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귀옥 부장판사 (너는 혼자가 아니다)

꼭 알리고 싶어요. 조회수 : 2,326
작성일 : 2013-04-19 19:50:57
꼭 알리고 싶네요, 이런 분들이 우리사회에
함께 하신다는 것을.
_


... 서울 서초동 소년법정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된 소녀는 방청석에 홀어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용한 법정 안에 중년의 여성부장판사가 들어와
무거운 보호처분을 예상하고 어깨가 잔뜩 움츠리고
있던 소녀를 향하여 조용히 다정한 목소리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 힘차게 외쳐 보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생겼다.” 라고.

예상치 못한 재판장의 요구에 잠시 머뭇거리던
소녀는 나지막하게 “나는 이 세상에서...” 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더 큰소리로
나를 따라 하라고 하면서

"나는 이 세상이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큰 목소리로 따라하던 소녀는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라고 외칠 때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소녀는 작년가을부터 14건의 절도, 폭행 등
범죄를 저질러 소년 법정에 섰던 전력이 있었고
이번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판사는 소녀를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기로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판사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 소녀가 작년 초까지 어려운 가정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반에서 상위권성적을 유지하였으며
장래 간호사를 꿈꾸던 발랄한 학생이었는데
작년 초 귀가 길에서 남학생 여러 명에게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하면서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소녀는 당시 후유증으로 병원의 치료를 받았고
그 충격으로 홀어머니는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까지 하였으며 소녀는 학교를 겉돌았고
심지어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판사는 다시 법정에서 지켜보던
참관인들 앞에서 말을 이었습니다.
"이 소녀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 아이의 잘못의 책임이 있다면
여기에 앉아있는 여러분과 우리 자신입니다.
이 소녀가 다시 이 세상에서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잃어버린 자존심을 우리가 다시 찾아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눈시울이 붉어진 판사는
눈물이 범벅이 된 소녀를 법대 앞으로 불러 세워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건 바로 너야.
이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그리고는 두 손을 쭉 뻗어
소녀의 손을 잡아주면서
이렇게 말을 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꼭 안아주고 싶지만
너와 나 사이에는 법대가 가로막혀 있어
이정도 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하구나.”


PS: 이 사건은 금년 4월에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소년 법정에서 16세 소녀에게 서울 가정법원
"김귀옥" 부장판사가 판결을 내렸던 사건으로
이례적인 '불처분 결정' 으로 참여관 및 실무관
그리고 방청인들까지 눈물을 흘리게 했던 사건입니다.


http://facebook.com/goodsellers.like
IP : 125.176.xxx.14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3.4.19 7:55 PM (121.130.xxx.7)

    전에도 봤지만 여전히 눈물 나네요.
    근데 그 나쁜 놈들은 잡혔을까요?
    잡혀서 벌 받았을까요?

  • 2.
    '13.4.19 8:00 PM (211.58.xxx.49)

    그 아이에게 좋은 기회로 거듭나면 좋겠어요.

  • 3.
    '13.4.19 8:00 PM (123.215.xxx.206)

    정말 훌륭한 법관이시네요.
    덕분에 그아이가 제대로 성장했음 좋겠어요.

  • 4. 눈물나요
    '13.4.19 8:01 PM (14.52.xxx.114)

    그야말로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운분 이시내요

  • 5. .....
    '13.4.19 8:26 PM (220.86.xxx.151)

    진정한 어른이네요..
    사회에서 어른이 아무도 없는데..

  • 6. ...
    '13.4.19 8:43 PM (58.234.xxx.69)

    멋지십니다. ㅠㅠㅠ...

  • 7. remy
    '13.4.19 8:44 PM (121.187.xxx.63)

    학교의눈물 천종오 판사님 모르세요..
    검색하면 관련 동영상 많이 나오고,
    천종오판사님에 대한 글도 많이 나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 8. 김귀옥판사
    '13.4.19 8:51 PM (58.236.xxx.74)

    저는 이거 메모해 놓고 자주 읽어 봐요,
    정말 어머니라서 할 수 있는 판결같아요.
    이런 온기로 세상의 비정함을 조금이라도 녹을 수 있다면....

  • 9. **
    '13.4.19 9:01 PM (211.36.xxx.152)

    베니스 상인의 포샤가 떠오르네요..

  • 10. 제노비아
    '13.4.19 10:39 PM (125.130.xxx.148)

    눈물이 나네요
    부디 소녀가 새로운 시작을 했으면 합니다
    판사님 존경스럽네요

  • 11. 삶에 지칠 때
    '13.4.19 11:38 PM (112.187.xxx.73)

    이 글을 읽겠습니다.
    세상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겠습니다.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2. 초...
    '13.4.20 9:08 AM (175.115.xxx.234)

    판사가 정말진정성이 있으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4429 요즘 평산에 극우유튜버들 있나요? 현충일 12:53:06 1
1724428 내현 나르시스트라고 아세요? ..... 12:51:40 37
1724427 손절당한거 같아요 ... 12:50:00 193
1724426 한양대 전기공학과 vs 성균관대 공학계열 3 12:48:19 132
1724425 이준석 제명 청원, 국회 심사 받는다 14만명 서명 완료 3 ㄹㅇㅋㅋ 12:44:11 208
1724424 미국연락어쩌고 하는데 13 자꾸 12:41:43 393
1724423 혼자돌아다녀본곳 후기 1 50대 12:38:07 404
1724422 사모님 이땡땡 여사 14 하아 12:38:01 741
1724421 친척이 보험 일을 하는데 00 12:37:38 148
1724420 수박 먹고 위염?위통증? 1 구름이 12:37:23 149
1724419 미국 연락 글 지속적으로 올리는 사람들 10 ... 12:36:40 287
1724418 미국에서 연락왔네요!! 27 ... 12:30:07 2,001
1724417 세상이 밝아진 느낌입니다. 6 사노라면 12:27:41 315
1724416 이재명 뽑은 이유 “계엄 심판”…김문수 투표자는 “청렴해서” 25 . . 12:26:58 772
1724415 인재나 사고도 충분히 만들어 낼 것 같죠? 6 ㅂㅂ 12:26:28 366
1724414 욕설 전화를 받았는데 고소가 어렵군요 14 ㅇㅇ 12:21:54 684
1724413 리박스쿨 제보자 2 .. 12:21:20 717
1724412 트럼프는 뜬금 시진핑과 통화를 했네요? 6 .. 12:20:37 294
1724411 '동치미' 측 "10기 정숙 통편집 결정" 3 이분 12:18:55 1,395
1724410 급질문 투썸에서 이렇게가능한가요 19 ........ 12:10:12 1,301
1724409 몇일전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어요 14 12:09:25 802
1724408 사실 윤나오는 선거때 투표 안했어요 4 후회 12:08:00 465
1724407 친일 청산 메시지 던진 이재명 대통령.jpg 16 너네쫄았제 12:07:29 1,273
1724406 3년만에 바지 제대로 입은 대통령을 보니 감개가 무량.jpf 13 그러게나말입.. 12:05:46 1,343
1724405 유튜브로 돈 벌기 2 2 ll 12:04:39 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