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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언니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6세..

동생 조회수 : 3,310
작성일 : 2012-09-29 02:10:14

동생이 .. 언니와 그래도 곧잘 놀더니.. 이제는.. 올것이 왔습니다.

첫째는 아기때 아픈이후로 발달지연이 있는 아이입니다. 전반적으로 늦기 때문에 나이보다 어린 행동이 많고 이해심과 양보는 가끔. 고집은 매번 피우는 힘든 언니입니다.

언니입장에서 동생에게 양보란 거의 없고, 대단히 까칠하고 고집도 대단한 편입니다(집에서만. 밖에선 조신). 가뭄에 콩나듯.. 챙기는 모습이 있긴 합니다.

요근래 그전처럼 자주 놀지 않습니다. 보드판(파티션처럼 접는)을 펼쳐서 자기공간을 만들어놓고. 1인용 자그마한 소파를 가져다 놓고는 그 안에 둘째본인의 중요한 물건들을 선반에 올려놓고는 혼자놀기를 한 지 2주쯤 된듯한데.. 그때부터인것 같아요. 동생이 언니에게 다가가기를 애쓰지 않는것이요. 동생은 호기심도 많고 발랄해서 항상 재미있게 놀자고 언니에게 조르고 또 잘 놀던 아이였어요. 언니의 힘든 기질 다 맞춰주며, 애교부리며 지내다가. 때로는 상호작용이 잘안되거나 동생에 대한 배려를 못받을 때 그렇게 서럽게 울곤 했고 그러고는 또 잘 놀던 아이였어요.

바빠서 유심히 못보다가 요근래 살펴보니.. 첫째는 혼자 그림그리다가 동생의 아지트(?) 를 찾습니다. 별거없고 그냥 한번 보고.. 동생이 반응이 없으니(동생은 항상 언니에게 놀이를 제안하곤 했고, 고집센 언니를 곧잘 맞춰주기도 하길래 성격좋다라고만 생각했어요) 더는 아무말도 않고 그대로 갑니다. 서로 따로놀기가 되었어요..

둘째는 그 전에도 놀이터에 언니랑 함께 가서 놀면서도. 눈으로는 놀만한 친구를 검색합니다. 그래서 맘맞는 친구가 있으면 둘이 뛰어다니며(큰애가 자연스레 어울리질 못하니 따가 되는 상황-?) 재미있게 놀고. 그 와중에 갑자기 동생을 빼앗긴(?) 언니는 어중간하게 함께 어울리려 애쓰지만 재미없어하는 눈치이고 한참 신난 동생을 소심하게 방해합니다. 동생은 놀기 바빠 신경도 안쓰죠..

이젠 이 아이가 다른 생각을 하나봅니다.

유치원에서 가면(6세인데 티오가 안나서 이제 다니기 시작) 친구들도 많고. 또 미술학원에 가서도 단짝친구가 있고..

이제는 집안보다는 바깥생활에 더 흥미가 진진한 모양인게 보입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왜 이리 복잡할까요..

큰아이는 안밖에서 제가 케어해야 하고, 그때마다 늘 함께했던 둘째인데.. 이제 엄마랑 언니는 자기생활에서 비중을 뺀것같아 이 상황이 속상해요.

언니가 정말 언니답고, 그래서 동생을 챙기고 했으면 이런 상황은 없을텐데..

그리고 동생은 언니가 우리집의 관심대상1호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큰아이에 맞추니까요.

이제는 동생도 살펴줘야 하겠어요.

이 아이가 친구를 찾는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집에서 자신의 아지트를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고 그곳에 자주 가있는 이 아이에게 해줄 말은 어떤걸까요?

우리가족끼리도 재미있을때가있었는데. 이제 이 아이가 너무 훌쩍 커버린것 처럼 행동해요,

별의별 생각,말도 다 하구요. 때로는 입 꾹 다물고 있고,, 오늘은 잠간 예민한 사춘기 딸 대하는 느낌이 살짝들었어요.

첫째만 걱정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둘째는 또 그대로 염려가 되네요. 밖으로 도는 아이가 되진않을까, 우리 가족이 이대로 따로놀진 않을까..

물론 똘똘한 둘째가 잘 놀고 잘 어울리고 하는건 당연하고 대견한 일이에요.

그런데 또 언니에겐 동생이니까.. 잘 어울렸음 하는게 제 마음이에요. 너무 속상하지만.. 언니랑 함께 있는 동안엔, 집 안에서만은 안타까운 첫째가 마음 편히 지내게 하고 싶어요.

의견 많이 주셔요..

IP : 1.228.xxx.10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 시작인 거죠..
    '12.9.29 2:16 AM (122.36.xxx.144)

    숀펜 나오는 영화 아이 엠 샘

    님 같은 고민과 문제의식이죠. 헐리웃 영화였지만

    세상이, 지금 이 한국이 어디 그렇게

    아름답게 될 게 아니니까요..게다가 여자애들이군요.

    예정된 운명이었으니까요.. 힘 내시라는 위로 드리며

    기도하겠습니다..가족은 다함께 같이 가는 거죠.

    그대로 당당하게 끌어안고 사랑하며 사시기를..

  • 2. ..
    '12.9.29 2:48 AM (112.148.xxx.220)

    둘째도 생존을 위해 나름대로 저런 선택을 한것 같네요.
    그동안 알게모르게 많이 차별받고 자랐을 것 같은데
    집안에서라도 언니를 위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건 어른의 욕심입니다.

    둘째가 첫째를 책임져줬으면 좋겠다던가
    언니가 언니 노릇 하면 좋겠다는 과한 바람은 버리세요.
    그것도 부모의 욕심입니다.

    제가 제안드리고 싶은 건
    첫째와 둘째 따로따로 데리고 외출을 나가거나 놀러나가시고 따로따로 각자 1:1로 대화도 많이 하세요.
    그러면 각자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들이 어느정도 채워지고
    아이 입장에선 나름대로 우리엄마가 나를 더 신경쓰고 있구나라는 안도감도 느끼게 하죠.

    힘내세요.

  • 3. 원글.
    '12.9.29 3:14 AM (1.228.xxx.108)

    네. 사랑하며 살게요.
    둘째에 대해 생각많이 하게 돼요.
    언니때문에 순간순간 힘들때 눈치껏 행동하느라 여태껏 언니원하는 대로만 해줬네요. 원하는거 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꾹 참고.. 여태껏 따라다닌거에요. 언니위주로 둘째를 끌고갔어요.
    둘째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요즘 너무 미안한 마음인데.. 언니랑 집에서 잘지냈으면 좋겠단 바램이에요. 위해주는게 아니구요. 제가언니한텐 언니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각자요? 한번 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4. ..
    '12.9.29 7:46 AM (59.15.xxx.184)

    님도 어렴풋이 아시고 윗님들이 좋은 말씀 해주시니 잘 되겠지요
    언니가 다 언니 노릇 하는 건 아니더라구요
    저희집도 비슷한 경우예요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제가 힘든 걸 작은 아이한테 나누길 바랬나봐요
    어찌나 미안하던지 ...
    작은 아이도 아직 아가인데 ...
    더 큰 아이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고 작은 아이가 큰 아이나이만했을 땐 내가 큰 아이를 어찌 보살폈는지...
    어째서 작은 아이한텐 어른인 엄마도 버거운 걸 나눠지길 바랬을까 내가 엄마 맞나 심한 자책도 들었어요

    윗님 말씀대로 많이 안아주시구요
    큰 아이는 큰 아이대로 자기 인생 꾸려나갈 힘이 있고 작은 아이는 작은 아이대로 인생 꾸려나갈 힘이 있다는 걸 항상 믿어주세요

    엄마라는 작은 그릇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요 .. 힘내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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