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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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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가지고 징징거리는 제 모습이 싫어요.

화초엄니 조회수 : 2,392
작성일 : 2013-02-18 10:00:32
딱 친정엄마의 모습이에요.
어쩌다 실수로 돈을 잃어버리거나 물건을 좀 비싸게 사기라도 하면 가족들을 잡아먹을 듯 몇날 며칠을 괴롭히던.....
특히 장녀인 저에게......


근데 그렇게 된 이유는 친정아빠의 과도한 술사랑이라는 원인이 있었어요. 술마시는 데에만 엄청나게 돈을 쓰시던... ㅠㅠ


사실 친정엄마 아니었으면 우리 친정이 이렇게까지 안정적으로 되지는 않았을 거에요. 완전 극빈층에서(반지하셋방) 시작해서 이젠 서민축(빚 있지만 집도 있고 아버지도 공무원이고) 에라도 드니까요. ^^;;;


이렇게 되기까진 친정엄마의 처절한 노력이 있었어요. 덩달아 가족들도(술드시는 아빠 빼고) 남한테서 왠만한 옷 물려입기, 동생과 저 모두 학원 안 다니기 등등... 남들 시선 신경 안 쓰고 아껴가며 살았던거 같아요. 저도 이젠 결혼했고 박봉이지만 공무원이라는 직업도 있구요.


결혼하고 살다보니... 우리 신랑은 크면서 저희보다 비교적 여유롭게 자라서 그런지 마음에 여유가 있네요. 늘 돈에 전전긍긍하고(알뜰한것을 넘어서) 걱정하는 저와는 달리 모든 게 여유롭습니다. 가끔 무조건 싼 거를 사려고 악착같이 노력하는 저를 이해 못하고 답답해해요. 어쩌다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고 들어오면 악착같이 신랑을 잡을듯 하는 제 모습을 보며 제가 사춘기때 친정 엄마에게 가졌던 그 답답함과 공포를 내가 재현한다는 생각에 저도 깜짝 놀라곤 합니다.


결혼 전에 친정아빠가 술을 드시고 울 신랑에게 “살다보면 돈에 여유롭지 못한 우리 딸이 배우자로서 무척 답답할 때가 있을거라고.... 그래도 이해해 달라고... 다 내 탓이라고....” 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때 그 말씀이 생각나네요. 솔직히 원망스럽긴 해요. 당신은 하고픈대로 마실 술 다 마시고 살았으면서 엄마만 악처(돈 문제에 있어서만... 다른 데서는 정말 좋은 엄마에요)만든 친정아빠... 넘 무책임하죠. 이제와서 미안하다니....


친정엄마도 불쌍하고 그 모습을 똑같이 닮은 제 모습도 싫어요. 아낄 때 아끼고.. 다른 부분에서는 여유로운 사람이고 싶네요. 남편한테도 미안하구요. 어떻게 내려놓을 방법 없을까요? ㅠㅠ
IP : 211.246.xxx.7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18 10:03 AM (211.253.xxx.235)

    돈에 연연하는 건 뭐 친정아빠 탓(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일 수 있겠는데
    그렇다고 본인이 돈 잃어버리고 비싼 물건 사놓고 가족을 쥐잡듯 잡는 건 친정아빠랑 무슨 상관???
    그건 본인 인성이죠..
    손해보고 들어와서 자책을 하던가, 남편이 뭘 어쨌다고 남편을 잡아요?

  • 2. 화초엄니
    '13.2.18 10:08 AM (211.246.xxx.74)

    윗분 오십원 백원 비싼거 샀다고 그거가지고 몇날며칠 그 문제로 타박받으며 자라본 적 없으시죠? 두정거장 걸어가면 50원 더 싸게 파는데 너무 추워서 가까운 가게에서 물건 얼른 사왔다고 욕 디지게 들어먹고.... 그게 초등학교 1학년 때에요. 전 어려서부터 그게 너무 싫었거든요.....

    그리고 손해는 남편이 본 경우 말씀드리는 거에요. 한번쯤 눈감아줄만도 한데.... 전 그게 안되네요. ㅠㅠ

  • 3. 도대체
    '13.2.18 10:25 AM (203.142.xxx.49)

    저도 좀 그래요.
    1천원~1만원 한 장 잃어버리면 막 고민하고....
    행여나 다른 곳보다 물건 비싸게 구매하면 속상하고...
    (이건 사치한다는 뜻이 아니라 내 나름 알뜰하게 구매하려다가 다른 곳이 더 싸게 파는 곳을 발견할 때)
    우리 집도 어렸을 때는 공무원이라 힘들었어요. 공무원들 초년차에는 박봉이잖아요.
    지금도 다른 사람들보다 돈에 있어서 덜덜덜 해요.
    주위 사람들이 "너 돈 때문에 그러냐?"고 물으면 정곡이 찔려서 짜증나요.

  • 4. 알면서 못 고치는 것
    '13.2.18 10:29 AM (119.192.xxx.57)

    알면서 못 고치는 것은 안 고치는 거지요. 게다가 배우자를 잡을 듯이 행동한다는 말은 저로서는 좀 이해가 안가요. 본인의 문제가 무엇이건 상대가 무슨 실수를 했건 잡는다니요, 배우자 간에 쓸 표현도 행동도 아니에요. 남편 질리게 굴지 마세요, 남편이 자식도 아니고 돈 못 벌어오는 잉여인간으로 사는 것도 아닌데 님이 그런 모습 정당화 안되고 배우자에게 서서히 질리고 존중하는 마음을 잃어갈 뿐이에요.

  • 5. aa
    '13.2.18 10:30 AM (222.98.xxx.193)

    본대로 배운다는 말...맞는거같아요
    저도 원글님의 엄마같지는 않지만 몹시 알뜰한 엄마밑에서 자랐고 남편은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자랐답니다.
    저는 돈을 쓸줄 몰라요. 지금 형편이 팍팍하지 않음에도..늘 무엇이든 기준은 돈 이고 남편이 아끼지않는게 답답해서(전기 물 쓰는 것 돈 낭비하는것)잔소리많이 해요
    돈쓰고나면 뭔지모를 죄책감이 들고 통장에 돈모이는것 보는게 기쁨이고....
    정말 전 이런제가 싫고 바꾸고 싶은데 힘드네요

  • 6. 아이해피
    '13.2.18 11:11 AM (175.119.xxx.181)

    살다보면 좀 비싸게 살때도 있고 약간 손해볼때도 있는데.. 그럴때마다 전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이따위로 스트레스 받아서 암걸리고 아프면 나중에 내 돈 더나간다..
    실제로 스트레스 받으면 면역이 약해져서 질병에 잘걸리 잖아요..
    스트레스 받으몀 나중에 더 손해다 생각하고 그냥 훌훌털어버리면 안될까요..
    그냥 잊으려고 마인트컨트롤 하는 수 밖에 없을꺼 같아요.

  • 7. 제가쓴글인줄알았네요
    '13.2.18 1:41 PM (112.216.xxx.26)

    aa님이랑 똑같아요 저...ㅠㅠ

    저도 엄마때문에 상처받았다고 생각하다가보니
    저도 똑같더라구요
    정말 본대로 배운다는 말이 맞나봐요
    어떻게 털어내야할지 그게 제 고민이에요..

  • 8. 꼭 본대로 배우지만은 않아요!
    '13.2.18 4:34 PM (123.98.xxx.224)

    제가 산 증인입니다.

    보고 자란대로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타사지석, 반면교사 삼아 똑같은 잘못을 절대로 하지않는 사람이 있지요.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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