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상처주는 엄마

평온 조회수 : 2,031
작성일 : 2013-02-11 09:36:49

엄마와 딸은 전생에 무슨 인연일까요...
엄마에게 참 많은 상처를 받고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살다보니 어느새 결혼해 저도 딸을 낳았네요.

엄마가 노후대책이 없으시니
제가 직장에 복귀하면 낮동안 아기를 맡기고
양육비를 드리려고 했는데

요즘 보면 애기 앞에서 여전히...
저에게 자꾸 안좋은 얘기를 하시네요.
이를테면 저에게 뭔가 사소한 일을 시키시곤
아무렇지도 않게
'니가 하는게 그렇지 뭐'
'이것도 청소라고 했냐'
'으휴, 너한테 시키느니...'
이런 말씀을 땅이 꺼져라 한숨쉬며 하시는데
이미 상처가 많은 저는 참 아프네요.
그래도 참을 수 있는데...

이제 아기가 들으니까 그게 신경이 쓰여요...
다행히 아기는 이뻐하시지만...

저는 제 외할머니를 좋아하는데
엄마는 외할머니를 미워하고
늘 친정을 속상해 하더라고요.
어릴땐 이해가 안갔는데
이젠 좋은 외할머니가 좋은 엄마는 아닐수 있다는게 이해돼요.

엄마가 외갓집가면 늘 짜증나 있고
화를 벌컥벌컥 내던게 참 싫었는데
저도 화가 막 나기도 해요...ㅠㅠ

외할머니는 이제 연세가 95세 되셨어요
슬 치매기가 있어서 그런지
엄마한테 고기 많이 먹는다고
뭐라 하셨나 보더라고요

설날 다같이 밥먹는데
이모가 엄마 국에 건더기 없이 국물만 있다고
건더기를 더 주려고 하니까
엄마가 또 큰소리로 화를 내더라고요.
할머니가 나 고기 먹는다고 싫어하잖냐고
보란듯이 그앞에서 먹어야겠냐고
근데 엄마의 그 분노는 결국
'울엄마는 나한테 늘 그래. 나 어릴때도 그랬어'
로 끝나더라고요.

엄마도 상처가 많구나 싶더라고요.

딸과 관계 맺기의 다른 롤모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름 노력하려고 하긴 하지만
저도 제 딸에게 상처를 줄까봐 많이 걱정되네요.

무엇보다 엄마 본인이 행복해야
자식이 정서적으로 불안하지 않을텐데...
행복해지기가 제일 어려운 숙제네요ㅠ

IP : 115.139.xxx.2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13.2.11 9:51 AM (114.29.xxx.61)

    엄마 입장에서 이야기 하자면

    자식을 낳아 키울 때는 잘 키우려 하지만 지나고 보면 후회되는 일들이 많아요

    자식 키우는 일을 처음 해 보는데다 나 자신도 미숙하기 때문이죠

    엄마에게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면 그리고 그 상처가 현재 진행이라면

    아이 맡기는 일은 한번 생각해 보세요

  • 2.
    '13.2.11 10:07 AM (221.139.xxx.10)

    읽으면서 맘이 아파옵니다.
    일단 어머니에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아무리 도움이 되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도, 님도 힘들어 집니다.
    좀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해 보여요.
    저희 큰 딸도 할머니 무지 좋아합니다.
    그런데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더군요.
    저도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가 미워서 아이를 더 많이 혼냈어요.
    이게 다 나중에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옵니다.
    우선 불편하셔도 경계를 확실히 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7070 하이브는 민희진 배려를 많이 했네요 3 05:53:37 433
1597069 킹덤 후속작 언제 나오나요? 05:40:47 97
1597068 구질한인생 2 3 명이맘 04:43:47 1,066
1597067 해외etf나 주식으로 배당받으면 배당 03:59:08 259
1597066 9월부터 일하는 필리핀 ‘이모’ 월 206만원 5 ㅇㅇ 03:48:40 1,382
1597065 저 아트테크 시작했어요. 11 나는나 03:46:19 1,168
1597064 요리천재 소년 보고 가세요. 요리천재 03:43:45 622
1597063 버거킹 대체육 버거는 없어진거죠? 2 버거왕 03:31:30 371
1597062 채상병의 죽음은 직권남용의 명령과 현장에서 장비없이 실종자 수색.. 1 .. 03:13:44 471
1597061 간병인.요양보호시 자격증 다른가요? 4 90 03:09:47 438
1597060 육군 훈련병 ‘얼차려’ 받다 쓰러져…이틀만에 사망 4 ㅇㅇ 03:00:56 1,552
1597059 산밑에서 흡연(등산초입) 산밑에서흡연.. 02:25:48 364
1597058 고1 서울 전학은 어떨까요? 2 고민중 02:00:34 540
1597057 회사가기가 점점 부담돼요. 13 01:58:55 2,235
1597056 아이스크림 바가지에 분노하는 소녀 2 ..... 01:49:17 1,224
1597055 오래살까 걱정했는데 암이 찾아왔어요 10 살다 01:45:09 3,368
1597054 채상병 당시 녹취음성 및 진술서 2 01:36:32 956
1597053 콜레스테롤이요.. .. 01:29:15 446
1597052 아들 둘 2 01:23:31 899
1597051 한국 9월 날씨 어떤가요? 너무 오랜만이라 정보 부탁드립니다. 9 교포 01:20:41 552
1597050 여러분은 어떤 일로 얼마 버시는지 여쭈어도 될까요. 4 000 01:16:13 1,503
1597049 흔히들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자살하면 안된다고 하잖아요 12 00 01:07:29 2,347
1597048 해외여행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18 .. 00:59:33 2,438
1597047 지배종은 후반부 몰입도가 너무 떨어지나봐요 2 00:55:31 473
1597046 까사미아 가구는 비싼 편인가요? 와이드 체스트 보고 있어요. 1 마미 00:40:11 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