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깡패 고양이와 휴가, 보이스 피싱 등

.... 조회수 : 676
작성일 : 2013-01-30 23:02:08

오늘부터 주말까지 휴가입니다.

그간 미루어두었던 모종의 사적인 일을 오늘 오전 처리하고,

남들 다 일하는 평일 오후의 상대적 한가로움을 즐겨보려고 던킨도넛에 앉아있었지요.

 

도서관 로그인이 아이패드에서 안 되던 문제가 있었는데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친절한 담당직원이 해결해주었어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저희 도서관은 e-book읽기가 너무 복잡해요.

책을 제공하는 주체도 다양하고,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각각 사용해야 하는군요.

 

하여튼, 문제가 해결되어 기쁜 마음으로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받아서 열심히 읽고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네요. 모르는 핸드폰 번호였지만 저는 일단 온콜이므로 받았지요.

 

젊은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서울지방경찰청이라면서 제 명의의 대포통장이 발견되었다는 거에요.

제 이름, 생년월일을 정확히 말하면서

어느어느 은행에 작년 8월2일자로 개설된 통장이 있는데 본인이 개설하신건가요?

하는겁니다.

 

흠...저는 그런 적이없는데. 전혀 아닌 일이라, 당황도 안 되거니와,

남자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억양과 또 다른 뭔가가, 이 사람이 경찰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어요.

남자는 재차, 본인이  개설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원래 개설에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직접 사본이나 신분증 준 거 아니냐며 저에게 따지듯이 확인해서 제가 당황하기를 바라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이가 없어서, 나는 그 때 개설한 적 없다는데 왜 전화로 이러느냐,

그 은행에서 정확히 신분증 사본 확인하고 통장개설 한 것 먼저 확인하고 전화한거냐,

웃으면서 따지니까 그걸로도 시비를 걸려고 해요.

 왜 웃냐고요. (웃겨서 웃었는데...)

 

저를 너무 몰아붙이니 아하, 이 사람 경찰 아니구나, 싶어서

이름과 소속을 물어보았어요. 확인해보라며 당당하게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알았다, 일단 끊고 확인했지요.

당연히 경찰에는 그런 사람 없구요.

 

제 생년월일과 번호가 아마 해킹당한 사이트 어디에서 팔려나갔나봐요.

이런 전화 받으면 참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그렇군요.

 

며칠 전, 우리 깡패는 부엌에서 뭔가를 자랑스레 입에 물고 제 침대로 왔어요.

신기하거나 맛있어 보이는 걸 발견하면 제 예전 고양이-지금은 부모님이랑 사는-도

침대로 가져오곤 했는데, 편한데서 몰래 보거나 먹으려고 그러는 걸까요?

하여튼, 깡패가 입에 물고 온 건 제 양초 원료인 가루 왁스 봉지였고

구멍 뚫린 봉지에서 흘러나온 가루 왁스가 제 좁은 집 부엌에서 침대까지 은하수를 그리고 있었어요.

 

저는 밤 10시에 때아닌 마루청소를 하였지요.

바닥에 달라붙은 가루들이 아직도 간간히 발견되네용.

 

 

IP : 61.102.xxx.9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30 11:04 PM (61.102.xxx.96)

    아 그리고, 청춘의 문장들 참 좋군요.
    추천이에요.

  • 2. ㅋㅋ
    '13.1.31 1:45 AM (218.152.xxx.215)

    재밌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1212 주말에 부여,공주에 여행가려합니다 숙박문의 3 부여여행 2013/02/22 1,699
221211 탤런트 이윤성씨 눈빛이요 19 어제 2013/02/22 16,838
221210 중고물건살때 8 ... 2013/02/22 695
221209 14살 강아지가 아픕니다. 24 송송 2013/02/22 6,909
221208 책선물할때..맨앞장에 문구.. 5 글귀 2013/02/22 6,761
221207 이브자리대리점? 어떨까요? 창업고민.... 2013/02/22 594
221206 우엉채볶음 하고 취나물 ,냉이손질하는법좀 알려주세요 2 질문 2013/02/22 1,007
221205 대학생딸이 뒷목이 아프고 미간뼈가 아프다는데... 2 급질문이요 2013/02/22 984
221204 4학년 딸아이 성장속도가 정상인지.... 10 고민맘 2013/02/22 2,678
221203 아리랑 노래 새로운 버전 없을까요? 2 아리랑 2013/02/22 296
221202 지에스 홈쇼핑 포트메리온 구성 저렴한거죠? 2 지에스 홈쇼.. 2013/02/22 1,633
221201 신학기 준비중이신 맘분들 지금 바른손 특가 진행한대요~ 뎅이니 2013/02/22 667
221200 분당 서현동쪽 아이학원 문의 드려요~ 아이교육 2013/02/22 298
221199 4살아이 수학동화책 추천좀 부탁드려요^^ 5 수학동화 2013/02/22 723
221198 노인심리상담사 3 노인상담사 2013/02/22 929
221197 국회로 달려간 김병관 '셀프 구명 로비' 세우실 2013/02/22 345
221196 신세계 본점은 사람이 원래 많이 없나봐요? 16 . 2013/02/22 4,681
221195 이하늬 윤계상이랑 열애한다네요;;;; 4 곰돌이도치 2013/02/22 4,453
221194 이 가방 어떤 가방의 카피일까요?? 1 현우최고 2013/02/22 1,196
221193 먼저 찬 사람에게 우수워지지 않게 다시 연락하는법 18 ... 2013/02/22 6,393
221192 방콕 호텔좀 추천해주세요.. 8 ... 2013/02/22 1,302
221191 유아들 홈스쿨 안 시켜도 될런지....솔직한 의견 부탁드려요. 10 어렵다육아 2013/02/22 1,109
221190 주방에 음식물처리 어떻게하세요? 11 ㄴㄴ 2013/02/22 1,838
221189 홍이장군 얼마정도 먹이나요? 궁금 2013/02/22 506
221188 식욕억제약 4 2013/02/22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