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인 뻘글입니다 ^^;;
점심 시간에 일터 근처의 백화점에서 누굴 기다리다가 1층부터 의류층까지 한바퀴 돌았거든요.
뭐 살 것은 없었구요. 어차피 비싸니까 ㅋ
(지하 1층 아주머니가 퇴근을 위해 다급하게 '세 팩에 만원!'을 외치실 때만 달려갑니다)
자게에서 회자되던 브랜드를 보니까 괜시리 반갑고 (읭? ㅎㅎ)
뻘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보니 상표 이름이 퍽 재미난 것들이 있더라구요.
의류 브랜드는 대부분 외국어를 조합하거나 디자이너 이름을 써서 고유명사가 많은데,
개중에 보통 명사의 경우가 몇 개 눈에 띄었어요.
간단한 영어 보통 명사 브랜드를 우리말로 옮기면 뭔가 시크하면서도 심지어 철학적(?)인 경우...
System - 체제? 체계? 구조?
이건 제 학창 시절부터 인기있는 브랜드였던 듯
Time - 시간, 시간을 입다, 오래 입을 수 있는 고급 코트? ^^;; 자매 브랜드로 스페이스나, 에스빠스같은 게 있을 법한
Mine - 나의 것, 이건 다 내꺼야 내꺼! 발음이 은근히 귀엽네요.
심지어 '이론' 이란 브랜드도 있었어요.
대학 때 철학개론 시간에 선생님이 동일자, 개별자, 타자 뭐 이런 머리 아픈 개념을 설명하시면서
우리나라 담배 이름 만큼 심오한 게 읎다! 고 한 말씀이 생각나네요.
정말 그래요.
Esse : 에센스, 본질, 동일자
This : 이것, 본질을 담고 있는 개별자
Raison : 레종, 이성, (어찌 마스코트는 고양이가 되었을까요? ㅋㅋㅋ)
말보로나 던힐 따위가 넘어설 수 없는 '엣지'가 있달까요
그 때 늙수그레한 복학생이 손을 들어 '선생님, 그럼 솔? 88? 도라지는요?' 하고 지문을 하니
선생님은 '어쩌라고?' 라는 표정을 지으며 무시하시고 다른 챕터로~
다시 의류로 돌아와서,
젤 재밌었고 갸우뚱했던 게 'Zadig & Voltaire' 였는데요.
프랑스 계몽주의자 볼테르의 풍자적인 철학 소설이름이죠.
그니까 우리식으로 하면 '양반전' 혹은 '호질과 박지원' 이런 느낌;;;
제가 예전에 여행가서 50유로 주고 이집 잠바를 샀는데, 무척 고가의 브랜드였더군요, 허거걱 ㅠㅠ
암튼 1층부터 올라가다가 전화가 와서 4층인가에서 멈추어서 쓸데없는
브랜드 이름 탐방은 여기까지요.
나른한 오후 시간입니다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