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은 여성의 날입니다. 공유하고싶은 동영상 둘.(글이 길어요. 죄송)

나거티브 조회수 : 520
작성일 : 2013-03-08 21:38:25
화두는 둘. 빈곤과 폭력.

1. 빈곤
http://youtu.be/RrKDLztWazs

1908년 미국, 임금 인상, 10시간으로 노동시간 단축, 여성투표권을 요구하는 여성들이 일어선 것이 여성의 날의 시작입니다. 
위에 동영상은 우리나라에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담고 있습니다. 몇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저임금, 불안정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열심히 일해도 돈을 벌지 못하는 워킹푸어, 그 자녀들은 대학을 다니기 위해 알바에 휴학에 시달리고, 때로는 10대부터 알바전선에 나섭니다.
빈곤이 대물림되고 여성은 노동자로 어머니로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결국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는 것마저 주저하게되는 빈곤의 수렁이 지금 여성의 현실입니다.

이 동영상을 통해 역사와 현재 속에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투쟁을 조합원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엔딩의 통일염원은 뜬금포)

저는 위 영상을 보면서 예~전에 농성하던 여성노동자들이 끌려나가지 않기 위해 옷을 벗는 장면을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지금은 환갑이 넘었거나 언저리에 있을 여성들입니다. 속살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이 지금 젊은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사람들입니다. 그녀들은 내가 맨몸을 드러내면 차마 몸에 손을 대서 잡아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최후의 저항으로 옷을 벗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의 용기는 관용의 화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더 깊은 좌절과 수치 속에 그녀들은 끌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수십년 후 차마 제대로 보지 못할 그 장면은 또 반복되었습니다. 
여성을 모성 혹은 여성성의 이름으로 사회가 보호한다는 통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우리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2. 폭력
http://www.youtube.com/watch?v=u_6iMoE3BUs

여성은 흔히 약한 존재, 보호받아야 존재라고 합니다. 저는 '여성=약함'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신체적 차이, 현재의 사회적 위치(위의 빈곤문제를 포함하여) 고려했을 때 여성이 약자라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제 아이 만할 적에, 아내를 때리는 것에 경찰이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아내구타는 경찰에 신고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성폭력... 제가 지금 나이의 반 만 할 적에 동네에서 강간을 당한 여학생을 경찰에서 신고조차 제대로 받지 않아 그녀의 아버지와 가족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잠복을 한 끝에 범인을 잡아 경찰에 넘긴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이 바뀌었고,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맞을만했으니까 맞았겠지, 당할만했으니까 당했겠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를 오히려 숨기고 있다는 것을 간혹 뉴스면의 통계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피해자라고 드러냈을 때 오히려 더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 몸에 가해진 폭력이 정신에 새기는 깊은 상처 때문에 여성들은 침묵합니다.

또한 세계의 많은 무력분쟁지역에서 더 많은 폭력 속에 죽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00년 가까운 평생 동안 이름 석자 써볼 일이 몇번 없이, 누구의 딸, 누구의 처, 누구의 어머니로 살았을 한 할머니는 "드디어 부녀가 대통령이 되다니 참으로 기쁘다."로 하셨다고 합니다. 그녀가 살아왔을 세상을 생각하면 탓하고 싶지 않지만, 여성대통령 시대가 장미빛일거라는 환상에 빠지기엔 우리가 발딛고 선 땅이 너무 모질기만 합니다.

여성간에도 많은 차이가 있고, 여성과 남성 사이에도 많이 차이가 존재합니다. 차이는 몰이해와 반목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연대의 씨앗이기도 합니다.

몇시간 남지 않았지만 여성의 역사와 현실, 차이와 연대에 대해 생각해보는 여성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IP : 112.165.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거티브
    '13.3.8 9:41 PM (112.165.xxx.5)

    다른 곳에 필요해서 쓴 글인데, 82 회원님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 오랫만에 접속했습니다.
    우울한 이야기를 했지만, 두루두루 하루하루 행복하시길 빕니다.

  • 2. 나거티브
    '13.3.8 9:42 PM (112.165.xxx.5)

    1. 빈곤
    http://youtu.be/RrKDLztWazs
    2. 폭력
    http://www.youtube.com/watch?v=u_6iMoE3BUs

    근데 전에 자게에서 자동링크 된 적 있지 않았었나요??

  • 3. 분명 존재하지만
    '13.3.8 10:00 PM (211.194.xxx.188)

    막상 구체적으로 그 존재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없는 것들이 항구적인 악인 빈곤이고 폭력이죠.
    그래서 퇴치는 고사하고 기껏해야 약화시킬 수 있을 뿐이죠.
    특히 여성에게 가혹하게 그리고 많이 찾아오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3263 지금부터 죽도록 운동하면 가능할까요? 24 @@ 2013/03/27 5,048
233262 중1 간단한 병으로 입원중인데 애아빠가 혼자 자라고 하네요 20 아빠와 아들.. 2013/03/27 3,263
233261 꼭 읽어보시고 조언해 주세요 ㅡ.ㅜ 8 갈팡질팡 2013/03/27 1,063
233260 인턴과 레지던트에 대해 질문이요 ^^ 1 ddd 2013/03/27 1,669
233259 포스트 김재철에 대한 단상 2 알콜소년 2013/03/27 924
233258 같이 한번 즐겨 보실랍니까? 3 뇌가섹쉬한 .. 2013/03/27 653
233257 주말에 여동생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어요 2 이제곧 2013/03/27 710
233256 서로 신경 안쓰는게 안되는 거겠죠 2 그냥 2013/03/27 679
233255 청라 부실공사 거기 아마 사는사람 항의도 못할걸요? 4 ........ 2013/03/27 2,611
233254 새벽1시30분에 떡만두국 끓여달라는 남편ㅠ 4 동그리 2013/03/27 1,813
233253 풍신쥐박고있다..두시럭떤다..이건 어디 사투리인가요. 4 2013/03/27 1,712
233252 결국, 교육의 문제는 사학재단들의 문제 2 4ever 2013/03/27 680
233251 가방추천해주세요~~ --- 2013/03/27 348
233250 김치담글때 설탕안넣나요? 17 궁그미 2013/03/27 8,149
233249 청라 푸*** 진짜 큰일이네요. 다시 부수고 보상해줘야 하는거 .. 33 .. 2013/03/26 16,180
233248 제발 저좀 도와 주세요 엉엉엉.. 이메일로 다운 받은 11 도와 주세요.. 2013/03/26 2,383
233247 답답하네요 어떻게 살아야하죠? 7 ,,, 2013/03/26 1,832
233246 A.H.C 인텐스 컨튜어밤 어디서 구입하나요? 6 놀라운피부 2013/03/26 1,286
233245 요즘 대학생들 수준 8 aha 2013/03/26 3,079
233244 초보의 자동차 고민입니다. (얘기가 길어요.) 17 도대체 누구.. 2013/03/26 1,878
233243 옛날 돈은 어디가서 파나요? 4 지폐 2013/03/26 2,546
233242 얼굴 팩 한장씩 밀봉된거 유통기한 지남 쓰면 안될까요 5 .. 2013/03/26 2,273
233241 혼자있는 강아지 하울링..ㅠㅠ 어떻게 해야될까요? 3 소금인형 2013/03/26 4,955
233240 (비위 약하신분 패스)치열로 병원 다니는 중인데 약을 먹어도 날.. 4 힘들어요.... 2013/03/26 2,086
233239 중1수학문제 도와주세요 9 2013/03/26 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