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식습관 글 보고

rolrol 조회수 : 2,888
작성일 : 2012-11-24 18:36:45

대문에 걸린 밥을 차려 놓으면 바로 와서 먹지 않는 식습관에 분노하시는 글을 보니 찔리기도 하고 변명 아닌 변명을 좀 하고 싶어서요.

저는 매번 그러는 건 아닌데 차려 놓으면 바로 자리에 앉는 타입은 아닙니다.

나름 씹으면서 쩝쩝 소리도 안내고, 그렇다고 국물을 후룩거리지도 않고, 먹으면서 흘리지도 않고(거의), 뒤적거리는 것도 없고, 식탁에 손 올려놓는 것도 없고, 반찬 투정도 별로 없어서 나름 식습관은 잘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와서 먹지 않는 것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안 좋은 습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어머님께 죄송하고 반성도 합니다.

변명을 좀 하자면, 곰곰히 가끔 내가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말 그대로 '배가 불러서'가 가장 큰 이유네요.;;;;

보통 끼니를 아침, 점심, 저녁 타임으로 먹게 되는데, 저는 어려서부터 식사가 좀 불규칙이었어요. 그게 배가 고프면 찾아서 먹는게 습관이 되다보니 점심때가 되어도 아직 배고픈 공복감이 없으면 바로 식탁에 앉기가 안되네요

그래서 식사가 차려지는 기미가 보이면 뭔가 더 일을 찾고 있는거죠. 부지런히 몸을 놀리다보면 좀 더 확실하게 공복감이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무의식 중에 식사시간이 하루 스케쥴을 조정하는 표시같은 것이 됐나봅니다. 그러니까, 할 일이 있는데 생각을 못했거나, 좀 귀찮아서 미루고 뒹굴거리다가 점심이 차려질 때가 되면, '아 점심때다! 오후 되기 전에 끝내야지 저녁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는 거죠. 점심은 이미 차려진 거, 먹고 치우면 되니까, 이거부터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듭니다.

돌이켜보니 이런 습관들이 차리는 입장에서는 정말 짜증하는 것이었겠다 싶어서 반성 많이 했습니다.

이런 습관 가진 가족 두셔서 스트레스 받았던 분들께 대신이나마 제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거창한 고의가 숨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알아주세요.

전 항상 그랬던 습관은 아니라서 이제부터라도 작정하고 잘 고쳐보겠습니다.

IP : 59.29.xxx.17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24 6:38 PM (121.136.xxx.28)

    직접 어머니꼐 말씀드리면 더 좋을듯합니다.^^
    82에 변명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엄마 보시면 기뻐하실듯.

  • 2. rolrol
    '12.11.24 6:39 PM (59.29.xxx.170)

    .../네, 당장 오늘 저녁부터 살짝 말씀드리고 반찬 아부도 좀 하려고 해요. ㅎㅎㅎ 만드신 반찬 맛있다고 해드리면 눈에 띄게 좋아하시거든요 ㅎㅎ

  • 3. 어머니께서
    '12.11.24 6:44 PM (14.47.xxx.112)

    그래도 이해해 주셨나봐요
    지금까지....
    전 애들 밥 먹으라고 해서 안 나오면 밥 먹고 치워버려요...
    그래서 애들이 밥먹으라고 하면 바로 나와요

  • 4. ㅇㅇ
    '12.11.24 6:45 PM (110.13.xxx.195)

    직접 차려드시는 습관을 시작해보시면.

    밥상 여러번 차리는거 정말 보통일 아니거든요.
    찌게, 국, 조림, 구이...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요리들은 열을 가할 수록 맛이 없어져요.
    냉장고에서 나왔다가 들어가는 반찬들은 어떻구요?


    그냥 알아서 대충 챙겨 드시던지...맛 없는 음식 대충 드시는 분이면 괜찮겠네요.

  • 5. 원글
    '12.11.24 6:46 PM (59.29.xxx.170)

    어머니께서/어머님께서 직장생활을 오래 하셔서 주로 제가 알아서 차려 먹곤 했어요. 주말때 어머님이 차려주실 때 아마 종종 그랬던 것 같고, 퇴직하시고 차려주신 이후로도 종종 그랬었네요. 밖에 나가서는 외식이 되니까 제가 그런 줄 저도 잘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 6. ...
    '12.11.24 6:50 PM (119.194.xxx.177)

    지금부터 아시면 되지요~~
    저도 다른사람이 차려주는 밥 먹을적에는 언제든 먹으면 어때 식어서 먹으면 어때 심정이었는데
    제가 밥을 하니까 비로소 알겠더라구요...따뜻할때 먹어주는 것이 좋다는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9356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왕자모 2012/12/05 1,817
189355 아래..시가 사람들때문에 이혼하고 싶다는 3 ... 2012/12/05 1,950
189354 불안증을 극복하고 싶어요 좋은 책 9 .. 2012/12/05 2,813
189353 <조선>은 왜 ‘다카키 마사오’를 말하지 못하는가? 2 아마미마인 2012/12/05 1,463
189352 진짜 짜증이 납니다 4 시누이 2012/12/05 2,064
189351 내년 5학년 방학동안 역사공부 어떻게 해야하나요? 16 역사 2012/12/05 2,896
189350 곰팡이 난 고구마 질문요~ 고구마 2012/12/05 2,813
189349 내가 아는 천기누설 9 그날 웃자 2012/12/05 4,157
189348 영등포 지하상가 무서운 여직원 3 지하상가 무.. 2012/12/05 3,696
189347 다카키 마사오 쓴 사람입니다. 12 솔직한찌질이.. 2012/12/05 1,848
189346 비타민 d 섭취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쉬울까요? 7 결핍 2012/12/05 2,133
189345 차길진이 박그네가 대통령된다고 예언했다네여.. 19 에효 2012/12/05 6,767
189344 이정희는 할말 한 것일뿐 11 ss 2012/12/05 1,618
189343 마트 주차장에 차 놓구 왔는데.. 괜찮은건가요? 3 춥다 2012/12/05 2,348
189342 안철수님 부디 님의 길을 가세요~ 8 눈꽃 2012/12/05 1,985
189341 같은 동에 발달장애우를 가진 친구가 있는데요 3 발달장애 2012/12/05 2,200
189340 박근혜씨는 토론회서 아버지를 친일파라 부르는데.... 3 진실은? 2012/12/05 1,812
189339 저 스팅공연 보러갑니다~ 6 카푸치노 2012/12/05 1,364
189338 남친이100~150사이로 가방 고르라는데 23 가방고민 2012/12/05 4,731
189337 박정희 별명이 새로 생겼네요, '닭까기 마시오' 2 푸하하하 2012/12/05 1,594
189336 아기 선물로 우주복 사야 하는데, 도와주세요! 아무것도 몰라요ㅠ.. 15 미혼여자사람.. 2012/12/05 2,515
189335 비 뮤직비디오좀 알려주세요 2012/12/05 752
189334 19일...그 나라 국민 수준의 대통령이 뽑힐겁니다. 4 그럴지뭐. 2012/12/05 1,124
189333 반전세? 월세 계산 좀 부탁드려요 3 고민 2012/12/05 2,393
189332 박근혜 측 "문재인-이정희 단일화하면 양자토론 응하겠다.. 47 참맛 2012/12/05 10,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