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고양이 이야기..

gevalia 조회수 : 1,852
작성일 : 2012-11-23 02:13:48

여긴 오늘이 thanksgiving day라 어제 오후부터 공휴일이예요.

보미는 밖에 나갔고, 새끼 세마리는 정말 집이 무너져라 뜁니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요. 나비는 세마리가 뛰면 정신이 빠지는지 두눈이 휘둥그레해져 몸을 움츠리고 쳐다봐요. 그러다 섞여서 놀기도 하지만요.

몸은 숫놈 '시'보다 나비가 작지만 무게는 많이 나가서 그런지, 간혹 '시'를 나비가 혼내주는데 싸움 경륜은 무시 못하는지 '시'가 대적을 하다 도망갑니다.

'시'는 왜 그런지 절 너무 핥아요. 잠들기 전에 침대올라와 핥고 또 아침에 핥아주러 올라와요. 골골대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 핥고 머리카락은 왜 또 그렇게 씹기를 좋아하는지. 그래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있으면 또 이불 틈새로 비집고 들어오는데 그 힘이 장사예요. 그렇게 30분을 씨름을 하니 잠들기도 힘들고 아침에 잠을 잘 수 가 없죠. 오늘은 제가 야단을 쳤는데, 꿈쩍도 안 합니다. 근데 이 놈들은 야단을 많이 칠수가 없어요. 그냥 늘 애잔한 느낌이 들어서요.

'시'는 야단 맞고도 한참을 제게 장난치더니 그 무거운 몸을 철퍼덕 제게 기대고 잠이들어요. 늘 반복되는 아침 침대 위 모습이예요. 고양이를 아직도 잘 모르지만, 대체로 숫놈이 암놈보다 애교가 많은 듯 싶어요.

미국엔 대도시 빼고는 야생동물이 많은데요, 특히 소도시에 살면 주변에 정말 많죠. 사슴이 보이는 건 예사이고, 철갑을 두른듯한 동물..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 나네요. 여우도 자주 마주치고요. 코요테는 너무 흔하죠. 여기서 처음으로 파섬이라는 걸 봤는데요. 커다란 쥐와 같이 생겼어요. 좀 징그럽긴해요. 큰 놈은 우리 나비보다도 커요.

늘 두마리가 나타나는데, 연락하면 잡아가긴 하거든요. 잡아서 다른 곳에 풀어준다고 하는데 파섬이 안 잡히고 고양이가 잡힐까봐 걱정이예요..이걸 연락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해서 웹을 뒤져보니, 크게 해로운 동물은 아니나 생김새가 혐오스러워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해요. 이 동물을 애완동물처럼 보호하는 단체도 있더군요. 지금도 늘 망설이게 돼요..이 놈들을 잡아가라고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얘들이 밤마다 고양이 먹이를 먹으러 나타나거든요. 먹어야 뭐 많이 먹는건 아니지만 볼때마다 좀 징그러워서요. 어미와 새끼가 오는 듯 한데 새끼는 산토끼 만 해요. 그런데 어제 밖에서 덜그럭 소리가 나서 창문으로 보니 새끼가 먹이를 먹는데 그릇 높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릇 가장자리를 발로 눌러서 사료를 쏟아먹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뒷다리쪽이 좀 이상한거예요. 아마 차에 치인 듯 싶어요. 물그릇도 발로 잡는 바람에 다 쏟아놓고 제대로 마시지도 못해요. 어쩐지 엊그제 물그릇이 다 쏟아져 있기에 이상하다 싶었거든요. 보통 고양이는 얌전히들 먹고 가서요.

걷는데보니 뒷다리 전체를 끌고 앞다리로 걸어요. 저번주엔 괜찮았는데 이번주 언제 차에 치었나봐요. 그러니 또 저런 놈들을 잡아 가라고 하기가 또 그렇네요. 

고양이 먹이를 주다 보니 끝이 없는 듯 해요. 처음엔, 작년에 안락사 시킨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절대로 먹이를 안 주리라 생각했는데, 올 봄에 보미를 보곤 안 줄수없어서 주기 시작하다가..보미 새끼까지 다 키우고나선 이젠 정말 주지 말아야지 했는데 보미 남편이자 새끼들 아빠인 길냥이 레오를 안 줄수없어서 주게 됐고..레오는 FIV지만 제가 이곳을 떠날때 어떻게든 평생 살수있는 곳에 데려다 줄 계획이구요..레오 밥을 내다 놓으니 저번처럼 새끼길냥이가 찾아오구요..

어제도 새끼 파섬이 먹이를 먹는데 그 옆에서 낙엽으로 장난치며 지키고 앉아있어요. 파섬이 다 먹고가니 그제서야 먹이를 먹어요. 아직 이 냥이새끼가 너무 작아서 파섬도 새끼지만 몸이 다섯배이상 커요.

이 글 쓰는동안 세마리 냥이들이 이젠 다 놀았는지 갑자기 잠잠해서 보니, 까만냥이 '레'는 호기심에 차서 뒷뜰을 내다보구요..이녀석은 뒷뜰 내다보는 걸 요즘 너무 즐겨해요. 태비숫놈 '시'와 턱시도 '라'는 큰 대로가 보이는, 어렸을때 부터 자라 온 방에서길게 몸을 뻗고 밖을 내다보고 있네요.

 

IP : 108.85.xxx.16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23 2:24 AM (110.8.xxx.109)

    언제나 님글을 감사하게 읽는 1인.. 댓글달고 가요......^^

  • 2. 눈물
    '12.11.23 3:12 AM (175.223.xxx.223)

    파섬? 커다란 쥐같다면...징그러울거 같긴하네요...근데 어쨌든 살아있는 생명이라 좀 불쌍하고. 걔네들도 사랑도 못받고 참 힘들게 살아가겠구나 생각하니 맘이 좀 그렇네요..

  • 3. 저도 감사..^^
    '12.11.23 3:23 AM (222.111.xxx.155)

    원글님 글을 읽다 보면 정말 아무 면식도 없는 타인인 제가 다 감사하다는 마음이 듭니다... 길냥이 보미 얘기 처음부터 다 읽어서 이제는 보미 새끼들이 전부 다 친근하게 느껴지고요, 줌인줌아웃에서 사진도 챙겨보고 하니까 정말 나름 제게는 다들 애틋한 존재들이 되었어요 ㅎㅎ 그냥 내 집앞에 오는 길냥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것도 큰일이지만, 직접 어미와 새끼들을 집에 거두어 들여서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돌보는건 정말 다른 일이라는 걸 저도 경험해봐서 압니다.. ^^;

    님, 꾸준히 글 읽으면서 느낀건.. 참 좋으신 분 같다는 거하고요, 빈말이 아니고 이런 길냥이들에게 베풀어준 따뜻한 마음이 나중에 님에게도 또 다른 좋은 기운으로 되돌아와서 정말 좋은 일 행복한 일 많이 많이 생기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겨울이라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데, 아마 원글님 계시는 곳도 많이 춥겠지요, 추우면 날짐승들이 먹을 걸 찾아 더 많이 인가가 있는 곳으로 내려 올텐데, 음.. ^^; 레오와 그 새끼 길냥이도 겨우내 혹 거두시는게 아닌지.. 슬쩍 걱정이 됩니다 ^^;

    부디 가끔이라도 계속 글 올려주세요, 정말 감사히 읽고 있는 독자 중 한사람이 대표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__)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5406 대본에 있는 텔레토비가 아직 안나온다고 그러네요? 실시간 비평 우리는 2012/11/27 1,610
185405 오프닝 대본 가지고 뭔 트집을 그리 잡나요 ? 16 음.. 2012/11/27 2,723
185404 면접은 박그네가 하는데 취직은 사회자가 할 모양이라고들 하네요 5 아이러니 2012/11/27 1,324
185403 분노관리방법같은것도 대선토론질문이되네요 아놔 2012/11/27 718
185402 박후보의 단호함은 전세계적이시군요 3 ... 2012/11/27 1,526
185401 남편이 부부싸움으로 집을 엉망으로 만들고 저를 쳤어요 35 gg 2012/11/27 9,300
185400 급질!!!배추 열흘 보관하고 김장해도 될까요? 2 --배추 2012/11/27 1,204
185399 강아지 사료 추천해주신분 진짜 감사해요 7 ........ 2012/11/27 1,537
185398 ㅂㄱㅎ 완전 말 잘해요 14 초신성 2012/11/27 5,084
185397 남편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 5 그러네요 2012/11/27 1,259
185396 사회자 송지헌 안습이군요 17 사회자 2012/11/27 9,722
185395 동생결혹식때 저희 아들은 뭘 입어야할까요 2 결혼식 2012/11/27 822
185394 소염진통제도 내성이 생기나요? 2 ... 2012/11/27 2,324
185393 가카....고려대 맞았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 2012/11/27 2,983
185392 토론회 재밌네요 22 하하 2012/11/26 4,916
185391 미국에서 사오면 좋은것은? 9 ?? 2012/11/26 1,866
185390 아이 정신과 치료를 받으려고 합니다. 25 절실해요 2012/11/26 4,672
185389 솔선을 수범해 가지고...박후보 진심 걱정됩니다 5 @@ 2012/11/26 2,466
185388 박근혜 토론 대본 有 1 nnnn 2012/11/26 1,265
185387 고구마 샐러드 준비했는데.. 마요네즈가 없어요 ㅜ 2 에구... 2012/11/26 1,550
185386 정치에서도 의뭉스러운 전형적인 충청도 남자인 남편 2 .. 2012/11/26 2,199
185385 참...이런꼬라지를 보고도 문재인후보 찬양글을 이렇게 올리나요?.. 13 루비반지 2012/11/26 3,008
185384 만날때마다 패션지적질하는 친구 어떠신가요 3 더네임 2012/11/26 1,742
185383 얘기해요. 박근혜 단독토론 판 깝시다 89 여기서 2012/11/26 12,792
185382 초등학교 가면 다른 아이 엄마랑도 두루두루 친해져야하나요? 3 손님 2012/11/26 1,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