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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 이야기

gevalia 조회수 : 1,152
작성일 : 2012-09-18 13:06:46

오늘 낮에 점심먹고 집을 나서다, 새끼들 아빠 까만냥이가 밥 달라고 울고있어서 얼른 케이지에 넣었습니다. 조금 겁이나긴 했는데, 요즘 제가 어딜 만져도 괜찮기에 용기를 냈어요. 그리고 길냥이가 이녀석이 세번째라 저도 조금 익숙해 진 듯합니다. 안 들어가려고 버티는 걸 밀어 넣었죠. 보미가 처음에 그랬듯 병원가는 내 내 케이지에서 울어요. 그런데 보미보다는 덜 불안해 하더군요. 지난 3월부터 제 얼굴을 봐서 일까요.

임신한 보미는 병원에 처음 갔을때 너무 야생고양이 처럼 이리저리 날뛰어서, 의사가 문 다 닫고 간호사와 매미채 같은 걸로 간신히 잡았거든요. 이 녀석도 그럴지 몰라 문을 다 닫고, 케이지를 살며시 열었는데 다행이 얌전해요. 손톱도 안 세우고. 근데 좀 불안해 하기에 제가 안아주면서 일단 귀 검사를 받았는데, 귀 양쪽에 상처가 있었던건 ear mites, 귀진드기 때문이었나봐요. 의사왈 귀진드기가 귓속에 어마어마 하답니다. 귀가 가려워서 귀 밑을 피가 날 정도로 긁었나봐요. 그래서 제거해보려고 귀에 액체 약을 넣는데 머리를 흔드니까 검은색 커피가루 같은게 사방으로 튀고, 이게 한번해서 제거 될 양도 아닌가봐요. 그리고 치료과정이 고양이가 좀 고통스러울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수면마취를 시키고 해주기로 하고 일단 병원에 하루 맡기고 왔어요. 이런저런 병이 있는지도 알아봐야해서요. 귀진드기는 원래 흰색 아주작은 벌레더라구요. 그런데 귓속이 까맣게 보이는건, 이 진드기들 배설물때문이라네요.

아래는 개 귀에 있는 진드기 치료하는 영상인데요. 진드기 찾아보다 우연히 본건데..지켜만 봐도 제 귀까지 시원해지네요. 근데 저 개도 참 무던하네요. 저렇게 해도 가만히 있는거 보면요.  

http://www.youtube.com/watch?v=a_zVySlodLA&feature=related

보미새끼들은 오늘 밤 어미가 없어도 뭐 상관도 안하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놀고있어요. 작은 날벌레 하나가 들어왔는데, 다섯마리가 벌레 쳐다보느라 정신없습니다. 어젯밤엔 방에서 뭐 깨지는 소리가 나서 들어가보니, 화병을 높은데 올려놨는데, 거길 어떻게 또 올라가서 깨 놨네요. 물이랑 깨진 유리랑 온통 바닦이 난리인데 또 거기서 깨진 유리로 장난들을 치려고 자꾸 들어가고..  저럴땐 저도 좀 인내심에 한계가 오려고 하다가 또, 이넘들이 알고 저러는게 아니니 크게 야단도 못치겠어요.

일단 오늘 밤이나 내일, 보내려고 하는 곳에 이멜을 보내고, 받아준다면 이번주 토요일 쯤 데려다 주려고 해요. 제가 평생 데리고 있지 못하니, 되도록 어릴때 보내야 이녀석들도 적응을 쉽게 할테고 입양도 잘 될테니까요.

날벌레 쳐다보다가 지쳤는지 다들 자네요.

 

IP : 99.184.xxx.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_+
    '12.9.18 1:11 PM (175.211.xxx.140)

    그 가족들이 원글님과 무슨 인연일까요?
    가슴이 뭉클하네요.

  • 2. ..
    '12.9.18 1:18 PM (118.33.xxx.104)

    정말 존경스러워요. 원래 동물병원 비용이 사람보다 비싸긴 하지만 그곳은 더 비싼걸로 알고 있는데.. 비용도 비용이고 시간과 정성을 들이시는 모습에 항상 감동받습니다.
    댓글을 달때도 있고 못달때도 있지만 항상 남겨주시는 소식 잘 보고 있구요. 응원합니다.

    +제가 꼬옥 안아드리고 싶어요.

  • 3. 존경합니다.
    '12.9.18 1:27 PM (59.0.xxx.246)

    정말 길냥이 챙기는 분들은 너무나 선량한 마음을 지닌 분들같애요.
    더구나 병든 길냥이 병원치료까지 해주는 분들은 존경할만한 분들이이에요.
    우리가 사는 지구에 인간들만 살으라는법 없습니다.
    모든 생명의 등가는 똑같은 법입니다.
    제발 사람들이 동물들.특히 길냥이처럼 먹이가 없는 동물들한테 좀 더 따스한 맘으로
    봐줬음 좋겠어요.
    원글님! 복받을실거에요~

  • 4. 길냥이들
    '12.9.18 1:29 PM (59.0.xxx.246)

    길냥이들 넘 불쌍하고 볼때마다 마음 쓰라려요
    길냥이 먹이준지 5년차이지만 빈그릇 볼때마다 마음이 쏴아~해요.
    날씨가 추우면 추운대로 비오면 비올때도...
    우리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 5. 동물 사랑
    '12.9.18 1:37 PM (59.0.xxx.246)

    오늘도 화단가를 배회하는 길냥이.
    먹은게 없는지 뱃살이 홀쪽하고 눈동자는 쾡하다.
    넘 가엾다.
    사람들이 모두 좀 나눠 먹었음 좋겟다.

  • 6. 냥이
    '12.9.18 2:03 PM (121.166.xxx.243)

    저희 동네는 아파트단지인데
    길냥이들이 좀 많아요. 가족들도 있고, 얼마전에 새끼들도 낳았구..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인데 얘네들이 배가 고프니 저층 문앞에서 울기도 하고 그런가봐요.
    주민들이 불평불평들을 해놔서... 경비아저씨가 얼마전에 낳은 새끼들을 어디가 버리셨는지
    요즘은 보이지가 않아요.
    밥도 주면 버리시고 ㅠㅠ
    밥주다가 들켜서, 밥 자꾸 주니까 고양이가 여기 얼쩡거린다고 엄청 쿠사리 먹었네요.(경비아저씨 무서워)

    그래두 몰래몰래 밥 가져다 주는데...
    너무 불쌍해요.
    어제처럼 비 많이 오는 날은 정말 ... 에휴~

  • 7. 윗분
    '12.9.18 3:18 PM (1.241.xxx.27)

    경비아저씨들에게 말하세요. 내가 주는밥으로 그 많은 냥이들이 다 호위호식 하지 않는다고..
    길냥이들 없으면 아파트에 쥐떼 창궐해요..
    저희도 아파트에 고양이 보이면서 팔뚝만한 쥐가 덜 보이다가 이젠 아예 안보여요.
    아저씨 말로는 사료주면 쥐 안잡아먹는다고 그러는데 그럴리가 있나요. 고양이가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그 고양이들 제가 밥주면서 보니 길면 2년짧으면 1년내에 동네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키우는 고양이들 다섯살 짜리도 있고 한살짜리도 있는데 저렇게 귀여운 것들이 짧게 살다 갈거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요.
    고양이 입양하실분들은 제발 동물병원에서 품종묘만 선호하지 마시고 길에서 로드캐스팅도 하시고 보호소도 가심 좋겠어요. ㅠㅠ
    정말 귀여운건 똥냥들이에요.
    저도 품종묘도 키워봤지만 발랄하기는 우리 똥괭들입니다.
    전 원글님 보면 90도로 인사할거 같아요.
    너무 감사하다고..

  • 8. gevalia
    '12.9.18 3:42 PM (99.184.xxx.4)

    우리 나비 아니었으면, 저도 길냥이에 관심을 크게 갖지 않았을거예요. 이 녀석 키우면서 길거리에서 사람 눈치보며 살아가는 길냥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살아오면서 알고 또는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을 갚은거라고도 생각하고, 또 종교는 없지만 우리가 무슨 인연이 있었나보다..그런 생각도 스치기도 하지만 이건 뭐 한가할때 해보는 생각이고. 그냥 약한 동물에 대한 안스러운 마음인거죠.

    기독교인이 대다수인 미국, 그중에서도 특히 더 기독교 강세인 지역에 살고있는데요..참 많이 실망하게되더군요. 미국 사람들에게 직접대고 말 해요..주말마다 꼬박꼬박 교회는 찾아가면서, 주변에 길냥이 한두마리 신경은 안 쓴다구요. 신경쓰는건 고사하고, 정원에 찾아오는 고양이도 신고해서 잡아가게 하니까요.

    전 그냥 어디에서 살던, 일년에 제 주변에 보이는 길냥이 두마리씩만 중성화 시켜주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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