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머리가 굳어버렸나봐요. 책을 못 읽겠어요.

돌돌돌 조회수 : 3,315
작성일 : 2012-11-28 10:17:01
서른 중반 주부입니다.
어릴적부터 책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활자중독이라 할 만큼...
글짓기 상품으로 책 50권을 받았는데 집에 가져오자 마자 앉은 자리에서  50권을 다 읽은 적도 있었죠.
집에 있던 책장을 뒤져 옛날 부모님이 읽으셨단 세로로  깨알같은 글씨로 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밤새 읽기도 했고요. 성경책 만큼이나 두껍더군요.

둘째 낳고 밤새 젖먹이면서 스탠드 하나 켜놓고 발디딤대를 책상 삼아 책을 읽으며 지루한 시간을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요즘 책을 잘 못 읽겠어요.
일부러 말랑말랑한 책, 얇은 단편집 이런거 골라 봐도 끝까지 못 읽겠구요.
제가 좋아하던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도 왜 이리 지겨운지 못 읽겠네요.
잡지도 한 번에 읽지 못하고 여러 날에 걸쳐 쉬엄쉬엄 띄엄띄엄 읽어야 해요. 

책 읽기 뿐만 아니라 세상 일이 다 지겹게 느껴지는 것도 같아요.
몸 움직여 걷는 운동 할때만 잠깐 행복하고...
드라마도 재미있는 줄 모르겠어요. tv 거의 안 본 지 3년쯤 돼가요.
웹툰은 즐겨 보는 편이네요.
스마트폰을 쓰면서부터 더 그리 된 것 같기도 해요.


전문직이었다가 큰 애 낳으면서 전업주부 된지 8년 째인데요.
이거 머리가 굳어가는 거 맞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무리 책이 수면제인 사람이라도 이 책만은 단숨에 읽을거다 뭐 이런 책 있나요?


IP : 125.187.xxx.175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11.28 10:22 AM (118.33.xxx.215)

    저랑 비슷하시네요. tv 재미없고, 드라마도 안 보고 웹툰은 잘보고..^^;
    저도 한동안 책을 못 읽었어요. 한 반년?=_=;
    주간지도 버겁고 일간지는 더더욱...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기분이라서 맘먹고 대하소설 두 편 독파했어요.
    조정래의 '한강'이랑 최명희의 '혼불' 읽었는데...
    '한강'은 특히 잘 읽혀서 다 읽고 나니 책 읽는 감이 돌아오던데요..^^;;
    도움이 되시려나요;;;

  • 2.
    '12.11.28 10:23 AM (118.33.xxx.215)

    아니면 오정희 작품을 추천드려요. 오정희의 '가을여자'나 '돼지꿈'은 가볍고 소소한 일상을 다룬 소설인데, 한편 한편이 되게 짧고, 주부가 주인공인 내용이 많아서 가볍게 읽기 좋으실거예요.^^;;

  • 3. ...
    '12.11.28 10:31 AM (220.72.xxx.168)

    전 머리는 커녕 글자가 눈에 발라지지도 않을 때도 있었어요.
    신문기사 한꼭지 길이 이상의 글은 눈에서 입력도 안되서 머리에 도달조차 안되더라구요.
    그때도 요절복통 웃었던 책은 괴짜 의사 이라부 선생 3부작,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 선거(?)인가 그건 읽었어요.
    원래도 일본 소설 싫어해서 하나도 안읽었는데, 친구가 너무 웃기다며 읽어보라고 추천하더라구요.

  • 4. 무지개1
    '12.11.28 10:31 AM (211.181.xxx.31)

    오쿠다 히데오 책 어떨까여? 정말 쉽게 들어와요 재밋구요

  • 5.
    '12.11.28 10:33 AM (125.187.xxx.175)

    한강은 안 읽어봤는데 잘 읽히나봐요.
    혼불은 미완으로 끝난 거 맞죠?? 읽은지 오래 돼서 가물가물...

    둘째 젖먹일때 여성 작가들 작품이 잘 읽혔던 것 같아요. 박원서 오정희 은희경 신경숙 작가의 글들을 그때 읽었던 생각이 나요.

    친구가 재미있다며 성균관- 규장각 ~나날 시리즈 책을 선물해줬는데 앞에 서너장 읽다가 도저히 안 넘어가서 나머지는 새 책으로 남아 있어요. 중고로 팔려 해도 친구가 집에 와서 알게 되면 서운해 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책 읽으면서 빠져들지를 못하고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이거 읽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떠오르고, 해야 할 집안 일들이 자꾸만 마음을 짓눌러서 그런것 같아요.

    그나마 스릴러 같은건 조금 읽히니 이거 성격이 이상해진건 아닐까 싶네요.

  • 6.
    '12.11.28 10:35 AM (125.187.xxx.175)

    박원서->박완서 오타까지......

  • 7. 저도..
    '12.11.28 10:41 AM (121.161.xxx.106)

    지금의.저와 비슷하네요. 드라마도 볼게.없고.. 도서관에가도 보고 싶은 책도 없고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게 책을 못읽겠더라구요. 한참 고른 끝에 소설책 한권 빌려왔네여. 소설은 몇년만에 첨보네요. 화이팅해야겠어요.

  • 8. 복단이
    '12.11.28 10:47 AM (112.163.xxx.151)

    저도 오쿠다 히데오 추천이요. 정말 웃기고 재밌어요.

    그리고 어제 한국 작가로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인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봤는데 이것도 정말 재밌었어요.

  • 9. 이젠
    '12.11.28 10:51 AM (175.212.xxx.133)

    그럼 차라리 집안일에 관한 책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그쪽으로도 실용서부터 역사서 잡지식 망라한 책까지 다양하거든요. 아이들 음식쪽으로도 이걸 먹이라는 둥 말라는 둥무궁무진합니다. 하하

  • 10. 오해피데이
    '12.11.28 10:53 AM (220.85.xxx.55)

    저도 같은 증상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 걱정하실 정도로 책을 좋아해서
    대학도 국어국문학과로 가고 한동안 책방까지 했었거든요.

    화장실 갈 때 책 들고 가는 건 당연하고 이 닦을 때도 책 보면서 닦고
    화장할 때에도 한 쪽 눈으론 거울 보고 다른 눈으론 책 보고
    심지어 길에서 걸어다닐 때에도 꼭 책 들고 다니면서 읽었어요.

    근데 일이년 전부터 책 읽는 것이 시들해지고
    도서관 반납 기일 지나도록 빌려다만 놓고 못 읽는 책들이 많아지고
    신간 뭐 나왔나 서점 가는 일도 없네요.

    덩달아 드라마, 영화도 재미없고 요즘에는 82쿡 들어오는 것이 유일한 낙이에요.

    노트북, 스마트폰 사고 나서부터 생긴 증상인 것도 같고
    그냥 나이 탓인 것도 같고..

    책이 재미 없으니 사는 재미도 그만큼 줄어든 듯하여 저도 요사이 고민입니다.ㅡ.ㅠ

  • 11. 그게 나의 문제나
    '12.11.28 10:54 AM (121.165.xxx.199) - 삭제된댓글

    책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일겁니다.
    쓰신대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쓰면 그게 가속화되구요.

    일단 뇌에 집안일이나 다른 신경쓰이는 일 없게 비우시구요.
    (저는 수첩에 적어놓고 머리를 비웠어요.)
    읽는 글의 호흡을 길게 해보세요.
    먼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읽는 글의 비중을 줄이구요.
    (책과 인터넷 할때 쓰이는 뇌의 부분이 달라요)
    그러면서 읽어야 할 글을 조금씩 가까이해보세요.

    뇌는 쓰는대로 다시 만들어집니다.

  • 12. 책...
    '12.11.28 10:59 AM (119.67.xxx.235)

    저는 자기개발서 읽으면 시간 후딱 잘 가는데...
    너무나 술술 읽혀지는 탓에 서점 가서 선 자리에서 그냥 몇 권씩 후딱 읽어요.
    솔직히 너무나 없는 내용이라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뭔가 동기부여 되는 몇 부분은 꼭 있지요.
    구입해서 보는 책들은 오로지 아이들한테, 책 읽히려고.. ^^

  • 13. 흑흑
    '12.11.28 12:26 PM (125.128.xxx.63)

    저도 그래요 뭘봐도 감흥이없어요 슬퍼요

  • 14. ㅜㅜ
    '12.11.28 2:37 PM (119.204.xxx.13)

    어 왠지 제 얘기인듯..공감가요.
    인터넷맨날 하고 스마트폰하고 그래서 그런가봐요.
    뇌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다시 셋팅해야하나봐요

  • 15. 저도비슷
    '12.11.28 4:42 PM (59.4.xxx.131)

    활자중독 비슷한데 저와 증상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뇌를 좀 세팅해야겠어요.

  • 16. 스마트폰과과한
    '12.11.29 2:47 AM (119.200.xxx.2)

    인터넷 서핑 탓입니다. 즉시 결과과 다음 단계를 쉽게 접하는 매체를 접할수록 뇌가 느린 만족감을 주는
    책읽기나 중요한 업무에 집중력을 떨어트려요.
    책을 다 읽으려면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한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은 잠시 클릭만 하면 금방 뇌에서 원하는 결과를 전달해줘서 뇌가 생각할 시간과 기다릴 텀을 주지 않죠. 강한 자극에 노출되다보니 시간이 집중해서 필요한 일엔 뇌가 흥미와 인내를 느끼지 못하는 거예요.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전화 받는 것 외에는 사용을 줄이시는 게 뇌를 다시 그나마 더 이상 무디게 하지 않는 방법이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0339 문후보님 제주 다녀갔어요. 5 푸른 하늘 .. 2012/12/07 1,427
190338 르몽드 “독재자의 딸, 한국에서 대선 후보 출마” 1 투표합시다!.. 2012/12/07 1,693
190337 박근혜 타임지 표지 모델 69 소나무6그루.. 2012/12/07 19,427
190336 아래 패션에 대한 관심글을 읽고서...내면과 외면의 문제 26 내면과 외면.. 2012/12/07 4,347
190335 오늘은 진짜 힘든날이네요..ㅠㅠㅠㅠㅠ 8 ....ㅜㅜ.. 2012/12/07 2,099
190334 안철수님 부산서면 모임일정변경 11 부산 2012/12/07 1,762
190333 너무 차이나는 사람들과 관계 잘 유지하시는분 계실까요? 3 사는게 2012/12/07 2,056
190332 르몽드 “독재자의 딸, 한국에서 대선 후보 출마” 샬랄라 2012/12/07 568
190331 하루하루 이렇게 지옥인데 까마득히 남은 인생..생각하기 싫네요... 11 우울증 도진.. 2012/12/07 3,338
190330 라뒤레가 오픈했네요 9 .... 2012/12/07 2,277
190329 안철수, 부산역에서 번개 한다네요..7시반 2 sss 2012/12/07 1,223
190328 백화점에서 정가에서 더 에누리하는거 가능한가요? 1 백화점 2012/12/07 999
190327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4학년 남아 3 게임 2012/12/07 704
190326 친정부모 잘만나는거 정말 복이에요. 6 손님 2012/12/07 3,397
190325 국수양념장 맛있게 만드는 법좀 가르쳐주세요 2 초등새내기 .. 2012/12/07 1,135
190324 침구세트, 올 화이트 관리하기 힘들까요? 4 .... 2012/12/07 1,332
190323 급질>복비 계산부탁드려요. 3 급해요 2012/12/07 866
190322 아르미안의 네딸들이란 만화 보신분..ㅎㅎ 94 애엄마 2012/12/07 12,506
190321 지역난방 효과적인 난방법 ? 5 지역난방 2012/12/07 2,425
190320 82님들 센스좀 빌려주세요. 4 달의노래 2012/12/07 769
190319 캐럴송 좀 찾아 주세요. 지식인에도 .. 2012/12/07 365
190318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은 잡지에 게재 못 할까요?(해상도 관련.... 2 ... 2012/12/07 1,303
190317 보일러 질문있어요... 보일러 2012/12/07 357
190316 군침 도는 꼬치 구이 @.@ 하악 2012/12/07 886
190315 부츠가 넘 비싸요 ㅠㅠ 단기 투잡 할만한 거 뭐 없을까요 tranqu.. 2012/12/07 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