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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강아지를 떠나보낸 엄마를 어떻게 위로해드려야할까요

babam 조회수 : 1,963
작성일 : 2013-01-13 19:50:18
제 어머니는 강아지를 두마리 키우십니다.
아기 때부터 데려와서 현재 두 마리 모두 각각 8살 전후가 되었으니 근 8년을 키워오신 거에요.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시면서, 동물에 대한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을 더욱 크게 가지셨습니다.
그러던 중에 4,5년 전 쯤 어머니 사시는 옆 집에서 데리고 있던 강아지를 그냥 버려두고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버려진 강아지는 그렇게 혼자 동네를 떠돌아다니다가 저녁 때면 빈 집에 들어와 잠을 자고 했답니다.
어머니는 어떡하나...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우선 물과 사료를 갖다주시며 신경을 쓰셨는데, 그러던 와중에 덜컥 이 녀석이 임신을 한겁니다.
어쩔 수 없이 어머니는 그 녀석을 출산 전에 유기견 보호소로 보내셨어요.
그 당시에는 어머니께서 키우실 형편이 안되셨어요. 아버지 반대도 있었구요.
유기견 보호소로 그 녀석을 보낸 후, 어머니는 그 보호소 후원 및 자원봉사를 시작하셨습니다.
뭐랄까, 그 녀석에 대한 책임감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 녀석도 어머니가 보호소로 봉사활동을 가는 날엔 항상 엄마 옆에만 붙어있고, 보호소 사람들 조차도 그 녀석을 어머니의 강아지로 인식하게 될 정도로 어머니만을 따랐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호소 생활을 3년 넘게 했어요. 그 생활 동안 그 녀석이 모낭충이라는 피부병도 겪었고,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다른 질환으로도 많이 아팠었어요.
그 녀석이 아플 때마다 어머니는 혹시 안락사라도 당할까봐 자비를 들여서라도 그 녀석을 치료하고자 노력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러다 작년 말에 그 녀석에게 모낭충이 다시 재발하였고, 보호소의 사정상 아픈 아이들을 오래 데리고 있지 못하게 되는 분위기라고 하시더라구요.

결국 어머니는 그 아이를 데리고 오셨답니다 .
그게 작년 11월 일입니다.
동물 병원에서도 어머니께 괜찮으시겠냐고 (비용적인 부분과, 다른 두 녀석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거듭 확인할 정도로 아이의 상태가 그닥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3개월 넘게 치료 예상을 했었는데, 1달 정도 되어서 그 녀석이 완치가 되었습니다. 빠른 회복에 병원에서도 깜짝 놀랐었어요.

어머니가 많이 행복해하셨어요.
그 녀석이 다른 강아지와 함께 놀고 있는 것을 보시면서 세상 다 가진 것 같다고 하셨어요.

지난 주,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더니 그 녀석이 죽었다며 동물병원이라 하십니다.
어머니가 그 녀석, 다른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가셨다가, 다른 강아지가 디스크가 있어 오래 걷지를 못해서 그 아이에게 조금 신경을 쓰시다가 그만 줄을 놓쳐 버린 겁니다.
줄을 놓침과 동시에 그 녀석이 마침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 바로 하늘나라로 가버렸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바로 그 녀석을 안고 동물 병원으로 가셨지만, 어이없게도 그 아이는 그렇게 일찍 하늘나라고 갔습니다.
이제 막 병이 낫고, 좋은 주인 만나 행복해지려던 찰나에요.

어머니는 지금 무엇보다 본인의 잘못때문이라는 자책감에 너무 힘들어하십니다.
잘 돌보겠다는 마음으로 데리고 왔는데, 이렇게 되어 버려 책임을 다하지 못한 생각에 어쩔 줄을 몰라하세요.
전 지금 해외에 있어서 어머니와 함께 할 수가 없어, 기껏해야 전화드리고 같이 울어주는 것, 어머니 얘기 들어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네요.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까요.
사고현장을 바로 눈 앞에서 목격한 탓에 그 트라우마도 상당하신 것 같은데,
이럴 때 어머니께 도움이 될 만한 게 무엇이 있을까요.
지방 작은 도시라 심리치료등을 받을 만한 곳도 마땅찮아요.

전 지금 당장은 직장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는데, 4월 중순에 한국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랑 함께 하지 못해 저도 죄송하고 아프네요.
주시는 따뜻한 조언들 미리 감사드려요.
IP : 99.199.xxx.2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13.1.13 8:08 PM (219.249.xxx.19)

    어머님 얼마나 마음아프실까요..

  • 2. 똘똘이
    '13.1.13 8:17 PM (119.203.xxx.154)

    먼저 위로 말씀부터 드립니다.

    마음 고운 어머니께서 많이 힘드시겠어요.
    줄을 놓쳤다는 자책감도 많으시겠구요.

    저도 5년전에 사랑하는 강지를 구름다리 건너 보냈어요,
    가슴 한 쪽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는데
    사실은 제가 잘못한게 많아 자책감이 오래 갔답니다.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자주 전화드려
    어머니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엄마를 많이 따랐던 강지가 마지막을 엄마와 보낼 수 있어 행복했을 거라는 것
    강지들도 사랑해주는 사람은 확실하게 않다는 것
    계속 위로드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머님의 마음이 빨리 평안해지시길 바랄게요.

  • 3. 미안함이
    '13.1.13 8:18 PM (113.59.xxx.77)

    후회가 되시고 미안한 마음이 계속들고 그러시겠지만
    거기까지가 운명이었나보다 생각하셨음 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이고 ......
    전 9년동안 함께한 강아지가 너무 너무 아파해서,어쩔수없이 안락사를 선택했고 그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함께해서 미안함은 덜하지만 사실 늘 생각하고 미안해합니다.

  • 4. 마취
    '13.1.13 8:37 PM (119.64.xxx.19)

    10년키운 강아지가 치주염에 걸려 입에서 피가 질질 나오고 밥도 잘 못먹어 병원에 데려가 검사하고 이빼는 수술을 했는데 그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갔습니다.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많이 위로해 드리세요.

  • 5. 강아지가
    '13.1.13 10:31 PM (39.113.xxx.139)

    죽고나면, 좋은 기억은 별로 안 나고
    내가 못 해준 것, 그 애가 아프거나 불쌍했던 것만 생각이 나서 정말 괴롭지요.
    기르던 강아지가 죽고, 두 번 다시 그런 아픔을 겪는 게 두려워 5년 간을 강아지를 안 키우다가
    최근에 다시 키우게 되었는데, 항상 얘한테 야단친 것이 맘에 걸리네요.

    무슨 말도 어머니 마음에 위로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많이 많이 울게 하시고 말로 다 표현하도록 해 주세요. 슬픔을 많이 표현할 수록 마음에 덜 남으니까요.
    그리고 비록 강아지가 더 행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서 불쌍해하시겠지만,
    그래도,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하지 않고 마지막을 어머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것,
    죽을 때 고통없이 빨리 간 것으로 어머니를 위로해드리세요.
    아마 강아지도 행복한 기억으로 눈을 감았을 거예요.

  • 6. babam
    '13.1.14 1:15 PM (99.199.xxx.235)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오늘 통화했더니 일어나셔서 죽 끓여드시더라구요.
    아직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맛있는 거 드시라 했더니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하십니다.
    저또한 그나마 마지막을 어머니와 함께해서 많이 행복했을거라고 말씀은 드리는데,
    정작 당신은 미안한 마음 뿐이신 거 같아요.

    남겨주신 위로들 어머니께 전해드렸고, 어머니도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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