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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살면서 조회수 : 3,583
작성일 : 2013-04-30 15:42:22

저는 특별히 없는거 같아요.

대학 붙은 순간도 승진했던 때도 아기 낳았을때도 그냥 그랬어요.

 

첫 남친이 생겼을때? 생각지도 않게 전교 일등 했을때? 이 두가지 상황의 행복감은 아주 컸어요. 2-3일간 구름위를 걷는 기분.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별로 없어요.

프로포즈 받았을때도 덤덤했고 처음으로 일억을 모았을때도 컵에 물이 반밖에 차지않았다 심정이었고 아기가 처음으로 말을 했을때도 음 때돼서 말하는거구나 싶었고

 

심지어 처음 취직했을때는 엄청난 부담감이 몰려왔고 결혼식은 최악이었고 임신한 걸 알았을때는 막막했어요.

 

저희 남편은 이 얘기를 듣더니 자기는 좀 깨알같이 행복한 타입이라면서

결혼해야지 결정했을때도 매우 행복, 웨딩사진 찍을때도 매우 행복, 이거저거 보러다닐때도 행복, 신혼여행 가서도 너무 천국같고 좋았고 첫 부모님 생신, 첫 기념일 챙기기, 첫 산소 방문 이런게 다 기억에 남고 너무너무 좋았대요.

 

저희 남편을 보면 진짜 좀 그래요. 아기가 처음 걸었어! 아기가 첫 단어를 말했어! 아기가 처음으로 뭘했어! 이 모든게 샤방샤방 행복한 사람.

반면 저는 말을 하는구나, 그런데 발음이 괜찮은건가, 이제 말을 시작했으니 좀 더 책을 많이 읽어주고 아기 앞에서 문장으로 말하고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구나...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을테니까... 참 그런데 치과를 한번 데리고 가봐야 되는거 아닌가... 양치를 매일 시켜야 하는데 안 시킨 날도 있으니 치과를 가야지. 불소도포 이런거도 시키고... 그런데 이 동네 소아치과가 괜찮을까. 보통 얼마나 자주 치과를 가야하지? 하면서 온전히 좋아좋아가 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과 대비노력 같은 생각들을 주로 해요.

 

이런 성격을 좀 고쳐야 하는데...

정말 생각해보면 스무살 이후 특별히 아아 행복하다 생각한 적이 없어요...

IP : 171.161.xxx.54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비꽃
    '13.4.30 3:52 PM (222.236.xxx.224)

    1. 지금의 신랑을 만나서 결혼 했을때,
    2. 엄마에게 아들 맡기고 맞벌이 하며 일주일에 한번 보다가,
    제대로 키워보려고 사표던지고 아름다운 제주도로 이사갔을때.
    3. 첫째도 아들낳고, 7년 뒤 둘째도 건강한 아들을 낳았을때.

  • 2. 32에
    '13.4.30 3:58 PM (203.247.xxx.210)

    승진했을때요.....

  • 3. ..
    '13.4.30 4:01 PM (121.157.xxx.2)

    큰아이 임신사실을 확인했을때요.
    늦은 나이 결혼이라 걱정했었는데 한달만에 임신확인하는데
    너무 기쁘고 뿌듯하고^^

  • 4. ^^
    '13.4.30 4:08 PM (152.99.xxx.5)

    약 160대 1의 경쟁률의 취직시험에 합격했을때...9년 전의 일이네요..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이 있는 걸 보고선 가슴이 쿵쾅쿵쾅 거리던 게 기억이나요...
    그리고 눈엔 눈물이 주루룩...

  • 5. 아이가
    '13.4.30 4:08 PM (14.52.xxx.59)

    외고가서 1등했을때요
    근데 대학을 잘 못가서 슬퍼요 ㅠㅠ

  • 6. ....
    '13.4.30 4:26 PM (182.218.xxx.191)

    근데 원글님 그거 고치셔야 좋아요. 아이가 앞으로 만족감을 못느끼고 힘들어요~
    저희 엄마가 그러셔서 전 상처가 많았어요.

  • 7.
    '13.4.30 4:27 PM (58.236.xxx.81)

    40넘게 살면서 전 왜 가장 기쁜 순간이 떠오르지 않을가요..?

  • 8. 돌이켜생각해봐도
    '13.4.30 4:35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생각이 안나네요 언제가 눈물날 만큼 기뻤는지.....

  • 9.
    '13.4.30 4:35 PM (211.216.xxx.31)

    스펙도 그리좋지 않고 서울 중하위권 대학,
    그것도 인문계다니던 울 아이가 졸업을 한 두달 남겨놓은
    어느 날 떡 하니
    대기업에 붙었다고 전화오던 날이에요. ^^

  • 10. 1년동안 짝사랑 하던
    '13.4.30 4:48 PM (180.65.xxx.29)

    남자에게 만나자고 전화 왔을때요

  • 11. 저는
    '13.4.30 4:57 PM (141.223.xxx.32)

    세상에 나온 우리 큰 애랑 마주했던 순간이요. 20시간 넘게 난산으로 고생하다가 수술로 결정하기 직전에 간호사가 거의 배를 밀어 내듯이 해서 태어난 우리 애를 보여 주는데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그렇게 예쁜 아기는 처음 봤어요. 조그마한 애기가 저를 보고 웃고 있었어요(같이 아기를 만났던 남편은 이 부분에서 항상 어이없어 하지만ㅋㅋ)

  • 12. 임신
    '13.4.30 4:59 PM (128.134.xxx.253)

    아이를 미루다가 난임이 되고나니 벌받았구나..싶어졌어요. 몇년고생끝에 임신했을때 정말 펑펑 울었네요. 그러다가 갑자기 연년생으로 둘쨰 생기니 "뭥미?"하고..아효 금새 얻은 깨달음을 이렇게 금새 잊다니..

  • 13. 저는
    '13.4.30 5:24 PM (202.56.xxx.67)

    1. 옛날옛날 고 3때 짝사랑했던 첫사랑이 수능 끝나고 제게 먼저 좋아한다고 고백해 왔을 때. 정말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요..
    2. 지금 결혼하기로 한 사람 역시 제가 첫 순간부터 호감 느끼고 알고 지내면서 감정을 서서히 키워왔는데, 일년 후에 저한테 고백해오면서 동시에 나는 너랑 그냥 결혼했으면 좋겠다 라며 프로포즈까지 빵 터트렸다죠. 그날 밤 한숨도 못자고 좋아서 침대에 누워 정신나간 사람처럼 히죽히죽.. 물론 고백받는 당일날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서 뭔가 직감되는 그 오묘한 분위기에 심장이 쿵쾅쿵쾅..

    저도 대학 붙은 거나, 취직이나, 목돈마련 성공했을 때 등등엔 그냥 그랬던 것 같아요. 그건 뭐랄까, 내 능력껏(?)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랑은 저 좋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니까..

  • 14. ^^
    '13.4.30 6:10 PM (115.143.xxx.138)

    원하고 원하던 top대학에 합격했을때
    정말 제자리에서 방방방뛰었어요.

    미국 파티에서 만난 컬럼비아대학나온 잘 생긴 변호사가 사귀고 싶다고 우편으로 편지 보내 왔을때도 좋았고

  • 15. ...
    '13.4.30 6:14 PM (59.15.xxx.61)

    대학합격했던 날.
    H그룹 입사시험 합격했던 날.
    첫아이 낳았을 때.
    공부 못하는 둘째가 뜻밖에 대학 붙었을 때...

  • 16. ㅋㅋ
    '13.4.30 6:22 PM (223.62.xxx.120)

    위에 고백세례받은님 부럽네요 ㅎㅎ 완전 좋으셨겠다.
    저도 두근거려요.

  • 17. miin
    '13.4.30 8:25 PM (223.62.xxx.99)

    첫딸 낳아 안았을때요:)

  • 18. ...
    '13.4.30 9:08 PM (180.228.xxx.106)

    큰딸 죽음직전에서 살아 줬을때요
    의사선생님이 아이 포기하라고 호흡기 뺄려고 했는데 그때 아이 심장이 갑자기 뛰어줫어요 다들 기적이라고 하고
    그때 생각나면 아직도 눈물나요

  • 19. 저도
    '13.4.30 10:34 PM (112.166.xxx.100)

    저도 원글님 같은 성격이에요.
    돈을 모아도, 다 모아놓으면 이거랑 저것 합쳐서 또 만들어놔야겠군'(근데 우리 신랑이 사업하느라 돈 잘 끌어가서 이건 버릇인것 같아요)
    아기를 낳고 기뻤지만, 육아를 하면서 모유수유떼기, 이유식 먹이기, 용변 가리기 등등이 제 과제인것 같아서 힘들었고,,,
    하여튼 지금도 많이 유해지긴 했지만 저는 원래 따지고 대비하는 성격이 심해서 그런가,,

    낙천적인 저희 신랑과도 많이 비교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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