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랫동안 기억나는 엄마의 자장가

자장가 조회수 : 1,958
작성일 : 2012-09-19 13:55:14

티비에 고인이된 연예인의  아이들이 나왔다.

엄마가 자장가로 늘  이노래를 불러주셨어요.. 하면서  섬집아기를 불렀다.

 

 

 

같이 보던 열두살 먹은 딸래미 눈이 땡구래 지면서 날 쳐다보더니

"울엄만 랜덤인데..."라고 한다...

(랜덤: 여러가지중에 한가지를 공급자가 마음대로 주는것) 

"고뤠????

그럼 넌 엄마가 랜덤으로 불러줘서 엄마의 대표 자장가 이런건 없겠네?" 했더니 황급히 당황하며

" 아니아니 엄마도 섬집아기 불러줬었어" 라고 한다.

 

 

 

자장가 한곡 부르고 아기가 잠드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밤에 잠 안자기 챔피언인 딸아이는....

내가 새벽 3시 까지 등에 업고 온동네를 돌아다닌 경험을 가지게 해준

천하무적 잠 안자는 아기였다.

 

 

온갖 자장가, 온갖 발라드 동요 수십곡을 부르고 부르고 불러도 안자서

나중엔 내가 절망의 심정으로 묵주기도를 하기에 이르렀었다. ㅡ.ㅡ

근데 신기하게도 얘는 내가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 하면 스르르 자려고 폼을 잡았었다.

그렇다고 첨부터 하늘에 계신... 한다고 약빨 받는건 아니었다

내가 재우면서 지치고 지쳐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일때 약빨이 먹혔었다.

 

 

 

 

며칠후..

올해 열다섯살인 아들에게 물어봤다.

"네 동생은 엄마 자장가가 랜덤이었대....

 넌 어릴때 엄마가 불러준 자장가 기억나니?"

" 응. 엄마는 '잘자라 우리아가' 이노래 불러줬었어" 라고 말했다

 

 

 

큰애와 둘째는 3년 터울이라서 둘째 태어나면서 부터

큰애는 할머니 차지였다.

 

 

내가 자장가 불러준건 3살 미만때였는데 그걸 망설임 없이 기억하고 말하다니 놀랐었다.

 

 

옆에서 듣던 남편도

"응. 당신 잘자라 우리아가 그노래 많이  불렀었다."라고 증언해줬다.

"으음... 그땐 내가 힘이 넘쳤나보다.. 그 높은 노래를 자장가로 맨날 불러주다니.... ㅡ.ㅡ"

모짜르트의 자장가 잘자라 우리아가는 뒷부분 '달님은 영창으로~~~~" 할때

악보대로 부르면 핏대세우고 완전 고음이다.

 

 

처음 큰애 재운다고 그 자장가를 교과서 대로 불렀을때

애를 재우는게 아니라 자는애 깨우겠다고 남편이 면박을 줬었다.

 

 

그래서 그랬나......큰애가 말을 할줄 알고 좀 자라서는

내가 재운다고 자장가를 부르려고 하면 내 입을 막고 그냥 조용히 자자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ㅡ.ㅡ

 

 

그래서 난 '달님은 영창으로~' 부분은 갑자기 노래 음정을 낮춰서

고음불가가 노래부르는 수준으로 낮춰서 불렀었다.

그런데 그것도 남편이 깨알같이 기억하고 있었다.

자기도 매일밤 나의 고음불가 동요에 시달렸었나 보다. ㅋ

 

 

그시절 남편은 '엄마가 섬그늘에~"로 시작하는 섬집아기를 불분명한 가사로 늘 불러줬었었다.

남편은 이노래를 슬프다면서 참 좋아했었는데 정확한 가사는 둘다 잘 몰랐었다.

자장가 부르다 말고 서로 이게 맞니 저게 맞니 하면서 티격태격 했었다.

 

 

첫애때는 아는동요가 별로 없어서 아마 잘자라 우리아가만 줄기차게 불러줬었나보다.

첫애를 기르면서 집에는 동요비디오, 테이프들이 뒹굴기 시작했고

그렇게 늘어난 나의 애창동요목록 덕분에

둘째는 랜덤자장가의 특혜를 입었었나보다.

 

 

느릿한 노래는 다 자장가로 변신...

잘자라 우리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위에 자고~~~

낮에놀다~~ 두고온~~ 나뭇잎~~ 배는..

푸른하늘~~ 은~~ 하수~~ 하얀 쪽배에...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넓고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한채~~~

나중에 손자손녀 재울때 쓰려고 생각난 김에 곡목을 적어봤는데 이것 밖에 안떠오른다.

 

 

아.. 애들은 아기때 불러준 자장가를 정말 오랫동안 기억하는구나...

불현듯...난  울 할매가 불러준

앞집개야 짖지마라.. 꼬꼬닭아 울지마라.. 그 자장가가 기억난다.....

 

 

꼬랑쥐:

난 개인적으로 섬집아기 노래를 싫어했었다.

부르다 보면 클레멘타인 노래보다 더 슬퍼서 싫었었다.

엄마가 애혼자 집에 두고 바닷가에 일하러 가고

애는 혼자 집에 있고..어휴...

 

 

 

내가 애를 집에 두고 일다니는 엄마여서 그런지

그건 자장가가 아니라 엄마의  애달픈 울음 같아서 너무 아파서 싫었었다. ㅡ.ㅡ

IP : 182.210.xxx.4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9.19 2:04 PM (119.71.xxx.149)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모짜르트의 자장가를 말하게되며 거절한 큰 아이 너무 귀엽네요ㅋ

  • 2. 나는나
    '12.9.19 2:09 PM (39.118.xxx.40)

    우리애도 섬집아기 싫어했는데..한 번은 노래하니까 꺼이꺼이 울더라구요. 옛날생각 나네요.

  • 3. ...
    '12.9.19 2:11 PM (175.115.xxx.226)

    저도 자장가 수필한편 잘읽고 갑니다
    울아들놈도 요새 자장가 불러주면 귓속말로 그냥 자자고...ㅡ.ㅡ;;;

  • 4. ㅁㅁ
    '12.9.19 2:19 PM (58.226.xxx.146)

    제 딸 자장가 노래도 '잘자라 우리아가~'예요.
    엄마가 제게 불러줬었는데 저도 제 아이에게 불러줬어요.
    지금은 잘 때 아이가 제게 불러줘요. 우리 아가 대신 우리 엄마로 바꾸고요.
    섬집 아기는 한번도 안불러봤어요. 노래 분위기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 맘에 안들어와서요.
    아직 미취학아동인데, 다 커서도 기억할까.. 원글님 글 보니 궁금해지네요 ^^

  • 5. 자장가
    '12.9.19 5:32 PM (182.210.xxx.44)

    같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923 간병 어찌해야 하나요? 7 ㅠㅠ 2012/09/24 2,512
158922 문구점에서 팔까요? 아시는 분~~ 2 검정실 2012/09/24 1,584
158921 최갑복은 배식구가 더 작은 유치장 2호실에 입감됐다 ㅍㅎㅎㅎㅎ 2012/09/24 1,936
158920 [급해요]웹페이지 저장하는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대기중] 1 저장 2012/09/24 1,202
158919 딸아이를 위해 이사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7 파란마음 2012/09/24 2,770
158918 요즘 무우 맛있나요? 1 비빔밥 2012/09/24 1,522
158917 시험관으로 아기가졌다가 유산됐는데 시어머님이... 21 whdhsw.. 2012/09/24 6,709
158916 어떡해요..한시간 잤어요 ㅠㅠㅠ 2 ㅜㅜ 2012/09/24 2,581
158915 얼굴 넙대대한 68년생 주부가 다섯손가락 채시라씨 머리하면 이상.. 13 68년생 채.. 2012/09/24 4,649
158914 남편한테 상처주고 싶은데 1 ... 2012/09/24 1,577
158913 프랑스에서 문구파는 곳 알려주세요. 3 하나 2012/09/24 1,482
158912 공기청정기 추천 좀 부탁드려요 메이플우드 2012/09/24 1,608
158911 박근혜 지지층의 16.5%를 흡수했다. 16 안철수 2012/09/24 2,906
158910 9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2/09/24 1,135
158909 문재인 후보 최대약점은 친노입니다 17 친노 2012/09/24 1,270
158908 어린이 스마트폰 중독 예방 어플이요 2 어린이 2012/09/24 1,327
158907 올해 독감주사 맞치실 건가요? 3 독감 2012/09/24 1,672
158906 핸드폰,인터넷,티비,집전화를 하나로 묶는 방법이 있나요? 4 요금통합 2012/09/24 1,439
158905 박근혜 오전9시 기자회견..과거사 사과 표명 7 세우실 2012/09/24 1,814
158904 결혼한 분들 보면 부러워요 10 .. 2012/09/24 2,847
158903 명절이 별거인가요. 뭐 맛있는거 먹고 헤어지면 되죠. 6 맘편한맏며느.. 2012/09/24 2,432
158902 저도 시댁가면 배곯았어요.ㅠㅠ 7 며느리 2012/09/24 2,440
158901 님들 어린이집선생님 추석선물 뭐하시나요? 7 어린이집 2012/09/24 2,779
158900 박근혜는…; 새누리 대변인 발언 일파만파 19 .. 2012/09/24 3,457
158899 노래에 누난 예뻣다?인가 ,,,, 이노래 가수이름하고 노래제목좀.. 7 아가씨 2012/09/24 1,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