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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 이야기..(유치함 주의)

알파벳 조회수 : 3,768
작성일 : 2012-12-04 16:16:31

A와 B가 살고 있었어요

A는 요리를 잘해요

B도 못하진 않지만, A가 한 게 맛있어서 늘 A가 요리를 전담했어요

단..B는 돈까스엔 자신이 있었어요

한번은 돈까스를 해줬더니 A가 맛있게 먹어서 뿌듯했어요

 

어느날 A와 B가 장을 보러 갔어요

A가 돈까스 시식을 해보고는 "와 맛있다 우리 돈까스 사자" 라고 했어요

2인분(큰 2덩이)에 만이천원이나 하는걸보고 B는 "그냥 돼지고기 사자 내가 빵가루 묻혀 해줄게~" 라고 했어요

근데 A는 두툼한 시식 돈까스에 이미 혼을 뺏긴 상태였어요(B는 고기가 얇은 스타일로 돈까스를 만들어요)

그래서 B가 한 것도 맛있겠지만 이렇게 두툼한 것도 먹어보고 이것저것 먹어보고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어요

A가 하고싶다는대로 대부분 하게 해주는 B는 이번에도 이내 수락했어요

 

집에 가서 B는 돈까스를 했어요

첫번째 꺼는 노릇노릇 잘된듯해서 A에게 주고

두번째 꺼는 소스에 신경을 쓰다보니 가장자리가 타서 B가 먹기로 했어요

그런데 썰어보니 B의 돈까스는 속이 덜 익은 것이었어요

A의 것을 일단 나눠 먹으면서 덜 익은 걸 오븐에 좀 돌렸더니 A가 보기에는 먹을만해졌는데

B는 돈까스를 태운 순간부터 이미 기분이 슬슬 나빠진 상태였어요

도저히 못먹겠다며 샐러드와 다른 반찬으로만 밥을 먹고 A는 맛있게 돈가스를 먹었어요

B는 너무 화가 난다고 했어요

돈은 돈대로 쓰고, 기름도 기름대로 썼는데 맛은 없고. 돈까스가 진짜 맘에 안 든다는 것이었어요. 고기가 쓸데없이 너무 두껍고, 자기가 만든 게 훨씬 낫다는 것이었어요.

A는 비싸게 주고 산건 아깝긴 하지만 잘못 튀겨 태운 B가 잘못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B가 너무 기분이 상해있기에 곧이곧대로 말하진 못하고 "난 그래도 맛있게 잘먹었고 요리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어요

B는 후식 먹을때까지 계속 심통이 가득하다가 결국 다른 얘기 하면서 슬슬 풀렸답니다

그러나 며칠 후인 지금까지도 계속 "**마트 돈까스 최악이야"라든가 외식 뭐할까 얘기를 할때 "돈까스!!"라든가 하며 앙금을 씻어버리지 못하고 있죠

 

A,B의 생각과 행동이 아주 이상하지는 않은가요? 이해가 가는 정도인가요?

B는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가 나는 성향인데, 고친다기보다 좀 개선되기 위해 A가 어떻게 행동을 해주면 좋을까요?

또..A는 거의 하고싶은대로 하고, B는 양보하는 경향이 있으니 이건 A가 고쳐야겠지요?

A,B두명이 좀더 나은 사람들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서로 어떻게 대해줘야 할까요?

IP : 211.181.xxx.3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복단이
    '12.12.4 4:19 PM (112.163.xxx.151)

    도움이 못 돼 죄송하지만... 이번 일화에서는 두 분 다 너무 귀여워요.

  • 2. 복단이
    '12.12.4 4:22 PM (112.163.xxx.151)

    아 그리고 해봐서 아는데... 두툼한 돈까스는 그냥 시켜드시고 (기름도 많이 먹고 잘 튀기기 쉽지 않아요)
    집에서 해드실 때는 얇은 돈까스로 만족 하시는 게...

  • 3. ...
    '12.12.4 4:23 PM (14.63.xxx.208)

    옛날옛날에... 재미있는 얘기 한편 들은것 긴ㅌ네요.
    두사람은 맛있는 돈가스를 다시 먹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 4. 부부는 상위 문화로 수렴
    '12.12.4 4:26 PM (203.247.xxx.210)

    한 쪽이 훌륭하면 뽄이 되어서 다른 쪽이 물들고 좋아 집니다

    (등장하는 남편님과 적으신 부인님 다 이뿌시다ㅎㅎ)

  • 5. ㅇㅇ
    '12.12.4 4:27 PM (211.237.xxx.204)

    얼마나 유치하길래 주의를 써붙였을까해서 들어왔는데
    진짜 대박으로 유치하심 ㅋㅋ
    그냥 돈까스는 적당한 두께로 만들어먹자~
    그리고 두꺼운 고기의 돈까스는 기름 온도 조절 잘해야함
    160도 정도에서 오랫동안 한번 튀겨낸후
    18~90도에서 한번더 튀겨서 바삭하게 해서 먹어야함

  • 6. ....
    '12.12.4 4:28 PM (1.245.xxx.60)

    뭘까.......?

  • 7. ........
    '12.12.4 4:29 PM (123.199.xxx.86)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알콩달콩 신혼부부의 이야기 같아요..읽다가 몇번을 큭큭 대었네요..ㅎㅎ
    B의 심통...정도는 거의 일반적이지 않나요?그냥 약간의 심통일 뿐인데요..
    그리고..ㅁA는 두툼한 돈가스도 먹어 보고 싶어서....또 약간의 고집을 부렸을뿐이구요..ㅋ
    이 정도의 상황을 문제라고 보고 문제를 만들면...그게 문제일 듯 하네요..ㅎㅎ
    전체적인 그림이 넘 이쁘다는.....ㅠ....
    a는 요리도 잘하고 어쩌다 B가 해주는 돈가스도 너무 너무 맛있게 먹어주는 착한 사람
    b는 a가 좋아하는 돈가스를 맛있게 요리 해주려는 욕심이 있었는데..그게 어긋나는 바람에 심통이 났다는....예쁜 동화..ㅎㅎ

  • 8. 유치하네요
    '12.12.4 4:45 PM (14.52.xxx.59)

    근데 인생이 원래 유치하고 그 중에 최고봉은 먹을거 갖고 싸우는거 ㅎㅎ
    살다보니 유치한 문제로 싸울수 있는 단계가 제일 행복한 거더라구요
    고로 지금 님 상황이 제일 행복한거니..뭐 돈가스야 사드시건 튀겨드시건 알아서 하세요
    결론은 행복하니 된거에요 ^^

  • 9. 알파벳
    '12.12.4 4:47 PM (211.181.xxx.31)

    객관적으로 쓸려고 A B로 썼건만 쓴사람은 부인이요 B가 남편임을 역시 다 알아채시는군요..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몇몇 조언이랑 돈까스 잘 튀기는 법 알려주신 분도 감사하므니당...^^

  • 10. 근데 문제는 본인들은 엄청 심각하다는 점~~~~~
    '12.12.4 4:54 PM (112.72.xxx.205)

    그게 문제지요ㅋ

    유치하지만 이해되네요.

    세상에 두꺼운 돈까스는 모두 없어져야 되요ㅋ

    그리고 두꺼운 돈까스를 튀길때는,처음에 불을 강해서 해서 튀기다가 약한불에서 은근히 튀기거나 두번 튀겨야 된다는 점~~~~

    B가 양보했으면 A도 자기껄 나눠먹어야한다는점~~
    A가 마음 상한 B를 달래고,니가 한게 짱 맛있다^^ 기 살려야 했다는 점~~~

    그러나 세상 모든 돈까스는 두껍거나 얇거나 다 착하다는 점~~~~
    꼬기는 항상 옳아요ㅋㅋㅋ

    두분 다 착하니,오래오래 싸우지 말고 행복하세요.

  • 11. ...
    '12.12.4 5:09 PM (182.219.xxx.30)

    ㅋㅋ 진짜 유치한데 다 이렇게 유치하게 산다는점과 유치한데서 끝나야지 치사함과 쫀쯘함으로 발전하는 불행한 사람도 있다는...
    원글님, 통크게 넘기고 봐주세요. 그리고 다음부터는 집에서는 B의 돈까스만 먹는걸로...

  • 12. ㅎㅎㅎ
    '12.12.4 5:30 PM (220.124.xxx.131)

    이렇게 몰입도 높은 유치한 글은 첨봐요. ㅎㅎㅎ
    그래도 다툼으로 번지지않고 사이좋으시네요. 행복하세요. ~^^

  • 13. ㅋㅋㅋㅋㅋㅋ
    '12.12.4 5:33 PM (211.196.xxx.20)

    너무너무 웃겨욬ㅋㅋㅋㅋㅋ
    무슨 옛날이야기 어투인데 내용은 왜이래 ㅋㅋㅋㅋㅋㅋ
    입흔 사랑 하세욤~ ^^

  • 14. 이야기 동화
    '12.12.4 5:42 PM (118.130.xxx.27)

    이야기 동화같아요
    구연동화 선생님의 목소리로
    막 음성지원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15. 근데 진짜
    '12.12.4 5:48 PM (211.196.xxx.20)

    다시 읽어도 웃김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이야기한담에 아이들에게 의견 묻는 거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내용과 형식의 이 절묘한 싱크로율이라닠ㅋㅋㅋㅋㅋㅋ

  • 16. 재밌다
    '12.12.4 5:50 PM (221.140.xxx.12)

    B가 남편인가요? 만일 그렇다면 남편분에겐 돈까스가 일종의 비장의 특기였던 셈인가 봐요. 그걸 누구에게도 침범 당하기 싫은? ㅎㅎ 자기가 제일 잘하는 걸로 아내가 계속 인정해주길 바라는 맘이 엿보여요.
    제 남편도 잔치국수를 제법 잘 하고 가끔 해요. 그냥저냥 먹을만한데 엄청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엄청 오래 이리저리 벌려가며 만들죠. 솔직히 속으론 그리 재료 써서 안 맛있는 게 이상하겠다 싶지만, 막 맛있다 해줘요. 잔치국수는 자기가 최고 해가면서요. 그래서 진짜 자기가 잔치국수는 일가견이 있는 줄 알아요. ㅋㅋㅋ 어쩌다 자기가 해주는 잔치국수 먹고 싶어 하거나 다른 데서 국수 먹고 자기가 한 것보다 못하네 이러면 우쭐거리는 게 눈에 보여요.
    그냥 빈말로 자기가 해 준 게 훨씬 맛있었다...라고 지금이라도 해주세요.

  • 17. 그러게요
    '12.12.4 6:05 PM (112.72.xxx.205)

    남자들 단순해서 궁디 팡팡해주면 엄청 아이처럼 좋아라한다능~

    비장의 무기,필살기가 맞죠. 돈까스가 원글님 남편에게는ㅋ

    두꺼운 돈까스가 맛있어도 남편 니가 한게 더 맛있다 우쭈쭈해주고

    두꺼운 돈까스는 원글님 혼자 몰래 사다 튀겨먹고ㅋ 이런 여우가 될려면 저도 아직 멀었지만요.

    어쨌거나 신혼일때나 하는 사랑싸움이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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