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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은 음식에만 있는게 아닌듯

가을다람쥐 조회수 : 1,887
작성일 : 2012-10-04 19:48:59

매번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면서 통조림을 따는 모습을 불현듯 우리 형제자매들에게서 발견하던 어느날,

 점점 조용해져만 가는 제 핸드폰이 생각나더라구요.

 

핸드폰속에 수없이 저장되어있는 전화번호들.

그러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주고받는 안부가 눈녹듯 조금씩 형체도없이 스러져가고, 나중엔 전화받는 상대방의 반응이 시큰둥해질때, 서로 할이야기가 없어질때, 내 답답함을 토로해도 공감해주지 않는 멘트로 답해줄때, 한동안 끊어진 전화기를 들고서도 오랫동안 그대로 앉아있을때는 이미 그 친구와의 정도 유통기한이 다된것을 알수 있는것 같아요.

 

한동안 친하게 지내던 아이엄마하고 잘 지냈었는데, 거리가 멀어서 잘 만나지도 못하고, 어쩌다가 만나도, 지갑을 두고 오는 일이 허다해서 늘 식사값을 우리가 내거나 다른 사람들하고 모아서 내곤했는데, 그것마저도 우리가 자진해서 낸일이니 괜찮은거라고 넘어갔었는데도 어느날, 그 언니에게 전화하지도 않고 그 언니도 제게 전화하지 않게 되었네요.

 

사랑하는 우리가족들중 누군가가 먼저 한줌 먼지가 되어 떠나가는일이 예정되어있듯이 세상의 모든일들은 전부가 다 그렇게 유통기한이 있는가봅니다.

 

그래서 이번 우리 딸아이가 3년동안 다녔던 점핑클레이 선생님과도 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실때에도 전 손수만든 유자차와 딸기잼을 드리고 돌아오던 그 마지막날, 눈물을 흘리면서도 절대 전화드리지 않았네요.

 

이제 과한 애정과 관심은 조금씩 줄여나가기.

조금씩 쿨해지는 연습해보기

이게 40이란 나이를 두해 남겨놓은 서른후반의 아줌마가, 된장독처럼 고인 인생의 한줌을 살짝 한수저 꺼내놓습니다.

IP : 110.35.xxx.23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당연하죠
    '12.10.4 7:53 PM (110.70.xxx.164)

    인간관계는 마무리가 중요한것같아요
    그리고 끝난것같은 인연은 아주 쿨하게 넘기는것이 제일좋은것같아요

    저도 요즘 인간에대해서 많은 생각하네요

  • 2. 너무
    '12.10.4 8:03 PM (121.132.xxx.139)

    너무 좋고 잔잔한 글이라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
    따뜻하고 정이 많으신 분인가 봅니다.
    분명 진심을 알아주는 지인들은 끝까지 곁에 남으실거예요.

  • 3. ㅁㅈㅇ
    '12.10.4 8:05 PM (180.182.xxx.127)

    스마트폰 갈아타면서 누가 내 전화번호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지 대충 파악이 되더라구요
    저는 깔끔하게 정리하는 편이고.
    이사람이 아직도 내 번호를 가지고 있구나..이사람은 내 번호를 버렸구나 뭐 이런.
    암튼 그러네요.
    살면서 정을 너무 많이 붙이면 정을 더 많이 준 쪽이 더 가슴아리고 그렇죠.
    그런 경험을 수없이 숱하게 많이 한사람들이 나중에는 좀 더 냉정하게 자신을 관리하려 들기도 해요
    덜 상처받기 위해서?

  • 4. 쓸개코
    '12.10.4 8:24 PM (122.36.xxx.111)

    원글님 글 보면서 전화번호부 목록에서 30개쯤 지웠네요.

  • 5. 원글
    '12.10.4 8:44 PM (110.35.xxx.234)

    가끔 연락두절된 전화번호도 정리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방청소도 필요하듯이 전화번호도 그렇게 정리해야 세상을 살아가는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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