이십대 시절 비포 선라이즈에 푹 빠져서
    비디오를 사서 얼마나 돌려봤던지..
    지금은 저도 다 디비디로 소장하고 있네요
    제 청춘과 함께한 영화라 남다릅니다
    비포 미드나잇 기대도 엄청되지만
    그들과 함께 나도 이제 나도 더이상 청춘이 아닌게 좀 서글퍼지기도하네요

  • 7. 우왕
    '13.5.14 7:28 PM (1.176.xxx.235)

    무슨 이런 정성돋고 그려지는 영화감상평이 다 있나... 이런 사람은 영화사에서 스카우트 해야된다...

    생각하면서 올라가서 닉네임보니 깍뚜기님. 대략 그럼그렇지 놀람.ㅎ

    글 읽고나니까, 세 편 연달아서 봐야겠다는 쓸데없는 각오가 생기네요.

    이 화려하고 어이없는 봄날에... 잘 읽었습니다^^

  • 8. 떡볶이
    '13.5.14 7:32 PM (71.206.xxx.163)

    깍뚜기님 살아있네~~!
    (반가워서라.. ㅎ)

    이 영화 땡기네욥..

  • 9. 캬바레
    '13.5.14 8:04 PM (113.216.xxx.58)

    전 에단호크가 머리를 감앗나 아닌가가 계속 궁금햇어요

  • 10.
    '13.5.14 8:07 PM (118.37.xxx.32)

    고령화 가족이랑 이영화 찜해뒀어요.

  • 11. 깍뚜기
    '13.5.14 8:19 PM (39.7.xxx.204)

    비포 팬 많으시네요~ 반가워요 ^^
    전 '러스트 앤 본' 곧 보려구요
    극장 널널하네요~~
    뚝불 든든하게 한 그릇비웠구요 ㅋ

  • 12. -.-
    '13.5.14 8:49 PM (211.246.xxx.83)

    그런 잔잔한 영활 안좋아해서 두편 다 때에 맞춰 봤을 때 감흥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비포 선셋을 우연찮게 봤는데 19살에 제일 처음 사귄 날 너무 좋아해줬던 남친이 생각나면서 내 청춘이 가버렸다는 뭔지 모를 실감이 나서 아주 우울했어요. 그 남자를 잡았어야 했다는 후회가 줄곧 생겨서 그런지 영화 보면서 내내 안타깝더군요~
    3편에서 더 늙어버린 그 둘을 보면 더 애잔해질라나~~
    지금 술 고푼데 감기땜시 꾹 참았는데 ~윽 진짜 술 고푸다~ 안되는데~

  • 13. 흰둥이
    '13.5.14 9:19 PM (203.234.xxx.81)

    저 96년 코아아트홀에서 개봉일에 봤답니다~~ 에단 호크 팬이라 기다려서 봤는데 너무 그지같은 배낭여행객 모습에 첫 10분 멘붕했던 기억이,,,,^^
    중간고사 전날인가 했는데 달려갔지요 ㅋㅋㅋ 개봉일에 선착순 선물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친구랑 저랑 가서 연인들은 와인인가 받고 그럴 때 키커 초콜릿 한 상자씩 받고는 좋아라~~했다능.
    이번에도 열심히 보러갈거예요 비록 딸래미 있는 아줌마지만 넘 설레네요^^

  • 14. ㅎㅎ
    '13.5.14 9:36 PM (118.91.xxx.111)

    추억의 코아아트홀.. 아직도 있나요? 저도 그곳에서 비포썬라이즈를, 런던에서 비포선셋을.. 보았습니다.
    두번다 눈부신 청춘에요,. 어느새 아줌마에 애엄마가 되어 비포미드나잇을 기다리네요.
    그때 그시절, 비포선라이즈와 비포선셋을 같이 보았던 그 놈들은 잘 있으려나? ㅎㅎ

  • 15. superwhy
    '13.5.14 10:04 PM (110.10.xxx.232)

    와 96학번이라 정말 추억은 방울방울이네요.
    늘 비포선라이즈 베스트영화로 꼽고 다니고 하루키 좋아하고 유희열 라디오듣던시절 ㅎㅎ 늘 그렇다 난 변함없다 하다가 지금 남편인 그때 남친과 광화문씨네큐브에서 봤었네요. 감동은 그만큼은아니었고 다만 그 시절이 넘 기억나네요. 개봉영화 맘껏보던연애시절. ㅎㅎ 요즘은 애셋을키우느라 쩔어도 아주 쩔어 뭐가 개봉하는지도 모르고 사는데 ㅠㅠ 거기서 또 9 년이 지났다니 세월이 무섭네요 ㅠㅠ 다시 스무살의 나같은 기분 그립네용

  • 16. jung
    '13.5.14 10:26 PM (119.69.xxx.198)

    꺄오 이 두 영화 저의 완소 시리즈에요....그런데 3편이 나온다니 너무 반가운 소식이네요!!
    대학 1학년에 비포선라이즈 그리고 결혼 1년차에 비포선셋... 개봉 시기조차 참으로 상념 돋는
    김동률 공연만큼이나 기다려집니다 ㅎㅎ

  • 17. 94학번
    '13.5.14 11:42 PM (119.64.xxx.211)

    원글님이랑 어쩜 한번은 마주쳤겠네요
    이제야 인사합니다^^
    저두 코아아트홀과 시네마 오즈
    비포선셋 초반에 확 늙어버린 에단 호크때문에 속상했는데 영화 후반으로 갈 수록 멋스럽더군요
    휴가때 영화나 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8. 쓸개코
    '13.5.14 11:48 PM (122.36.xxx.111)

    앞의 두작품 다 봤어요.^^
    마지막 작품 봐드려야죠. 멋진배우들인데..^^
    참 얼마전에 보다 말았던 작품이 "파리의 늑대인간"인데 줄리델피가 나와요.. 늑대인간인듯 ㅋ

  • 19. ㅋㅋㅋ
    '13.5.15 1:02 PM (14.35.xxx.1)

    잉? 광고 같나요? ㅎㅎ 배급사에서 돈 주는지 물어봐야겠;;ㅠ

    ㅎㅎ 님의 댓글 센스 좋습니다
    얄미운 글에 대한 댓글이 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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