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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차라리 홀로 서서 장렬한 최후를 준비하는 게 낫다

c'est tout 조회수 : 1,420
작성일 : 2012-12-04 11:28:37

어제 안철수 해단식 기자회견을 보면서, 저게 안철수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말을 두고 이런 저런 해석을 하기도 하지만, 저는 박경철이 언젠가 말한 것처럼 안철수는 이런저런 해석이 필요없이 그의 말 그대로 들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극적 지지다, 아니다라는 해석은 다 쓸모없는 해석에 불과합니다.

 

그의 말은, 일단 단일후보는 문재인이고 그를 성원해달라는 것, 오직 그것 뿐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등장한 배경인 ‘소위’ 정치쇄신(저는 그가 말하는 정치쇄신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 소위라는 말을 썼습니다.)을 강조하는 것, 전자는 자신의 사퇴로 문재인이 단일후보이고, 후자는 자신이 출마한 이유와 그를 떠받치고 있다고 본인이 생각하는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말이겠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거기까지입니다.

 

오늘 언론에 보도된 안철수 측근의 ‘SNS로 문재인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안철수 캠프의 분들이 참 찌질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도 안철수의 말을 나름대로, ‘해석’해서 저 정도의 발언이라면 그런 정도는 가능하겠다고 추측한 것에 불과하지요. 저는 그런 인터뷰를 보면서 안철수와 안철수 캠프의 사람들에게 짜증이 났습니다. 그런 지원은 차라리 안하는 게 낫습니다. 그게 ‘안철수의 방식’인지 몰라도 별 도움도 안되고, 지원했다는 생색만 내는 꼴이니 말입니다.

 

온 국민이 그의 입을 바라보는 것도 이젠 지쳤습니다. 정치인은 아젠다를 만들고, 그것을 확장하고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안철수에게 그런 정치인의 자질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그가 우리가 봐온 정치인이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정치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는 새로운 정치를 열수 있는 조직적 기반, 그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조직하는 것을 필요로 합니다. 몇몇 사람들 모아 캠프 만들고 팬클럽 만든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안철수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안철수 캠프에 갔다는 박선숙, 송호창, 그리고 시민단체 출신인 하승창 같은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안철수 말대로, 단일후보가 문재인이 되었다면 이젠 문재인으로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그 안에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트위터를 켜고 140자를 쓰는 그 단순하기 이를데 없는 ‘지원’은 지원이 아닙니다. 그 정도를 해 놓고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재인이 안철수로부터 독립선언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안철수의 뜻과 성원의 마음은 겸허하고 고맙게 받아들이되, 더 이상 지지나 성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지 말고, 그대로 자신의 길을 가는 게 낫습니다. 지금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로 안타깝게도, 박근혜 시대를 준비해야할 지도 모릅니다. 차라리 장렬한 최후를 맞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안철수로부터 독립선언을 하고, 정권교체의 절박함, 정치가 바뀌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그 차분하고 이성적인 태도 말고, 사자후로서 국민들에게 호소하십시오.

 

장렬히 전사하더라도, 최후의 비장한 각오를 국민들에게 밝히십시오. 그게 오히려 승리하는 길입니다. 선거 캠프의 분들도, 찌질하게 비무장지대에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건설하겠다는 식의 황당한 공약이나 준비하지 말고, 정권교체의 절박성, “아비 어미 죽은 박근혜 불쌍해서 찍어준다”는 나이든 분들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간절하고, 절박하게 호소하십시오. 그게 사는 길입니다. 안철수의 지원은 이참에 아예 접으십시오.

 

정권교체에 실패하고, 신유신체제가 시작되면, 안철수와 문재인은 둘다 역사의 퇴행을 막아내지 못한 죄인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이 지면 안철수가 뜨지 않습니다. 그 역시 돌팔매를 맞을 것이고, 그가 말하는 정치개혁은 대선이후 민주당에서 탈당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찌질이들을 모아 이것저것 하다 새누리당의 반대에 막혀 좌절될 것이 뻔합니다. 동시에 정권교체를 바랬던 많은 분들(소위 노빠/문빠를 포함하여)에게 안철수는 죄인 취급을 받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불행하게도 우리는 안철수와 문재인이라는 두 뛰어난 인물들을 그렇게 시궁창에 버리게 되겠지요. 대선에 패배했을 때, 안철수에게 그리고 문재인에게 쏟아질 비난들을 생각하면 전 끔찍합니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좋은 사람들을 죄다 내다 버렸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암담한, 우리 아이들에게 21세기에 유신이 부활하고,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고, 그저 옛날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우리의 미래를 선택했다고, 김일성의 손자와 박정희의 딸이 다스리는 한반도를 어떻게 정당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IP : 58.103.xxx.21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4 11:34 AM (14.55.xxx.168)

    할 수 있을거예요. 마지막까지 지치지 맙시다
    설령 정권교체 안되더라도 그게 문재인님이 죄인이라 생각 안합니다
    우리 국민이 MB 를 만들었듯 국민 수준에 딱 맞는 선택을 한거라 생각합니다
    문재인님 보면 늘 빚진 마음 입니다
    전 안은 좋아하나 그 스타일은 싫어요
    성질 급한 놈 딱 호흡곤란 올 것 같아요

  • 2. ....
    '12.12.4 11:38 AM (117.111.xxx.68)

    문재인에 좋은 마음을 가지려다 님같은 분을 만나면 사람인지라 확 짜증이 솟구쳐요. 지들이 먼저 안철수 찾아놓고 왜 적극적으로 안 도와준다고 난리야 ? 이런 맘요. 앞으로 도울 방법 논의한다자나요. 그만 좀 안철수 잡으세요. 대선 지면 안철수 물고 늘어질 떡밥 그만 까세요. 지금 선관위놈들이 새누리당편에서 주시하고 있는데 안찰수가 뭘 어케 더 할수 있나요.

  • 3. 차니
    '12.12.4 11:45 AM (221.142.xxx.130)

    문재인 지지자인데, 제발 문재인과 안철수 엮지 않으면 안되나요? 그냥 뜻 맞는 사람들끼리 뚜벅뚜벅 가자고요. 안철수가 도와주면 좋은 거고 안 도와줘도 할 수 없는 거지, 언제까지 안철수 타령만 하시려고요? 이미 야권대표로 문재인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안철수와 상관없이 대선에 실패하면 문재인의 실패고, 성공하면 문재인의 성공입니다.

  • 4. ,,
    '12.12.4 11:45 AM (61.101.xxx.62)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이러던 광고카피 생각납니다.
    문재인씨가 능력을 좀 보여주셨으면 하네요.
    왜 대선후보인 문재인씨보다 안철수 해단식이 더 초미의 관심사가 되게끔 분위기 주도를 못하시나요.
    대선의 결과도 후보도 아닌 안철수한테 남 탓할 생각은 아예 말고, 잘 되던 못 되던 다 대선후보인 나와 민주당이 모두 책임진다 이 태도를 보여야 되거늘.

  • 5. ^^
    '12.12.4 12:00 PM (58.226.xxx.166)

    홀로서서 승리할 생각을 해야죠
    안철수와 상관없이 대선에 실패하면 문재인의 실패고, 성공하면 문재인의 성공입니다.2222222222222

  • 6. ..
    '12.12.4 12:02 PM (125.141.xxx.237)

    왜 대선후보인 문재인씨보다 안철수 해단식이 더 초미의 관심사가 되게끔 분위기 주도를 못하시나요

    // 그건 재벌 세력들에 의해 장악된 수구언론들에게 물어볼 일이지요. 왜 대선후보 문재인이 아닌, 전직 후보 安의 일거수일투족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말입니다.

  • 7. 참...
    '12.12.4 12:03 PM (211.219.xxx.62)

    전 문재인 지지자 이지만 이정도면 안철수님 할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후보도 아닌데 막 나서는것도 좀 그렇지 않나요. 아마 그러면 또 나중에 자리 하나 잡으려고 저런다 막 이런말 하시는분도 계실것 같아요.

  • 8. 아니아니
    '12.12.4 12:22 PM (180.65.xxx.136) - 삭제된댓글

    문재인은 차라리 홀로 서서 감격스런 승리를 맛보는 게 낫다

  • 9. ..
    '12.12.4 12:29 PM (125.177.xxx.188)

    역대도 그렇고 지금 야권지지자들 다 결집한 표로도 박한테 안되잖아요 냉정하게 중도층 끌어와야 이기죠

  • 10. 안 지지자
    '12.12.4 12:37 PM (1.235.xxx.21)

    선거는
    낭만이 아닙니다.

    선거는
    공학입니다.

    지지자들에게는 낭만적인 열정이 솟구쳐도
    캠프는 계산기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합니다.

    그게 대통령 선거죠.

  • 11. 안 지지자
    '12.12.4 12:40 PM (1.235.xxx.21)

    상대 진영의 열정에 불을 지펴 다른 길로 가게 하거나
    계산에 착오를 일으키게 만드는 것은,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좋은 전략이긴 하죠.

    열정은 불을 지필 순 있으나, 대통령 자리를 여는 열쇠는 되지 못합니다^^

  • 12. 슾을 봅시다.
    '12.12.4 12:42 PM (96.233.xxx.143)

    지금 선거가 노무현 박정희 선거도 아니고... 안철수 문재인 선거도 아닙니다.
    현정권을 심판하고 문재인과 박근혜중에 한사람을 뽑는 선거에요..

    지지를 표명하는 사람은 안고 걸어나가야 할때에요... 조금만 지지표명했다고 독립선언하고 할때가 아니지요...
    보수대결합을 하는 이시점에.. 무슨 독립선언을 해서 새당이랑 언론들에게 떡밥을 주나요???
    지지해주는 사람은 다 고마운거고... 이명박 심판하고... 이명박 일할때.. 국회지지를 끌어내준 박근혜를 심판하면 되는겁니다.

    지금 안철수와 문재인관계.. 지지의 차이를 생각할때가 아니에요.. 트윗에서 써주신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오히려 선을 넘어서 선관위가 지적질 시작하면 또 이슈가 그런걸로 넘어가 더 불리해지는거죠...

    숲을 보시면 될듯요.. 독립선언은 선거 끝나고 해도 될듯요...

  • 13. ---
    '12.12.4 1:42 PM (147.47.xxx.104)

    저도 윗님...과 생각이 같아요.
    어제 유세장에서 봐도, 문후보가 심상정,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와 그 고마음을 말하긴 했어도, 안철수씨에게 뭘 더 기대하거나 바라보는 느낌 없었어요.
    거기 모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저도 어젯자로 더 이상 관심없어요.
    그리고 안후보도 이번에 도와준다면 다 본인의 정치적인 앞날을 보고 하는 거지, 무조건 희생하는 건 아니죠.
    야권 지지자 중에서도 그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안철수씨의 진정성을 믿고 지지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각양각색이겠지요.
    원글님 걱정은 알지만, 이미 이런 데 문재인후보 지지자들은 그리 신경쓰지 않아요.
    12월 20일까지는 전투고, 전쟁이 1주일 전에 시작됐는데요.
    오히려 정치는 잊혀지는 게 더 두려운 거죠.

    어제 유세장은 정말 발랄하고 힘이 넘치는 축제분위기였어요.
    옛날 유세장의 비장한 분위기는 전혀 없고, 모두 밝고 희망찼어요.
    너무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서, 오늘 없던 기운이 절로 나더군요.
    특히 막판의 흰눈은 너무 감동적이었고요.

    꼭 이길 거고, 이미 끝난 일은 언급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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