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82쿡 통해서 배운점 중에 하나

고구미 조회수 : 1,915
작성일 : 2012-11-13 20:04:20
82쿡 하면서 배운점 내지는 좋은점 한가지 써볼께요

제가 나이는 30대 중반인데 독신이라 자식이 없어요 그래서 부모님 심리나 부모님도 나약한 인간이라는 걸 마음 깊이 공감하지 못했는데요 

제가 회원으로 있는 다음 삼국카페에 82쿡 출처의 부모가 자식을 차별하는 이유라는 글을 보고 처음으로 82쿡에 왔어요..그리고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어머님들이 올리는 자식에 대한 여러 글을 보면서 모성애라는게 본능이 아닐 수도 있구나...사회가 그걸 강요한다는걸 깨닫게 되었네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한테 언어폭력 신체적 폭력 정신적인 폭력 남자형제와의 차별 등등 온갖 안좋은 것들을 당했고 20살 때 대학

가면서 독립을 한  이후에야 객관적으로 제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마음이 지옥이었죠 어릴때는 그저 내가 뭘 잘못

했나보다..내가 더 잘하면 엄마가 나한테 욕을 하지 않을꺼야 때리지 않을꺼야 차별하지 않을꺼야 이렇게만 생각했었거든요

부모님의 사랑은 끝이 없고 모성애는 본능이기 때문에 절대 자식을 미워할 수 없다고 저도 모르게 세뇌당한거죠....

사실 20대에도 그런 생각을 떨쳐내지 못해서 엄마한테 호구잡힌 생활을 했었는데 82쿡에 올라오는 솔직한 글들 예를 들어 자식

낳은걸 후회한다 둘째낳은 걸 후회한다 (제가 둘째거든요) 다시 태어나면 남편하고만 살겠다 애는 안낳을꺼다 애가 밉다 보기

싫다 이혼하면서 애는 두고 나와야한다 이런 글들을 보면서 아...엄마도 나를 낳은게 너무 후회됐던게 아닐까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나를 미워한것일 수도 있겠다..부모님은 결혼을 할 정도로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아닌데 

사회적 분위기때문에 결혼해서 그렇게 죽도록 싸우고 딸한테 화풀이하면서 살았구나 결혼이 선택이라는 시대에 살지 못해서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나약한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구요...

제가 내린 결론이 백프로 맞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자유를 얻은게 사실이네요 부모도 자식을 미워할 수 있

다 그건 나의 책임이 아니다 그냥 내가 이번 생에 그런 부모를 만난것 뿐이다 이렇게 깨닫을거죠.

어릴 때부터 속썩이거나 공부를 안한적도 없고 있는 듯 없는 듯 사춘기도 유별나게 겪지 않고(대신 20대에 사춘기가 와서 ㅋㅋ)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도 집에다가 돈도 많이 갖다드리고 그랬는데 제가 힘들때 부모님이 모른척 하시다가 오빠가 결혼할 때

돈을 쏟아부으시는거보는데 (아마 제 돈도 들어가있겠죠 ㅋ) 그냥 웃기더라구요..ㅋㅋ

예전에 엄마가 우는 소리 하면 싫어도 얘기 들어드리고 부탁들어줬는데 (사회에서 세뇌시킨 효도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한거죠)

이젠 안그래도 죄책감이 없네요 ㅋㅋㅋㅋ저한테 효도받으려고 무진장 애쓰시는데 요즘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리고 

있네요 아들한테 받으세요 호호 이러면서요..

82쿡에 저같은 처지인 분들 많으시던데 이제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요~~~부모자식 관계도 인간관계의 하나 일 뿐이지

성스럽고 이상적인 관계는 아니니까요...우리가 그런 고통을 겪은건 우리 잘못이 아니에요 그냥 그런 부모를 만났을 뿐이니까요..

IP : 112.163.xxx.16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13 8:23 PM (175.197.xxx.100)

    저도 오래된 숙제가 하나 풀린게 있어요
    착하고 능력 어느정도 되는 남편..그리고 크게 속썩이는것 없는 두아이..
    연금받으시며 넉넉하게 생활하시는 인품좋은 시부모님
    저도 파트타임으로 전공살려 적당히 일하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행복하지가 않은거예요
    이유없이 결혼 생활 내내 우울했어요
    저도 몰랐죠..내가 왜 우울한지를요
    그런데 82하다가 알았어요
    내가 결혼에 적합한 유형이 아니었던거예요
    늘 부산하고 정신없는 삶이 피곤한거예요
    남들은 아무것도 아닌데 저는 안맞았던거죠
    가사 도우미 도움을 받아서 몸이 피곤한게 아니구요
    정신이 늘 피로했어요
    눈만 뜨면 재미없는 일로 가득차있고 허둥지둥 억지로 해야했어요
    그리고 결혼전에 삶이 너무 좋았던거도 있어요(지금 생각해보니..그땐 몰랐죠)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았고
    집안은 늘 조용하고 정갈했고
    입에 맞는 음식은 늘 냉장고만 열면 있었고요
    결혼은 당연히 해야하는걸로 알아서 저에겐 힘든삶이 되었는데
    싱글이시라니 부럽네요
    저도 지금의 진리를 그때 알았더라면 결혼하지 않았겠죠
    전 이번생은 최대한 잘견디며 살려구요
    다음생에 태어나면 독신 아니면 딩크로 살고싶어요
    제가 가진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 2. ㄱ ㄱ
    '12.11.13 8:37 PM (114.206.xxx.154)

    세상에 무조건 해야하는건 없었으면 좋겠어요. 남에게 피해주는게 아닌 이상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요즘 생각하는게 엄마 아빠도 힘들게 살아온 나약한 인간이라는 점이에요. 안쓰럽고 가끔씩 속상해서 잘해드리려다가도 화가 나곤 하는데... 이 세상에 태어나 있는만큼 자유롭게 살다가 가려고 해요. 구속되지 않고 또 미련도 없이 살고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415 웨딩촬영 안한사람, 저뿐인가요. 37 저요 2012/11/20 6,125
182414 행정사 시험 어떨까요? 10 궁금 2012/11/20 4,049
182413 현재 문 안 협상 상황(펌) 3 ... 2012/11/20 1,639
182412 안후보 안 되면 박후보 뽑겠다는 이 사람들은 정상임??? 7 ㅋㅋ 2012/11/20 1,183
182411 문재인 지지자들의 특징 11 ..... 2012/11/20 1,478
182410 파마한지 3개월 안됐는데 또 파마해도 될까요? 3 땡글이 2012/11/20 2,596
182409 세상천지 이해가 안되는 선거협상중. 2 .. 2012/11/20 1,113
182408 둘하는꼬라지보니....... 2 피부에양보할.. 2012/11/20 1,407
182407 유산균배양해서 먹고 싶은데 아시는분...... 무한낙엽 2012/11/20 1,591
182406 박근혜가 답입니다. 11 ㅇㅇㅇ 2012/11/20 1,367
182405 90년대 초반 하얀 국물 라면 생각나세요? 10 처음처럼 2012/11/20 2,016
182404 안캠프에선 여론조사도 모바일투표도 안된다던데요 13 ... 2012/11/20 2,073
182403 내 인생의 아이돌은 누구인가요? 17 흐흐 2012/11/20 3,205
182402 앙코르와트 갑니다...쇼핑 뭐할까요?? 13 여행가자~ 2012/11/20 5,852
182401 초6 담임쌤이 너무 이상해요,,, 8 괴로운 엄마.. 2012/11/20 3,321
182400 남편입냄새 때문에 두통까지 와요 20 ㅜ ㅜ 2012/11/20 6,580
182399 문재인도 큰형처럼 통크게 양보한다더니 전혀 19 ... 2012/11/20 2,158
182398 크리스마스가 남편 생일이에요. 4 ... 2012/11/20 1,558
182397 건물주와 땅주인이 다른 경우 임대수익은 누가 가져야 하나요? 9 조언 2012/11/20 9,021
182396 남자용 수면바지요~~ 1 아이짜 2012/11/20 1,341
182395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 오히려 희소식이 되버리는 케이.. 1 ㅇㅇㅇ 2012/11/20 958
182394 내일 절임배추로 김장할건데요.. 5 절임배추 2012/11/20 2,480
182393 카톡 단체채팅시 초대가 안되는 사람은? 1 문의 2012/11/20 14,498
182392 전 문후보가 그냥 편안하게 사셨음 좋겠어요 10 문지지자 2012/11/20 1,768
182391 악플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5 궁금해요 2012/11/20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