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 3 아이가 친구 생일이라고 저녁에 생일잔치 가서 짜장면을 얻어 먹고 오겠다고 하더라구요.
딱 한 달 남았거든요.
수능이요.
열심히 하는 듯 보이지만, 매일 어지럽고 졸립고 피곤하고....
성적이 안나옵니다.
공부하면 딱 그만큼 성적 나오던 저로서는 이해가 안갑니다.
등급은 상대적이니까 둘째치고 점수는 어느 정도 나와야죠.
그런데 과외 끝나고 짜장면 먹으러 택시 타고 가서 바로 오겠다는 것도 열받고 한심한데
또 문자가 옵니다.
한시간만 놀다 온답니다.
생일 맞은 애가 공부하는 애가 아닌가봐요.
공부요령도 배우고 성적 안나오는 원인 분석하라고 수천만원 들여서 아이가 원하는대로 고액 과외도 시켜주고,
해 달라는 거 다해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제가 옛날에 공부했을때 느꼈던 혹시 부족할까 싶은거 나름 다 해줬어요.
수천만원 사교육비로 쓰고 그리고, 수도권 성적입니다.
지 인생인데요, 뭐.
제가 해주는게 한계가 있네요.
저런 자세인 애한테 제가 혼자 안달복달하면 뭐한답니까.
변한 판사 아들 댓글 중에 80% 엄마들이 자식이 중고등 학생일때 패배감과 배신감 느낀다고 했는데
뼈저리게 공감합니다.
힘들게 벌어온 돈 헛되이 써서 남편한테 너무 미안하고요.
무엇보다도 저 자신이 너무 허무합니다.
왜 살았나 싶네요.
전 그 동안 왜 살았나요.
무엇을 위해서 살아왔나요.
예, 남편이 미워서 아이들 바라보고 살았어요.
그런데, 애들 인생은 애들 인생이고, 그렇다고 남편이 좋아 죽겠는것도 아니고,
저는 역시나 혼자네요.
결혼 전에 늘 느꼇던 허무감이 또 다시 엄습해 오더라구요.
다시 원점에 왔어요.
그래서 순간 열받아서 평소에 너무 배우고 싶던 발레 학원 등록해 버렸어요.
그렇게 자식 놓는 씁쓸한 연습을 하면서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할지 참 막막하네요.
앞으로 저도 가정 경제위해 돈 벌기 시작하려고 하고, 또 당연히 사랑하는 가족들한테 계속 잘 해주고 싶지만,
그래도 .............
어제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마음이 참 헛헛합니다.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