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경제는 활성화를 해야 하죠...

학수고대 조회수 : 1,269
작성일 : 2012-10-24 12:03:53
 ‘동네’ 빵집의 공적(公敵)처럼 돼 버린 파리바게뜨! 대기업이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 민심인 터에 매출액 2조 원을 넘보게 됐으니 그런 눈총을 받을 만도 하다. 하지만 이 기업의 역사는 동네 빵집의 성공 스토리다.

1948년 황해도 사람 허창성이 을지로 4가에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을 낸다. 그 후 삼립 크림빵, 삼립 호빵으로 대박을 내 제법 큰 식품회사로 성장한다. 하지만 대기업 삼립식품은 파리바게뜨의 주인공 허영인의 것은 아니었다. 기업의 본체는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첫째아들에게 상속된다. 파리바게뜨는 둘째아들 허영인이 성남의 작은 빵공장(샤니)을 물려받아 발전시킨 성취물이다. 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스토리 그대로인 셈이다. 모체 격이던 삼립식품도 형이 부도를 내 법정관리 중이던 것을 2002년에 허영인 회장이 되찾아온다.

사실 파리바게뜨의 성공에는 매우 극적이고 바람직한 요소가 많다. 샤니가 파리크라상이라는 베이커리 빵집을 시작할 때 이미 시장에는 고려당·뉴욕제과·신라명과 등 막강한 선발 주자들이 있었다.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가 이들을 모두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게다가 삼성 계열이던 신라명과, CJ 계열인 뚜레주르까지 제쳤다. 빵 ‘전문’기업이 ‘문어발’ 재벌을 제쳤으니 재벌 개혁론자들은 갈채를 보내야 마땅하다.

지금 여러가지 논란을 빚고 있긴 하지만 파리바게뜨의 프랜차이즈 방식에는 장점도 많다. 사실 빵집을 운영하는 일은 무척 고된 일이었다. 아침에 햇빵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새벽 4시부터 반죽을 시작해야 한다. 또 기술 없는 은퇴자가 빵집을 할라치면 기술자인 제빵사들에게 휘둘리기 십상이기도 했다. 파리바게뜨의 프랜차이즈는 그 어려움을 해소해줬다. 반죽(생지)과 새로운 품목 개발과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본사가 전담하고, 가맹점은 오븐에 구워내면 됐다. 그 방식이 편하고 신선한 빵을 원하는 소비자의 구미에도 맞았기 때문에 기존의 빵집 주인들 또는 새로 빵집을 내려는 사람들이 파리바게뜨로 개업하기를 선택했다.

동네 빵집 주인들에게는 파리바게뜨 말고도 수많은 다른 대안이 있었다. 그런데도 굳이 파리바게뜨와의 프랜차이즈 계약을 선택한 것은 그 쪽이 수익도 높고 편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상생이고 동반성장(同伴成長) 아닌가. 그래서 노무현 정부는 프랜차이즈 확대를 자영업자 문제 해결을 위한 최고의 정책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동네 빵집의 적으로 몰아세운다.

파리바게뜨가 동네 빵집을 죽인다는 비난은 틀렸다. 파리바게뜨 점포들이 바로 동네 빵집이다. 파리바게뜨 점포의 주인은 동네 아저씨들이며 일하는 사람들도 동네 청년들이다. 단지 기존의 다른 빵집들보다 깔끔하고 위생적이며, 표준화된 방식을 채택하고 있을 뿐이다. 현대화된 동네 빵집이 바로 파리바게뜨다.

노동자에게도 파리바게뜨는 괜찮은 직장이다. 제빵학원을 나와 동네 빵집에 취직하면 월 70만~80만 원이 고작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1000만 원도 안된다. 그마저도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임시직으로. 반면 SPC그룹(파리바게뜨 소속 기업 집단)의 초임 제빵기사 연봉은 2100만~2200만 원에 달한다(http://www.parisbaker.co.kr/recruit/recruit_01.php). 그런 직원 수가 이미 1만 명을 넘어섰다. 아마도 이 정도면 동네 빵집의 위축으로 없어진 일자리를 보충하고도 남을 듯하다.

그러나 파리바게뜨의 규모가 커지면서 가맹점에 대한 비용부담 전가, 거리제한 무시, 높은 수수료율 등에 대한 일각의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을 개선해야 더 좋은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

대기업으로 크는 중소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계층 간 이동도 활발해진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크는 데 성공한 기업에 박수를 보내는 일이다. 불행히도 한국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뒤처진 자만 불쌍하다고 하고, 시대를 개척하는 자는 손가락질하는 것이 민주화요 정의처럼 돼 버렸다.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이 분위기를 바꿀 때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IP : 211.196.xxx.18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789 얼굴이 붉혀지는 상황에서 심장이 벌렁벌렁해지는 분 계신가요? 4 부들부들 2012/10/25 1,441
    171788 남편이카스친구인유부녀와.... 6 .. 2012/10/25 4,455
    171787 10월 2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2/10/25 656
    171786 그런데 왜 미용실에서 머리하기 전에 32 이해가 2012/10/25 13,448
    171785 아이허브 주문직전인데요... 2 ... 2012/10/25 1,532
    171784 역시 돈이 돈을 버는가 봐요 5 ... 2012/10/25 3,592
    171783 요샌 부츠컷바지 안입나요? 32 패숑 2012/10/25 6,653
    171782 제사후 밥비벼먹는것 TV에 나오네요 17 2012/10/25 3,837
    171781 쿠첸 이모델 괜찮을까요? 1 ... 2012/10/25 1,179
    171780 아이 봐주는 비용 어느정도가 적당한가요? 3 ... 2012/10/25 2,068
    171779 집나온 딸아이 친구가 저희집으로 또 왔어요 10 .. 2012/10/25 10,696
    171778 부모님 설득백서-문재인라디오 chiaro.. 2012/10/25 1,445
    171777 인사 드립니다^_^ 2 순정순정 2012/10/25 1,043
    171776 난 위선적인 사람인가? 머리가 복잡합니다... 14 가식녀 2012/10/25 5,480
    171775 66-77은 기본티 어디서 사나요 ㅠㅠ 7 살찐내가죄인.. 2012/10/25 2,723
    171774 죄송요 알리가 아니라 에일리 라는 가수 아세요? 15 maman 2012/10/25 3,454
    171773 나이차이가 좀 나는 남자분을 만나게됐어요 4 2012/10/25 4,681
    171772 이 야밤에 애니팡 초대는 뭐예요? 12 뭐지? 2012/10/25 3,348
    171771 신용불량자도 해외여행갈수있나요,, 4 여행 2012/10/25 3,696
    171770 박근혜 시대가 두렵다 5 샬랄라 2012/10/25 1,340
    171769 짐승스타일남자 vs 선비스타일남자 22 ㅇㅇ 2012/10/25 10,437
    171768 반찬재료배달 4 뿌끄맘 2012/10/25 3,261
    171767 올해 자격증 두개땄어요 14 마흔하나 2012/10/25 5,495
    171766 소변볼때 통증이 느껴져요. 7 2012/10/25 2,137
    171765 뇌졸중 전조증상일까요? 4 후덜덜 2012/10/25 4,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