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올 9등급으로 고등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 1년 동안은 크게 변화가 없었죠. 뭐 잘 찍어서 한두 등급씩 올리는 정도...
아무튼 바닥권의 성적을 가진 놈이니 어떻겠습니까?
자연히 겉돌게 되고 소위 양아치 놀음이나 하면서 허송세월했죠. 누가 봐도 쓰레기. 공부 포기자. 인생의 낙오자에 가까운 저였지만 단 한 가지의 꿈이 어느 날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정치인이 되어 이 사회를 바꾸겠다! 그래서 나나 내 친구들 같은 놈들이 다시는 없도록 하자!
이런 오그라들지만 제 나름의 확실한 그 꿈이 저를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 앞에 올 9등급. 999 999라는 가공할 성적을 가진 놈이 나타나 "전 정치인이 되겠어요" 하면 곧이곧대로 들으시겠어요? 더구나 허구한 날 몰려다니면서 패싸움. 당구장 등을 전전하는 학교 부적응자가 말입니다.
'꿈을 가진다' 라는 것 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건 누구나 하는 것인데다 다른 사람도 믿지 못하는데 진정한 적인 나 자신은 어떻게 믿게 하시렵니까?
대한민국에서 학벌이 가장 필요한 직업 세 손가락에 들어가는 직업이 정치인입니다. 더군다나 과거의 정치는 서연고가 아니면 꿈도 꿀 수 없이 높은 고학력자들의 것으로 인식되었고. 그 풍조는 여전히 남아 학벌로 자신들의 후계자를 선택하게 되는 악습이 된 것이죠.
그러니까 저는 자연스럽게 학벌이 필요하다.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라는 현실 인식이 뿌리박힌 것입니다.
고2. 고3이 되자 수많은 양아치 친구들이 각종 명문대를 목표로 정신차리고 공부를 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몇 시간 못 되어 그들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꿈과 인식만으로는 목표를 이룰 수 없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죠.
어쨌거나 저쨌거나 전 했습니다.
포기하고 싶었죠.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와의 관계도 돌아서면 까먹는 수준이었는데 시그마의 활용이나 무한등비급수는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포기했다면 이 글이 쓰여질 일도 없었겠죠.
가장 중요한 마지막 포인트. 의지입니다.
인간의 의지는 놀랍습니다. 굳이 제가 밝히지 않아도 수많은 일화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고. 저 역시도 고등학교 동안 그것을 직접 경험했으니까요.
세 가지를 먼저 아이에게 갖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꿈. 현실 인식. 의지.
지금 나는 연세대 경제학과에 다닙니다. 이제는 내 꿈을 말해도 누구도 비웃지 않습니다.
제가 했다면 당신의 자녀도 할 수 있습니다.
카이사르가 어느 검투사에게 말했습니다.
"자네와 내가 손을 잡으면 세상을 정복할 수 있다"
검투사가 대꾸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나는 일개 검투사일 뿐인데요"
카이사르가 말했습니다.
"굳센 사나이는 가난하지 않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공부시키기 전 아이에게 갖게 해야 할 것들
넘버18 조회수 : 1,230
작성일 : 2013-03-24 02:20:20
IP : 125.181.xxx.8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3.3.24 4:12 AM (221.162.xxx.59)그런데요.. 꿈, 현실인식, 의지.. 이 세 가지를 가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걸 몰라 부모들이 헤매는거 아닐까요?
아이들이 꿈 때문에 헤맨다면 부모들은 아이들은 헤매지 않게 하려고 헤매는듯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34447 | <급질문> 화분을 물에 타서 먹고 3 | 화분먹고 | 2013/03/23 | 1,249 |
234446 | 순간적고통때문에 쓰러지기도하나요? 7 | daFf | 2013/03/23 | 1,422 |
234445 | 토스터오븐 샀는데 닦아서 써야하나요? 2 | 오븐 | 2013/03/23 | 914 |
234444 | 구글에서 서비스하는 파워포인트 비슷한거 이거 이름뭔가요? 1 | .. | 2013/03/23 | 4,894 |
234443 | 동네엄마.. 나이부터 묻기시작하는 건가요? 14 | .. | 2013/03/23 | 4,079 |
234442 | 블로그 공구 하시는분들 너무한듯.... 6 | 슬리 | 2013/03/23 | 4,944 |
234441 | 정말 할 짓 없어보이는 사람 43 | ... | 2013/03/23 | 12,537 |
234440 | 가장 적합한 영어단어가 뭘까요 | 스노피 | 2013/03/23 | 899 |
234439 | 서울 용한 점집.사주 추천해주세요~ 5 | 갈팡질팡 | 2013/03/23 | 6,763 |
234438 | 지금 주문할건데 뭘 먹을까요? 15 | 새옹 | 2013/03/23 | 2,403 |
234437 | 당귀 진피 약쑥 후기예요 18 | 꿀피부워너비.. | 2013/03/23 | 6,272 |
234436 | 쑥가루 2 | 봄날씨 | 2013/03/23 | 1,062 |
234435 | 국회 본회의장 누드사진보다 딱 걸린 심재철 6 | 사진 보임 | 2013/03/23 | 1,829 |
234434 | 배달음식 드시고 난 후에 빈그릇 45 | 편리한 | 2013/03/23 | 7,448 |
234433 | 패션 업그레이드를 위해 방금 전까지 쇼핑 했어요. 9 | 나거티브 | 2013/03/23 | 2,490 |
234432 | 김재철 해임기원하며 제가 아는 불륜 하나 풀어요. 6 | 원세훈출국금.. | 2013/03/23 | 3,977 |
234431 | 초코렛 문제 안된걸로 추천 부탁드려요. 4 | 중고딩소녀 | 2013/03/23 | 1,087 |
234430 | 압구정 역 근처 내일 낮 주차할만한곳 1 | 잘몰라서 | 2013/03/23 | 790 |
234429 | 유아 수면중 저체온.... 1 | ........ | 2013/03/23 | 23,416 |
234428 | 파파로티를 보고 왔습니다. 4 | 영화 | 2013/03/23 | 1,635 |
234427 | 옆동에 성범죄가 사네요. 8 | .... | 2013/03/23 | 2,140 |
234426 | '잘나가던' 카페베네 대표, 월급도 못받고.. 8 | 카페베네 | 2013/03/23 | 10,027 |
234425 | 아들을 때렸어요 1 | 나쁜엄마 | 2013/03/23 | 1,128 |
234424 | 웜바디스 질문요~~(스포포함) 2 | 웜바디스 | 2013/03/23 | 820 |
234423 | 이혼하면 1 | 흙흙 | 2013/03/23 | 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