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애기가 39일째 되는 날부터 목쪽에 가벼운 근육뭉침으로 일주일에 세번씩 병원에 운동하러 다녀야했어요.
갓난아기를 데리고 추운 겨울에 콜택시 불러 다니고
올땐 큰 대형 병원이라 항상 본관앞에 택시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구요.
근데 애기 없이 탔을때는 그냥 무심히 넘겼던 일들이나 별 신경 못썼던 일들이
완전 예민하게 다가 오더라구요.
일단 택시 뒷자석.... 엄청 더럽습니다. 신기하게도 정말 못느꼈던 부분인데 자세히 보게 되더라구요 ㅋㅋ
특히 앞좌석 의자 뒷부분 즉 뒷자석에서 발로 차이는 부분 말이에요.
한번을 안닦는지 으...거의 모든 택시가 다 그렇더군요.
택시 기사님들.
좋은 기사님들도 많이 뵈었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타니 대부분 관심있어 하셨고
손주를 보신 연세드신 분들이 특히나 더 신경써주시고
이런저런 아기 키우는 이야기며 인생 사는 이야기들을 해주시더군요.
그런데 뒤에 백일도 안된 갓난아기가 탔다는 걸 아시고도
속도 안줄이시고 이리 끼어들고 저리 끼어들며 곡예를 하듯 운전하시던 분..
한손으로 운전하시며 통화하시던 분도 많으시더군요.
뭐 지금 얼마 했냐~ 점심때 만나자~ 몇시에 끝나냐..등등등
어떤 기사분은 핸드폰 대리점에 전화해서 핸드폰 약정 2년 지났는데 배터리가 빨리 닳아
새로 하나 하려고 한다고 주민번호 알려주고 뭐가 확인이 안되자 막 호통치고 화내면서...
그걸 꼭 운전하시면서 하셔야 하셨는지..
결국 길 잘못 들어 삥 돌아갔다는..ㅠㅠ
어떤 기사님은 갑자기 교회다니냐며 물으시더니 집에 갈때까지 마치 주말예배 참석한 기분 느끼게 해주신 기사님.ㅠㅠ
저도 그리고 그 아기도 나중에 지옥불에 안떨어지려면 예수님을 영접하라며...
저도모르게 표정이 구겨졌지만 아시겠지만 아기랑 있으면 싸우고싶지도 큰소리 내고 싶지도 않아요.
게다가 그런분이랑 싸워봐야 뭐하나요. 사탄 어쩌고 그러실게 뻔한데~
내릴때 조그만 조그만 안내문을 친절히 주시더군요... 불신지옥 예수천국이 쓰여있던 조그만 안내문.
제일 대박이었던 기사님은
서울역쪽에서 고가타고 넘어가며 한손으로 운전대 잡고 한손으로 문자보내시던 기사님..아니 할아버지!!!ㅠㅠ
제가 기가 막혀 그 내용도 똑똑히 봤어요.
어디서 몇시에 만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시려고 처음엔 신호 걸려있을때마다 쓰려고 하셨지만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잘 못누르시고 서툴으시더군요.
그래서 금방 다시 신호가 떨어지니 못쓰고 하다가
안절부절하며 가는 중에 앞에 한번 봤다가 핸드폰 한번 봤다가
심지어 눈이 침침하신지 안경 한번 내려서 글자 한번 보시고...
정말 참다참다 소리를 확 질렀네요. 기사님! 그거 있다가 쓰시면 안돼요? 제가 아기랑 너무 불안해서요!!!
그랬더니 얼른 핸드폰을 내려놓으시며 알아요..뒤에 아기 있는거 제가 신경쓰고 있습니다~ 그러시대요.
그나마 성질 나쁘신분은 아니셨던것 같아요...ㅠㅠ
나중에 내릴때 쯤에 사과하시더군요. 불안하게 해서 미안했다고.
그 외 운전 험하게 하시다가 괜히 상대차보고 쌍욕하시던분~
옆에차랑 싸우려고 들으셨던 분...
저는 뒤에서 아기랑 어찌나 두려움에 떨었던지..
아니 아기는 세상모르고 곤히 자고 있었죠.
병원다니는게 힘든게 아니라 택시타는게 너무 고역이라 병원가기가 꺼려지더군요.
이제 좀 괜찮아져서 앞으로 한달도 안다녀도 될 듯 싶어 그나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