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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저의 생각차이, 좀 봐 주세요 답이 없는거죠.

답이있을까 조회수 : 1,876
작성일 : 2012-11-17 21:42:56
결혼 6년차,
그 동안 이견차이도 많았지만 가족계획에 있어선 답이 없네요.
제 나이 서른 여섯, 남편은 서른 이홉이에요.
지금 네살 두살 딸 둘 있구요.
가계사정은 빠듯하지만 그런대로 대출 갚으며 살아가는 정도에요.

저는 아이를 포근하게 품는 엄마가 아니라
엄마가 되었으니 배우며 엄마가 되어가고 노력하는 성격이에요.
이만큼 될 때까지 많이 힘들었어요.
저 본인을 놓을 수 없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고
남편이 아이들을 끔찍하 생각하긴 하지만 생각뿐인 사람이라 몸도 힘들었죠.
저 스스로 저는 엄마될 그릇이 딱 이정도라고 생각하고 이만큼도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딱 여기까지에요.

둘째를 낳은 것도 큰애에게 다정한 평생 친구가 되어줄 수 없을 것 같아서
아이들간에 의지하며 지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랬던 부분도 없잖아 있어요.
남편이 딸 많은 집 막내 외아들이라 시부모님께서 아들 손자를 바라긴 하셨지만
저는 큰애가 딸이었기에 자매간이었으면 더 좋겠기에 둘째도 딸인 것에 대해 미련이 없어요.

여기서부터 남편과 저의 의견이 갈립니다.
남편은 아들아들 하는건 아니지만 은연중에 아들을 바랬어요.
시어머님께서 워낙 아들을 좋아하시기에 제게 드러내놓고 말씀하진 않으셨지만
남편도 그런 어머님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본인 마음도 어느 정도 아들이 있었으면 해요.
그래서, 제게 줄곧 셋째를 갖자, 노래를 부릅니다.
셋째를 낳는다고 그게 아들이란 보장도 없을 뿐더러
제 나이, 제 삶을 생각하니 아득합니다.
제 몸도 재 마음도 남편은 안중에도 없겠지요.

그러던차에 제 친정아빠께서
(저희가 삼남매고 제가 막내에요 모두 자식은 다 낳은 셈이죠)
지나는 말로, 농반진반, 저희 오빠나 언니나 저나 누구라도 아이 하나 더 낳으면
그 아이 양육비 다 대 주마~ 이런 발언을 하셨어요.
친손주고 외손주도 이제 다 낳아서 아기 티를 벗어가니 그게 서운하신지
아기손주를 더 보고 싶은 생각에 그렇게 말씀하신거죠.
사실, 친정 부모님 경제력은 그 정도 되시긴 해요. 하지만 저희들 나이를 생각하면 정말 농반진반이죠.

그런데 저희 남편은 그 이야기를 듣고 얼씨구나 싶었나봅니다.
그 후론 날이면 날마다 생기지도 않을 셋째 태명까지 지어놓고 샛째 셋째 노래를 합니다.
오늘 점심에도 그야말로 실실 웃으며 셋째낳자 말을 걸길래,
제가 정색을 하고 당신도 내가 자꾸 싫다하면 싫을텐데
나는 정말 싫고 생각이 없는걸 왜 자꾸 말을 하느냐, 그건 타협의 여지가 없는 문제다- 하고
정색을 하고 말하니 그때부터 표정이 바뀌면서 아주 집안 분위기 무겁게 만들어놓고
저희 애들이 아빠 화났는지 눈치보게 만들어놓고 저랑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출근했어요.
남편은 주말에도 반일 정도는 출근해야 하는 일을 합니다. 주중엔 밤 늦게 퇴근하구요.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육아에 남편 도움은 거의 기댈 수 없기에
큰애 작은애 거의 저 혼자 오롯이 키워낸 셈이죠.

이렇게 끙끙대며 큰애 작은애 웬만큼 키워놨더니 이제와서 셋째타령 시작하는거에요.
제 마음을 담아 메일을 보낼까 카톡을 길게 보내볼까 싶었지만
어짜피 남편이 저와 같은 생각으로 바뀌지도 않을테고
제가 폐경하는 날 까지 남편의 그 노래는 멈추지 않을거 같아서
제 마음을 표현하고 알려주는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서 관뒀습니다.

어찌할까요,
그냥 이대로 제가 남편의 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러면 될테지만 제가 완강히 말할 때 마다 남편이 보이는 냉랭한 반응,
어찌보면 아이들 투정같은 그런 반응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고 힘듭니다.
그저 이렇게 시간이 가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은걸까요.
정말 피곤하고 힘든 문제입니다....
IP : 121.147.xxx.22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17 10:09 PM (72.213.xxx.130)

    자식타령하는 남편 대부분이 육아에 참여하지 않은 남자라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 2. 자식
    '12.11.17 10:14 PM (222.117.xxx.114)

    참으로 뭐라 말씀 드리기 힘든 부분이군요.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건
    누가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아이의 양육에 관해선 부부 두사람의 완벽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원글님의 의견에 동의 합니다.
    남편분이 마음을 바꾸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랫동안 이 문제로 사이가 안좋아질듯....
    그러나 생명에 관한 문제는 좋은게 좋은거라고 넘어 갈 수 없는 중요한 사항이니
    원글님의 마음이 그러시다면 그 결심을 끝까지 놓지 마세요.

    쓰고 보니 별로 도움이 안되는 말인듯.... 죄송.... ^^;;;

  • 3. 사랑해
    '12.11.17 10:21 PM (58.143.xxx.77)

    답이.없는거 같아요...그냥 평행선...
    이해시키지 마시고 그냥 피임약 드시면....
    육아에 참여안해보면 힘들걸 모룬답니다..
    힘내세요..

  • 4. 자식
    '12.11.17 10:21 PM (222.117.xxx.114)

    참고로,
    저는 50대의 장남이며 딸만둘 있습니다.
    둘째를 낳을때 또 딸이었어도 조금도, 정말 털끝만큼도 딸이어서 아쉬운 마음 없습니다.
    나중에 부모님이 원글님네처럼 셋째로 아들 보기를 넌즈시 원했지만
    일언지하 단호히 거절했었습니다. 딸만 둘 잘 키우는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아내는 그런 저의 결정을 내심 고마워 하더군요.
    원글님 남편분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길 기원해봅니다.

  • 5. ...
    '12.11.18 12:04 AM (203.226.xxx.50)

    맞아요.저도 주말부부하며 지금 둘째가졌는데 딸이라니 또 셋째타령. 주말에와서 애델꼬 시댁나들이나하니까 힘든줄 몰라서 그런가봅니다. 근데 아이들도 눈치보게한다니 원글님 너무 속상하실것같아요. 돈도 처가에서 대준다하니 완전 날로먹는거네요. 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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