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침을 맛있게 먹고 간 딸

알타리김치 조회수 : 2,320
작성일 : 2012-10-31 14:51:10

아침에 딸 밥상을 차려주고 전 잠깐 ..뭘 했었는지 모르겠어요.등교하는 딸 배웅하고 식탁 위  내버려두고 신문부터 읽고 나서 설거지를 하려고 보니 사골국에 알타리무김치 김 이렇게 차려줬는데 밥과 알타리 김치를 말끔히 먹었네요.평소엔 밥도 두 세숟갈 겨우 먹던 아이가 맛이 든 알타리김치맛에 반해서 밥을 다 먹고 간것 같아요. 

배추김치를 맛있게 담그게 된 지 두 어해 라서,알타리무 김치는 이번에 새로 담궈봤어요.82를 알지 못했더라면 아직도 못담아먹었을 듯 ㅎㅎㅎ 간도 삼삼하니 맛있게 들고,무가 좀 말랑하지 않게 ,새콤해졌는데도 뻣뻣한 거 빼곤 제가 먹어도 맛있게 담궈지긴 했어요.

제가 딸 만한 나이일 때 저도 그렇게 새큼하게 익은 알타리무김치를 좋아했었어요. 결혼해서 레시피도 정확하지 않은 알타리무 김치를 담궈봤다가 완전 실패하고 자신감을 상실한 후..여태 담지를 않았어요.그러다가 혹시나 싶어 담아봤는데 딸이 그때의 제 나이가 되니 맛있나봐요. 참 신기한게 아들은 그냥 제가 맛있다고 하면 예의상 한입 먹어볼 뿐이지 그닥 안좋아하거든요.아들은 오로지 고기만 맛있다고 하는 고기가진리교 신자이죠.

딸이 중학생이 되고나서부터 잊었던 저의 옛식성이 떠올라요.지금은 눈물이 나서 못먹을 정도로 신 귤인데 딸은 너무 맛있다며 냠냠 먹는 거 보면 저도 그땐 신 게 왜 그리 맛있던지,푹 익은 귤이나 사과 먹는게 싫었던 것도 기억나구, 여름이면 아이스 음료에 담긴 얼음을 오도독 깨먹는 게 좋았는데 딸도 이번 여름내내 그러더군요.

아들만 있었다면 오이지를 무쳐먹는 것도,깻잎절임도,시래기를 된장과 멸치에 푹 지져내는 것도 다 못먹었을 거에요.열심히 준비해봤자 남편이나 아들은 손도 안대니 저 먹자고 하다가 보면 지쳐서 안하게 되거든요.여름내내 오이지 무치면 딸과 경쟁하듯 먹었어요.여태까진 삭힌 오이지 사다 먹었는데 내년엔 오이도 한번 삭혀봐야겠어요.

그나저나 알타리무김치 딱 한달 먹을 정도로만 담궜는데 한번 더 담아야될 것 같아요.나름 입맛 예민한 딸이 제가 한 음식들 맛있게 먹으면 왜 그리 기분좋은지 모르겠어요.

IP : 1.235.xxx.24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이
    '12.10.31 2:56 PM (112.214.xxx.133)

    님이 참 부럽네요.
    울 중딩딸은 요즘 친구문제로 스트레스가 심해서 밥을 잘 못먹어요.
    원래는 아침을 꼭 챙겨서 잘 먹는 아이인데
    소화가 안 된다고 제대로 먹지못하는 아일 보면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날 것같아요.
    그 나이때는 친구가 세상에 전부인지 맘고생하는 아이땜에 저도 입맛이 없어요.
    중딩엄마들 한번 댓글달기 했음 좋겠네요.
    예쁜 따님이랑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 2. 글이 참..수필같아요^^
    '12.10.31 2:58 PM (220.119.xxx.40)

    저는 30대딸 입장인데 엄마가 아직도 제가 밥 반공기 이상 먹으면 그렇게 좋아하세요
    어떤 효도보다 맛있게 먹어주는게 최고인거 같아요^^
    저도 학교다닐땐 이상하게 아침에 밥을 먹으면 배가 아파서..;;

  • 3. 알타리김치
    '12.10.31 3:01 PM (1.235.xxx.240)

    제 딸도 친구문제로 스트레스 받아해서 위염까지 걸렸었어요.그 쪼그만 게 위염이라는데 어찌나 속이 상했든지요.그 친구와 멀어지니 밥 먹을 사람이 없다고 점심 굶고 ,속상하다고 아침도 굶고 간 애가말이에요. 두달가까이 아침 점심 굶고 집에와서 과식하고 그랬어요.그러다보니 위염이 걸리더라구요.그런데 그것도 시간 지나니까 다시 친해지고 그러더군요.그동안 저도 제 딸도 참 맘고생 많았어요.딸 키우면 딸과 함께 학교다니는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보시면,다시 좋아질 거에요.~

  • 4. ..
    '12.10.31 3:39 PM (119.207.xxx.90)

    맛있게 익은 알타리김치 먹고 싶어요..
    사골국이랑 먹으면 으~~

    근데 얼음 깨먹지 마세요..
    울 남편 젊었을때부터 얼음 아그작아그작 깨먹더니 어금니에 실금이 다 가서 맨날 치과가요.ㅜ.ㅜ

  • 5. 먹고싶다
    '12.10.31 4:21 PM (14.52.xxx.114)

    와 완전 먹고싶어요. 우리딸 이랑 저도 진짜 좋아하는뎅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295 대학로연극 가격이 고무줄인가요? 1 ㅇㅇ 2012/11/10 3,354
175294 수능친 집,이제 떡 줘도 되나요? 6 수능집 어머.. 2012/11/10 1,620
175293 방문 피아노 교재 순서좀 알려주세요~ 웃자맘 2012/11/10 2,582
175292 '사상 유례 없는 공포 위기' 숨긴 MB정부 샬랄라 2012/11/10 1,250
175291 밀가루 먹으면 뾰루지나는 분~ 2 괴로워요. 2012/11/10 2,124
175290 이사글 보고 저도 생각나는.. 7 허이 2012/11/10 1,516
175289 맛없는 귤 맛있게 만드는법 3 .. 2012/11/10 3,214
175288 난생 첨 피자시킬건데 추천해주세요 14 급질 2012/11/10 2,466
175287 책임져야 사랑이다. --- 2012/11/10 873
175286 호박전 문의에요 8 초보 2012/11/10 1,451
175285 눈웃음 타고나나요? 1 ㅎㅎㅎㅎ 2012/11/10 2,331
175284 켁..오늘 82안된다고욧? 1 .. 2012/11/10 1,179
175283 특검, 청와대 강제수사 예정 1 샬랄라 2012/11/10 672
175282 안데르센 동화 전집.. 혹시 기억하시는분? 5 미리감사 2012/11/10 1,103
175281 공부를 일주일이상 하지 못해요ㅜㅠ 1 흐음 2012/11/10 925
175280 맏손자만 편애하는 시어머니 1 정말 2012/11/10 1,917
175279 너무 말라버린 곶감... 4 곶감 워쩌?.. 2012/11/10 1,970
175278 베체트병을 의심하래요 ㅠㅠ 7 포도막염 2012/11/10 8,870
175277 82 또 멈추기까지 1시간 반 남았네요. 16 아이고 2012/11/10 3,565
175276 이렇게도 결혼할 수 있는지... 24 배꽁지 2012/11/10 10,773
175275 후라이팬 바꾸려는데요 6 후라이팬 2012/11/10 1,427
175274 대신하는곳 2 김장 2012/11/10 497
175273 아이유 은혁 연애 증거영상.swf 6 gdgd 2012/11/10 10,712
175272 강아지의 이런 행동, 무슨 뜻인가요? 6 이모 2012/11/10 6,029
175271 과거 종부세가 얼마나 악날했냐면 공시지가 12억집 가지고 있는 .. 58 ... 2012/11/10 7,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