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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옆집 고양이 죠오지 그리고 새끼 길냥이

gevalia 조회수 : 1,400
작성일 : 2013-01-01 06:07:20

아침에 보니 새끼 길냥이가 기침을 더 심하게 합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재채기를 심하게해요. 사실 이젠 그만하자고 생각했는데 눈 앞에서 어린게 아파하니 그냥 외면하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이 녀석이 이제 제가 나쁜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도망도 안가고 나가면 박스안에 있다 쪼르르 나옵니다. 만지면 그릉그릉하구요.

오늘 아침 어차피 죠오지 보러 동물병원가야해서, 고생시키고 나중에 데리고 가느니 지금 데려가는게 낫겠다 싶어서 가는 김에 데려갔어요.  얼마나 얌전한지 잡아서 케이지에 넣을 때 발버둥도 안치고, 가는 내 내 한번 울지도 않아요..재채기만 하죠. 이런 냥이는 첨 봤습니다.

지니는 어제 전화도 하고 새벽 1시에도 이멜을 보내면서, 죠오지 때문에 울고있답니다. 눈에 안 보이는 상태니 더 걱정되고 또 미안한거겠죠. 여행 떠날때도 좀 이상했는데 그냥 떠난거니까요. 내일 죠오지에게 들리겠다고 하니, 얼마나 가족들이 널 사랑하는지..그리고 지금 떠나야만 한다면 우린 널 잊지 못할거라고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죠오지를 보니 기운은 없어 보였지만, 소변을 다 제거해서 그런지 많이 편안해 보였어요. 그제 밖에서 만났을땐 눈에 촛점도 거의 없는 듯 했고 무슨 약을 먹은 듯 의식이 없어 보였거든요. 그래서 전 처음에 이 녀석이 못 먹을 걸 어디서 먹고 그렇게 토하는 줄 알았거든요. 제가 죠오지야 아줌마 왔다 그러면서 만져주니까 알아보고 골골 댑니다. 못 알아 듣겠지만, 한국말로 말해줬어요. 지니가 전해 달라는 말과 함께 괜찮을 거고 아줌마가 또 올테니 걱정말라고.

문제는 이 녀석이 먹이를 먹지 않아요. 오늘 강제로 조금 먹였다는데 일단 뭘 먹어야 될 듯 싶어요. 그래도 위험한 고비를 넘겨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새끼 길냥이를 검사하는데..이 녀석이 다른 길냥이들이 그렇듯 귀가 벌레에 감염됐고 또 벼룩도 있고요.. 호흡기 감염이랍니다. 그래서 캔을 줘도 다른 땐 잘 먹었는데 어리버리 한 듯 하고 안 먹었거든요. 코가 막혀서 그렇답니다.  우리집 냥이들은 주사를 다 맞아서 새끼 고양이를 안에 집 안으로 데려와서 치료를 해 줘도 된다고 했는데 문제는...피 검사를 하니 류키미아, 그러니까 고양이 백혈병에 걸린걸로 나왔어요.

체력이 강하면 병과 싸워 살아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앓다가 죽는건데요.. 6주후에 다시 한번 검사해 봐야하고 그 때 음성반응이 나오면 괜찮은거래요. 지금 감기도 류키미아 때문일수도 있다네요.   

밖이 일단 너무 춥기도 해서 며칠 병원에서 열심히 좀 치료받고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지금 저 상태로 데려와 밖에두면 호전 될 기미는 더더욱 보이지 않아서요. 전 이 녀석이 많이 어려 잘 입양이 될거같아, 기초적인 것만 해 주고 동물 보호소에 데려다 줄까 했는데, 류키미아 양성이면 가자마자 안락사라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의사 말로는 새끼고양이가 약 2-3개월 된 듯 하다고 해요.

그런데 꼬리잘린 길냥이 태비..이 녀석이 또 이 새끼 길냥이와 서로 의지하고 잠도자고 그런데, 새끼 길냥이가 류키미아면 전혀 백신도 맞지 않은 태비 길냥이도 감염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어쩌면 이 놈도 이미 감염일지도 모르고 FIV일지도 모르죠. 털이긴 페르시안 까만 냥이도 길냥이임에 틀림없는데..춥고 눈에 털이 계속 망가져서 볼수가 없는 상태로 밥먹으러 오고 있어요. 이 녀석이야 말로 목욕시키고 나면 너도 나도 데려가겠다고 할 지 모를 정도로 예쁜데 말이죠.

참..여기저기서 난리네요..

 

IP : 172.1.xxx.4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훈훈
    '13.1.1 7:36 AM (14.55.xxx.168)

    새해 첫날부터 참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죠오지도 빨리 낫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실거예요

  • 2. Commontest
    '13.1.1 9:11 AM (119.197.xxx.185)

    좋은일 많이하시네요 복 많이 받으세요 (:

  • 3. 수수꽃다리
    '13.1.1 10:42 AM (118.223.xxx.115)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들 건강 되찾아 행복하게 살길 바래요...

  • 4. ...
    '13.1.1 10:54 AM (147.46.xxx.91)

    우리 고양이도 같은 병으로 오래 아파서 입원했어요.
    지금은 잘 지낸답니다.
    죠오지 건강하기를 기도했어요.
    원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5.
    '13.1.1 2:26 PM (222.102.xxx.167)

    원글님!
    착한 마음에 기분까지 좋아집니다.
    모든 길냥이들 우리가 돌봐 줄 수 있는한 보살펴 주면
    동물과 공존하는 아름다운 삶이 될 것입니다.
    새해에 복바가지 우르르르 쏟아질걸에요~

  • 6. gevalia
    '13.1.1 2:37 PM (172.1.xxx.46)

    모두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닭을 삶아 볼께요. 내일은 이곳이 1일이라 모레나 들고 가 봐야겠어요. 의사가 괜찮다고 하면 먹여봐야겠네요. 하긴 지금 마른 사료는 물론 캔도 안 먹고 있으니 진한 닭 국물이 나을 듯도 싶어요.

    보미는 나갔다 들어오더니 목걸이를 어디 또 잃어버리고 왔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예요. 왜 나가면 목걸이를 잘 떼어놓고 오는 걸까요? 집에서 보면 목걸이가 걸리적거려서 긁는다거나 이런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길냥이로 자유롭게 살았어서 안하겠다고 그럴 줄 알았는데 처음 해 줄 때 부터 불편해 하지 않기에 다행이다 싶었거든요. 몰래카메라를 달아 줄 수도 없는 일이고 참 궁금하네요.

    레오는 더 자주 목걸이를 잃어버렸는데 둘이 어느 같은 장소를 잘 갔던 걸 까요? 그리고 거기서 벗어나기 힘들었던걸까요.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왜냐면 어느날 보미가 온 몸이 어디 젖었다가 빠져나온 듯 온 날이 있었거든요. 목걸이는 있었지만요. 냄새도 고약하게 났었고요.

    그나저나 새끼 길냥이는 백혈병을 극복 못하면 의사말로 2년을 넘기기 힘들거라는데요..다른 고양이로 전염도 그렇고요..의사는 안락사 이야기도 하는데 어린것이 안됐어요. 아마도 어미에게서 내려온 것 아닌가 하는데 어미는 사람을 많이 경계해요. 잡혀 준다면 이 어미를 중성화 시켜주는 게 우선일 듯 싶은데 말이죠. 살아있다면 봄에 또 새끼를 낳을텐데 올 봄에 제가 봤을 때 보다 지금 몰라보게 말라있는 걸로 보아 이 놈도 병이 있는 듯 싶어요.

  • 7. 하..
    '13.1.1 8:51 PM (211.201.xxx.147)

    님 글을 항상 열심히 몇번이고 읽습니다.
    고양이를 병으로 잃어도 봤어요.
    못 먹는 고양이는 끝내 병명 못 찾았고 결국 몇년 앓다 죽었습니다...
    저는 AD 캔을 주사기로 입안에 넣어줬어요. 죽처럼 된 캔이요.
    그걸로 연명을 했습니다.

    항상, 마음을 따뜻하게, 그러면서 뭉클하게 해주세요.
    저는 '시'를 사랑해요....

  • 8. ..
    '13.1.2 1:47 AM (71.172.xxx.98)

    정말 원글님 존경해요.
    옆에 게시면 식사라도 대접하고 친구하고 싶어요.
    저 아무나 잘 못사귀는데 진심입니다.
    님같은분들만 계시면 이 세상은 정말 살만한 곳일텐데..
    복많이 받으실거예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소식 자주 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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