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러분 고맙습니다.

임부장와이프 조회수 : 358
작성일 : 2012-12-20 10:21:24
참으로 어이가  없어요.
어찌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래도 선거운동을 하면서 기뻤고,희망을 가져도 보았고,아무튼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빨갱이,외곬수,세뇌...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마치 방문판매원이 된 것 같은 심정이었지만 그래도 너무나 간절했기에 그런 조롱들은 견뎌낼 수 있었어요.
간절하면 이루어 진다는 말을 믿으며,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는 말을 믿으며,난공불락인 사람들 하나 둘씩 설득할 때,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말에 동의하고 지지해 줄 때.
정말 기뻤어요.
전 후회없이 보낸 대선기간이었어요.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최선을 다했는데,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어쩌겠어요!
이게 국민들의 뜻이라는데.

한국과 여기는 15시간의 시차가 있어요.
새벽에 일어나니 딸아이가 인터넷 방송을 사수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엄마 출구조사에서는 박근혜가 이겼어. 근데 YTN에선 문재인님의 승리로 나왔어. YTN이 정확하대.엄마 흥분하지마"라는데 전 졌구나 싶더라고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어찌 해야 할지.
일단 아이들 쳐다 볼 낯이 없더라고요.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고는 왜 2,30대들에게 그리 미안한지...
이 많은 짐을 나눠주지 못하고 고스란히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니!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절망하고 있으랴 싶어서요.
맛있는 거 먹고 다시 일어서야잖아요.

밥을 먹는데 남편과 통화를 하게 되었어요.
제가 걱정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절 위로하는 전화가 많이 왔어요.
식사를 막 끝내고 나오려는데 아는 언니가 전화가 왔어요.
제가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제가 "언니 정말 미안해.전라도 분들에게 늘 신세만 지고.언니들 한테 빚을 좀 갚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네.언니 정말 미안해."
식당에서 울음이 터져 참 난감한 상황이 되었어요.
다들 저를 쳐다보며 수근거리더라고요.
언니가 같이 울면서 알을 잇지 못하더군요.

적극적으로 선거활동도 못하는 전라도 출신의 내가 사랑하는 언니들.
내가 벽창호같은 사람들 앞에두고 "전두환을 잊었어?광주를 잊었어?어떻게 박근혜를 지지할 수 가 있어?"하고 목소리 높혔을 때 눈물 맺히는 언니들 눈.

저는 그 언니들의 눈물을 조금은 닦아 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이런 결과를 접하니 새삼 미안하고 또 미안하더라고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요.
전라도 도민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서예요.
역사의 고비마다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받치신 위대한 전라도민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살아서 두 다리의 힘이 있는 한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제발 제 살아생전 여러분들께 진 빚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살아생전 하지 못하면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제 아이들이 할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국에 계신 여러분.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겐 여러분이 든든한 친정이었어요.
여러분이 계셔서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박 3일 국경넘어 문재인님을 투표하고 온 저.
후회하지 않습니다.
미담이 되지 못하고 비록 괴담으로 끝났지만,다음 선거에서는 재외부재자도 투표하는 길이 괴담이 아니라 더 쉽고 간단하게 만드는 초석은 제가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산,경남,대구,경북 지역에서 문재인님을 지지해 주신 여러분들의 용기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 박정희도 겪었고,전두환도 겪었고,이명박도 겪었습니다.
앞으로 5년 박근혜도 또 겪어지겠지요.
저는 지난 시간이 참 싫고 힘들었는데,많은 분들은 그리웠나 봅니다.
그 분들의 선택도 인정합니다.
제가 축하는 드리지 못하지만 패배는 인정합니다.

다시 일어나죠.
해외에서 괴담을 만들며 투표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하시다며 다시 일어서 주세요.
지금 누구 좋으라고 이러고 있어요?
5년 금방 지나갑니다.
82의 명언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를 잊지 마세요.

지금 제가 횡설수설, 맞춤법도 맞는지 틀렸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게 제 진심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달리신 위대한 여러분!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찬사를 여러분께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IP : 187.160.xxx.21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12.20 10:30 AM (119.204.xxx.190)

    임부장 와이프님
    감사합니다

  • 2. ...
    '12.12.20 10:45 AM (182.219.xxx.111)

    저도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9820 염색약 추천좀 해주세요 청소년 2012/12/28 432
199819 조약국만한 한의원 찾습니다. 1 한의원..... 2012/12/28 1,596
199818 상명대 디지털미디어학과 vs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캠퍼스 컴퓨터공학.. 9 ... 2012/12/28 3,556
199817 모유수유하니 임신때보다 더 음식을 가려야 하는거였군요!ㅠㅠ 3 흑흑 2012/12/28 1,695
199816 일본음식하면 무조건 친일이니 방사능이니 그만들 좀 하세요 78 제발 2012/12/28 8,056
199815 물건사러가는게 두려워 못가겠어요 물동이 2012/12/28 1,384
199814 친노 몰아내고 박기춘이라... 5 세상에나.... 2012/12/28 2,423
199813 스웨덴 영화인듯....제목 좀 찾아 주셔요. 4 궁금해 미치.. 2012/12/28 1,026
199812 생에첫~모든검사 빠짐없이 받아야 하나요? 3 불이익 2012/12/28 1,255
199811 방수,방한부츠.....어떤 제품 신으세요??? 3 어른 부츠 2012/12/28 2,183
199810 활동성 비형간염이신분들 계세요? 1 .. 2012/12/28 1,796
199809 고추장을 고춧가루 1.5키로로 만들면 양이 얼마나 2 궁금 2012/12/28 872
199808 세금혁명당 지난 2월 성명서에서 .. 박기춘의원에 대해.. 2 탱자 2012/12/28 704
199807 어제 짜장면 먹고 기절한 듯이 잠. 22 양파만 2012/12/28 9,184
199806 극세사천 바느질 실 질문있어요. .. 2012/12/28 528
199805 자게에 글올리면 같은날 장터에 글 못쓰나요? 1 장터 2012/12/28 951
199804 아...C 왜 또 울리고 그래욧................ 6 .. 2012/12/28 2,486
199803 싱가포르와 홍콩 자유여행 숙소 질문이요 9 gyeong.. 2012/12/28 2,011
199802 다래끼가 나던 데서 계속 나요..ㅠ 14 부앙 2012/12/28 3,492
199801 문재인님 헌정광고 티비에서 볼수있는거죠? 8 후아유 2012/12/28 2,592
199800 존 그리샴 좋아하시는분 계세요? 5 정보공유 2012/12/28 957
199799 연세대가 부끄러운 서울대녀 7 샤샤 2012/12/28 5,672
199798 도요타 캠리가 연말 할인행사로 26 ... 2012/12/28 3,730
199797 션(가수)처럼 인성이 바른 남자 드문가요 8 2012/12/28 4,005
199796 아기랑 같이 쓸 요세트를 고르고 있는데요... 2 황제펭귄 2012/12/28 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